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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불황기의 구직과 닮았다
여문책 | 부모님 |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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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92년생으로 삼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 뒤 대학원 공부를 하느라 7년 동안 대학에서 머물다 뒤늦게 군복무를 마친 저자 나호선이 90년대 말의 어린 시절부터 2022년 초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겪은 개인사가 당시의 사회상과 어우러져 더없이 생생하게 묘사된 책.

저자는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삶이 늘 고되고 팍팍했지만,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무엇보다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사랑하는 활자중독자로 성장해 이제는 어엿한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그가 어려운 환경을 이기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책과 사람과 사랑이었다. 연애마저 일종의 스펙처럼 되어버린 이 세태에 저자는 “사랑이야말로 청춘의 기본권”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여전히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사랑을 권한다.

  출판사 리뷰

팍팍한 이 시대를 뚝심 있게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성장 서사!


누구나 사랑을 말하지만 아무나 사랑할 수 없는 시대. 사랑이 산업이 되고 연애가 스펙이 되는 세상 한복판에 서면, 마치 이 세계가 사랑 중독자들의 연애 과잉 시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청춘의 속은 보기보다 그렇게 촉촉하지 않다. 사랑밖에 갖지 못한 자들의 프러포즈, 고비용의 결혼 장사, 취업전쟁의 가담자는 곧 연애 전선의 이탈자가 되는 현실, 합격과 맞바꾼 사랑들. 사랑의 자격과 진입장벽이 무척 높아졌다.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불황기의 구직과 닮았다. 불황기에 구직자와 실업자 사이의 삶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듯이 말이다. 사랑이 산업이라면 원치 않는 실업과 마찬가지로 원치 않게 사랑을 단념당한 삶은 산업재해다. 청춘靑春은 글자에 봄을 품고 있고 봄은 사랑에만 집중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지금 청춘들은 삶에 치여 사랑을 포기하는 산업재해를 겪고 있다. 벽이 높아질수록 성공한 소수의 용기는 과대평가되고, 실패한 다수의 무기력은 과소평가된다. 우리 시대 청춘들이 앓고 있는 ‘낭만실조’는 개인의 실패로 국한하기엔 이미 많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본문 중에서

◆ “집요한 미움의 시대”에 상처 입은 청춘들을 위한 속 깊은 이야기

기나긴 수험생활에 이어 지독한 취업전쟁의 한복판에서 조금이라도 더 스펙을 쌓기 위해 연애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 시대의 많은 청춘에게 사회는 ‘M세대’, ‘Z세대’, ‘MZ세대’라는 손쉬운 딱지를 붙이고 ‘이대남’, ‘이대녀’라는 용어 등으로 갈라치기를 한다. 게다가 군대에 가는 것조차 재수, 삼수 정도가 아니라 7수, 9수까지도 불사하는 게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은 1992년생으로 삼수 끝에 대학에 들어간 뒤 대학원 공부를 하느라 7년 동안 대학에서 머물다 뒤늦게 군복무를 마친 저자 나호선이 90년대 말의 어린 시절부터 2022년 초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겪은 개인사가 당시의 사회상과 어우러져 더없이 생생하게 묘사된 책이다. 지은이는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삶이 늘 고되고 팍팍했지만,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무엇보다 책 읽고 글 쓰는 일을 사랑하는 활자중독자로 성장해 이제는 어엿한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구타를 당해야 했고, 심지어 고등학생 때 변호사비가 없어 부모의 이혼에 직접 개입할 수밖에 없었던 잔인한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집안에 대졸자가 하나도 없는 탓에 수능 준비와 입학 사정관 제도 활용에 애를 먹으며 남들처럼 척척 알아서 해주지 못하는 엄마에게 화풀이 한 일을 철들자마자 깊이 후회하고, 예식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무수한 결혼식을 지켜보면서 사랑은 개인사지만 결혼은 계급의 문제라는 사실을 아프게 깨달았으며, 마트에서 일할 때는 “손님 대신 다쳐서 다행”이라는 직장 동료 ‘어른’의 무신경한 한마디에 깊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결핍과 가난이 나의 교사였다”던 저자에게 어느 날 부유한 집안에서 곱게 자란 한참 어린 후배가 사귀자며 용감하게 다가왔지만 결국 ‘가난에 대한 감수성’이 너무 달라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짠한 사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시절 그는 “지갑이 아픈 것보다 내 몸이 아픈 게 낫다”고 믿었다.
다행히 그의 주변에는 더없이 좋은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있어 늘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올 수 있었다. 그가 어려운 환경을 이기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책과 사람과 사랑이었다. 연애마저 일종의 스펙처럼 되어버린 이 세태에 저자는 “사랑이야말로 청춘의 기본권”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여전히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사랑을 권한다.

