도서 소개
김옥애 작가의 저학년 장편동화.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오해와 편견을 아이의 시선에서 포착해 보여준다. 누구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에게 화를 낼 수도 있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일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린이 독자들이 주인공 김시내의 입장이 되었다가 도둑으로 몰린 아줌마의 입장이 되었다가, 나아가 마니토 친구 동하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되짚어보면서 인간관계의 상대성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다. 저마다의 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넉넉한 마음이 왜 필요한지 알게 해 준다.
출판사 리뷰
“리본 핀을 몽땅 도둑 맞았어요!”
어쩌다 시내는 그토록 화가 났을까?
벼룩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저학년동화 시리즈 '올챙이문고'의 25번째 작품인 『벼룩시장에서 생긴 일』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중견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옥애 동화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저학년 장편동화다. 작가는 그동안 송순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봉놋방 손님의 선물』『추성관에서』등 선이 굵은 역사동화로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에는 저학년 동화답게 일상의 일면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내면서도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오해와 편견을 아이의 시선에서 포착해 보여주고 있다.
친구들은 물론이고 가족 간에도 종종 잘못된 오해를 해서 곤란한 일을 겪기도 한다. 서로 생각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고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잘못 이해하거나 불가피한 일이 생겨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서로를 오해해서 의심하고 다투게 되는 것이다.
한 번 오해가 생기면 쉽사리 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오해가 선입견이나 편견을 갖게 해서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영영 결별하는 사람들도 있다. 때로는 잘못된 오해로 인해 큰 실수를 해서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해가 생겼을 때는 무턱대고 의심하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해명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 만약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상대방이 잘못한 게 분명하다면 그건 오해가 아니라 사과를 받아야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이나 사정을 이해하게 된다면 오해는 씻은 듯이 사라져 버린다.
『벼룩시장에서 생긴 일』에서 주인공 김시내는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시내네 학교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에서 시작한다. 화재로 인해 학교가 곤경에 처하게 되자, 이를 돕기 위해 벼룩시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시내는 고모와 함께 예쁜 리본 핀을 만들어 벼룩시장에 참가하게 된다. ‘리본 핀 가게’를 열고 리본 핀을 팔아 모은 돈으로 모금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어떤 아줌마 때문에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리본 핀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시내와 고모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시내는 그 아줌마 때문에 몹시 화가 났다. 창피해서 비밀로 하려 했지만, 어쩌다 보니 수업시간에 아줌마 얘길 털어놓고 말았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시내를 위로하며 아줌마를 성토해 댔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 아줌마니까. 돈도 내지 않고 리본 핀만 가지고 사라져 버렸으니까.
하지만 아줌마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거라면 어떻게 될까? 과연 아줌마를 도둑으로 몰아붙일 수 있을까? 시내의 행동은 정당한 걸까? 아주 작고 사소한 사건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누구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에게 화를 낼 수도 있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일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마냥 화만 낼 수도 없는 노릇일 것이다. 오히려 화부터 낸 것이 큰 실수로 돌아오기도 한다. 만약 우리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어린이 독자들이 김시내의 입장이 되었다가 아줌마의 입장이 되었다가, 나아가 마니토 친구 동하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되짚어보면서 인간관계의 상대성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다. 어린이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저마다의 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넉넉한 품성을 가꾸어가길 바란다.

손놀림이 빠른 고모가 리본 핀을 척척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고모, 예쁘다. 리본 핀들이 살아 있는 나비 같아요.”
“그러니?”
리본 핀들이 날개를 털며 금방 꽃밭으로 들판으로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시내는 그 중에서 하나를 냉큼 집어 들었습니다.
“고모, 이거 얼마씩 받아야 될까요?”
“글쎄, 네가 가격을 정해 보렴.”
“고모, 난 비싸게 받고 싶어.”
“너무 비싸면 안 팔릴 수도 있어.”
시내는 크고 작은 삼십여 개의 리본 핀들을 바라봤어요. 그러고는 혼자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보면 예쁘다고 꽤나 좋아할 거 같은데.’ (39~40쪽)
시내는 웃으면서 아줌마를 바라봤습니다. 콧등에 별표 흉터가 있는 아줌마였어요. 아줌마는 리본 핀들을 살펴보며 가격표까지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집에서 손수 만들었구나.”
“그럼요.”
“엄마 솜씨가 보통 아니네.”
“엄마가 아니고 우리 고모가 만들었어요.”
“아, 고모가? 음, 이게 모두해서 얼마나 될까?”
“왜요?”
시내는 깜짝 놀랐어요. 리본 핀을 모두 사 가려고 그러는 건가. 아줌마는 리본 핀의 개수를 세었습니다. 천 원짜리, 이천 원짜리, 가격표별로 나누어 계산을 하는 모양이었어요.
“시내야, 우리도 그만 가자.”
고모가 마지막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요. 나도 피곤해요.”
고모는 <리본 핀 가게>를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천막 바닥에 깔았던 돗자리부터 걷어 냈습니다.
“넌 물통이랑 다른 물건들 챙기렴.”
“알았어요.”
“오늘 완전히 헛고생만 했구나. 창피해서 집엘 어떻게 간다니!”
그건 시내도 마찬가지였어요. 엄마 아빠한테 뭐라고 핑계를 댈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시내와 고모는 강당 건물 앞 모금함을 지나 교문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모금함에 한푼도 못 넣게 되다니. 배가 고픈 모금함이 시내와 고모를 원망하는 것만 같았어요.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옥애
전남 강진읍에서 태어나 1975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과 197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었습니다. 작품으로 『들고양이 노이』 『별이 된 도깨비 누나』 『그래도 넌 보물이야』 『봉놋방 손님의 선물』 『추성관에서』 『흰 민들레 소식』 『일 년에 한 번은』 등이 있으며, 제7회 여성주간 노랫말 공모 최우수작 당선, 한국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송순문학상 대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강진군 대구면 중저 바닷가에 있는 오두막 문학관과 광주를 오고 가면서 작품을 쓰고 있습니다.
목차
놀라운 소식
비밀 친구, 마니토
특별한 안내문
리본 핀 가게 준비
Let’s go 장미 벼룩시장
도둑 맞은 리본 핀
미운 아줌마
뒤늦은 편지
부끄러운 오해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