하지만 이 책은 청춘의 사랑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입시전쟁의 괴로움, 학원가와 인터넷 강의 세계의 실상, 취업준비생들의 고단함, 낭만과 배려가 사라진 대학생활의 현주소, 입대 대란의 기막힌 현실, 포경수술에 얽힌 일화,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과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 등이 열두 꼭지에 나눠 실려 있다. 생생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대화들이 적재적소에 녹아 있어 모든 에피소드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데, 어느 구절에서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가슴 뭉클해지면서 눈물을 자아내기도 하며, 또 다른 구절에서는 팍팍하고 치열한 삶에서 길어 올린 저자 나름의 사유와 성찰이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상실의 시대, 극심한 박탈감의 시대, 자기애의 과잉과 자기혐오의 과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청춘들을 위해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공감과 연대의 날갯짓이다. 누구보다 니체를 좋아하지만 그가 제시한 ‘초인’의 길을 거부하고 그의 우려와 달리 ‘연민’으로 자신의 존재 증명을 해나가는 나호선의 글은 동시대 청춘들에게는 그 어떤 글보다 강력한 공감대를, 기성세대에게는 요즘 젊은이들을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 게으른 세대론 그리고 사랑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요즘 젊은이들의 삶

진지한 성찰이나 배려 없이 너무나 손쉽게 소비되는 기존 세대론에 대해 청년 나호선은 재기발랄한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요새 언론에서는 ‘MZ세대’라는 말을 밀어주는 듯하다. 그러나 이 신조어는 명백한 오류를 담고 있다. 10년 터울이면 꽤 큰데, 그 차이를 쉽게 간과한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M세대와 Z세대는 각각 존재하지만, MZ세대는 묶어 존재할 수 없다. 그러한 게으른 구분은 깐 것과 안 깐 것이라는 생물학적 증거로 간단히 논박된다. 차라리 엮으려면 X세대와 M세대가 가깝다. 깐 고추로 대동단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추로 구분하는 세대는 간단하다. 깐 세대와 안 깐 세대. 언론사는 이 대비를 반드시 숙지했으면 좋겠다. (209쪽)

또한 요즘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연애조차 하기 어려운 세태에 대해서도 이렇게 증언한다.

사람 만나는 게 다 돈이었다. 사랑은 가슴이 시키고 섹스는 맨몸으로 하는 것이지만 연애를 맨입으로 할 수는 없었다. 구애라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최상의 준비’를 요구하는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졌다. (중략) 관계의 시작은 무료일지 모르나 관계의 유지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었다. 학식만 먹고 데이트하기는 어려웠다. 자판기 커피로 사랑할 수 없었다. 캠퍼스만 돌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았다. 분위기는 돈을 내고 사는 거였다. 한국의 연애 시장과 연애 문화가 고비용이라고 느꼈다. (23쪽)

하지만 누군가는 힘겹게 붙잡아온 사랑을 놓는다. 얼마 전 헤어진 후배는 술자리에서 자신이 사랑을 끝냈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선배, 연애가 영화라면, 저희 연애 6년 동안 엔딩크레디트만 5년이었어요.” 이별에 관해서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슬픈 말이었다. (25쪽)

“형, 엄마한테 용돈 받으면서 사는데, 그 돈 공부하라고 준 건데 연애에 낭비할 수는 없잖아요. 사랑하면서 죄책감 들 것 같아요.” (중략)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자기 시간을 지키는 대가는 사랑의 단념과 상실이다. 사랑에 낭비라는 말이 붙는다. 연애는 무기한 휴업이다. 사랑을 쉬면서까지 해야 할 게 있다. 그만큼 다들 절박하다. (28~30쪽)

◆ 청년의 자존감은 사회적 자산이다

저자는 학업 문제로 남들보다 입대가 10년쯤 늦어져 코로나19와 함께 군생활을 시작한 터라 입대 경쟁의 잔인함과 치열함을 더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책에는 그가 군대에 들어가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은 물론이고 많은 친구와 후배들의 경험담까지 곁들여 입대 대란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겪고 느꼈는지를 진지하게 들려준다.

청년에게 주어진 기회가 점차 메말라가고, 그만큼 경쟁의 강도가 극렬해져 이제는 경쟁이 없었던 곳에서까지 경쟁하게 되었다. 복무 기간이 줄고 여건이 제법 개선되었어도 그 이상으로 입대의 기회비용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략) 대비되는 것들은 특히 눈에 잘 보이므로 그 분노와 불만은 대개 군대에 가지 않은 자들, 공익근무로 빠진 이들, 그리고 여성에게로 향했다. 미필자에게 가혹한 분위기를 만들어 박탈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는 사적 제재의 현장들을 목도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이미 익숙한 이야기다. (110쪽)

입대 경쟁에 지친 청년들에게 무엇보다 부족했던 건 그 불만에 귀 기울여주는 어른이었다. 아버지는 군대에 떨어지는 자식을 한심하게 바라보았고, 형들은 요즘 군대는 캠프 수준이라고 무시했다. 청년들은 자신이 입대 준비를 하는 동안 군에 가지 않을 이들이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복무를 하는 동안 경쟁자들은 온갖 경험들로 자신의 이력을 말끔히 채우고 있다는 그 대비된 장면 속에 사로잡혔다. 취업 경쟁이 심해질수록 공백에 잃을 게 많아지고, 이해받지 못한 노력이 쌓일수록 어떻게든 이 손해를 메우겠다는 보상심리가 강해진다. 여전히 세상을 ‘이기고 지는 것’으로 바라보게끔 유도하면서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지기만 하는 판이 계속된다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최근 젊은 남성을 포위하고 있는 ‘상대적 박탈감’을 폭발시킨 기폭제라고 할 수 있다. (111쪽)

사회 전체가 융통성과 탄력성이 부족해서 생긴 일을 개인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메워야 할 때, 요즘 젊은 놈들은 남자가 되어서 도전정신이 없다는 말이 어떻게 들릴까. 군대에도 두세 번씩은 떨어지게 만드는 세상에서 스무 살 청춘들에게 손가락질하기 전에, 어른으로서 한 번쯤 진지하게 품어주길 바란다. 당신도 군대에 아홉 번 떨어지고 제정신일 수 있을지. 청년의 자존감이라는 것도 상당한 사회적 자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지 말이다. (112쪽)

동정적인 백인의 부채의식 못지않게 백인을 초대해 융숭하게 대접하고 좋은 것만 보여주며 인정을 획득하고 열등감을 해소코자 하는 모종의 접대 문화, 어쩌면 이 또한 세계화 시대의 민족주의 포르노에 가까울지 모른다. 누군가의 한국행은 세계화일 테지만 어떤 이의 세계화는 다문화인 현실에 그런 게 무슨 의미일까. 살고자 시골구석까지 온 이들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관광은 며칠이지만 노동은 몇 년이다. 자랑은 순간이고 삶은 평생이 아니던가.

고등학교에서 기계처럼 내신 점수를 챙기던 모범생들은 대학에 가서도 비슷했다. 모든 강의 내용을 빼곡하게 적고, 끊임없이 자신의 불완전한 기억력을 의심하면서 강의 녹취록을 청취했으며, 선배나 기수강자들에게 집요하게 교수의 스타일을 캐물었다. 정답은 최대한 교수의 성향에 맞춤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최소화했다. ‘자신의 관점에서 해당 사항을 논하라’를 요구하는 과목을 가장 멀리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에서도 고득점에 성공했다. 고등학생의 공부법이 대학에서도 효과적으로 통한다는 것은 취급하는 지식의 품질이나 선호하는 학생의 유형을 잘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대학이 고등학교보다 별반 나을 게 없다는 것을 방증했다. 대학은 게으르고 느슨하고 비싼 고등학교였다.

나는 내 인생의 나이테를 글과 책으로 그리는 사람이고 싶다. 가진 재주가 쉽게 쓰고 재밌게 말하는 것뿐이다. 그걸 계속할 수 있다면 어떤 운명을 맞든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일을 본업으로 갖든, 글은 틈틈이 계속 쓰고자 한다. 내 이름이 적힌 책을 발견하고는 기뻐 날뛰다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자기 책을 구입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두어 문장의 희열을 글자로 새겨 소중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나는 글이 좋고 글로 쓰인 내 생각과 역사와 인생이 좋다. 삶이 글이 되는 인생을 가졌다는 축복에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중략) 죽을 때까지 나는 문장이고 싶다. 내 인생, 비문이면서 미문이기를 바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나호선
1992년에 태어났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살아가는 이 시대는 밉다. 적당히 세상을 불신하는 대신 눈앞에 있는 한 사람을 꼭 믿어주는 그런 종류의 다정한 글을 쓰고 싶다.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공부가 아쉬워 같은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전공을 제법 잘 살린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20대를 마무리하며 쓴 책으로는 『젊은 생각, 오래된 지혜를 만나다』가 있다. 종종 내 영혼이 떠난 자리에 무엇이 남을까를 고민한다. 나는 그것이 삶에 대한 애착이었으면 좋겠다.

  목차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
마트 보이가 대신 다쳐서 참 다행이야
그 메리는 몇 번째 메리인가
대학생활 보고서
입대 대란의 한복판에서
자기소개서
입시전쟁 참전기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것
포경수술
나는 왜 책을 읽는가
나의 외국인 친구들
연민으로 내 이름을 짓고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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