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아무도 없는 텅 빈 운동장에서 해가 저물도록 혼자 노는 아이 성우. 성우를 괴롭히고 감시하던 친구들은 우연히 방과 후 운동장에서 땅따먹기, 개뼈다귀 같은 놀이를 하며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됩니다. 그러나 매일 학원도 안 가고 혼자 노는 이상한 아이로 찍혀 ‘왕따’가 된 성우는 믿었던 친구 현상마저 외면하자, 덜컥 가출을 하고 맙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왕따 친구가 나옵니다. 성우와 친해져 가는 현상의 심리 변화를 통해 왕따를 대하는 평범한 아이들의 마음과 갈등이 섬세하게 드러납니다. 자세히 알고 나면 별로인 친구도, 피하고 싶은 친구도 없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함께 있지만, 함께 있을 수 없었던 소외된 친구들을 끌어안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성우야, 모른 척해서 미안해!
다신 혼자 내버려 두지 않을게!아무도 없는 텅 빈 운동장에서 해가 저물도록 혼자 노는 아이 성우.
성우를 괴롭히고 감시하던 친구들은 우연히 방과 후 운동장에서
땅따먹기, 개뼈다귀 같은 놀이를 하며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됩니다.
그러나 매일 학원도 안 가고 혼자 노는 이상한 아이로 찍혀 ‘왕따’가 된 성우는
믿었던 친구 현상마저 외면하자, 덜컥 가출을 하고 맙니다.
“성우야, 어디 간 거니? 내가 잘못했어. 제발 돌아와 줘!”
“철거촌에 살아도, 학원에 안 다녀도 성우는 내 친구란 말이에요!”
내가 우리 반 왕따를 괴롭혔어!아파트 단지에 사는 현상이는 무지 평범한 아이다. 놀기 좋아하고 공부하러 학원에 가라면 귀찮아하는, 이 시대의 진짜 평범한 초등학생! 아빠가 실직한 후 엄마가 은행에 취직하면서 현상은 방과 후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반 ‘고문관’ 성우 때문에 반 아이들이 단체 기합을 받게 된다. 사실 단체 기합을 받은 건 성우 때문도 아니다. 소심하고 우물쭈물한 성우의 발표에 반 친구들이 소란법석을 피워 혼난 것뿐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웬걸! 반장인 진영이가 친구들이 그래도 뜯어말려야 할 판인데, 현상이와 석철이를 충동질해서 성우를 괴롭히기까지 한다. 진영이는 깡패 두목도 아니면서 힘깨나 쓰는 소꿉친구 석철이더러 성우를 때리라고 한다. 툭, 툭! 펀치 몇 방에 성우는 화장실 바닥에 휙 넘어진다.
뜻하지 않게 성우를 괴롭히게 된 현상인 마음이 괴롭다. 자긴 학교 일진도 아니고, 누굴 괴롭혀 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산 너머 산이라고 이런 현상더러 성우를 감시하란다. 성우가 부모님께 괴롭힌 사실을 일러바치지 못하도록 말이다. 진영인 성우를 괴롭힌 것도 모자라 현상마저 자기 부하처럼 부리려 한다. 현상은 갈수록 마음이 답답해지는 걸 어쩔 수 없다.
현상, 이상한 감시에 가담하다!방과 후 운동장에 누가 놀고 있을까? 아니, 아니! 있다!
우리 반 부끄럼쟁이 성우가! 방과 후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드넓은 운동장에서 활개 치며 혼자 노는 친구가 있지 뭔가!
현상과 석철은 성우를 감사하려다가 ‘운동장에서 혼자 노는 아이, 성우’를 새삼 발견한다. 성우는 늘 교실에선 의기소침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아이였는데, 운동장에서만큼은 달랐다. 혼자서 운동장을 휘저으며 놀 때에는 그야말로 개구쟁이에 골목대장이었다. 어쩌면 성우는 부끄럼쟁이도 아니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도 아닐지 모른다.
이 이상한 감시 놀이를 하다 현상과 석철은 시나브로 성우와 친해지고 만다. 성우만 알고 있는 개뼈다귀 놀이, 땅따먹기, 소라 놀이에 마음을 빼앗겨 신 나게 노는가 하면, 성우가 늘 혼자 앉아 있던 구름사다리 위로 올라가 함께 앉아 있기도 한다.
함께 뛰고 노는 이상한 감시가 계속되면서 현상과 석철은 성우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커져만 간다. 함께 놀고, 함께 웃고, 함께 아파하는 감시단이라니! 현상인 진영이의 바람과는 달리 아주 먼 곳으로, 먼 곳으로 와 버렸다. 성우의 마음으로 쏙 말이다.
어른들이 만든 왕따, 혼자 노는 아이란 없다!현상과 석철은 성우를 감시하다가 성우에 대해 잘 알게 된다. 허물어져 가는 철거촌에 살지만 나팔꽃이 넝쿨째 둘러싸인 집에 사는 아이, 나팔꽃처럼 활짝 웃을 줄 아는 아이, 이 밖에도 성우는 마음씨가 착한 데다 속이 깊고, 할머니를 위하는 효심도 깊으며, 재미있는 놀이도 많이 아는 좋은 친구다.
아이들은 성우를 감시하면 할수록 성우가 더 좋아지는데, 이런 아이들의 우정에 훼방꾼이 나타난다! 진영이가 성우를 감시한다며 자기네 집에 초대하면서부터다. 진영이네 엄마는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다 성우가 밤늦도록 혼자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학교 근처를 배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때문에 성우는 갑작스레 유명해진다. 나쁜 쪽으로. 일명 ‘혼자 노는 아이’가 된 것이다. 엄마들은 밤늦도록 아이를 혼자 방치하는 걸 보면 성우의 부모님은 아이에게 관심도 없는 사람들일 것이며, 밤늦도록 학교 운동장이나 문방구의 오락기 앞을 떠나지 않는 성우 같은 아이와는 어울리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신신당부한다.
현상마저도 슬슬 성우를 피한다. 성우랑 노는 게 엄마 귀에 들어가면 크게 혼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슬금슬금 피하는 반 아이들 때문에 성우는 더욱더 유령 같은 존재가 되어 간다. 있어도 없는 아이, 없어도 없는 티가 나지 않는 아이, 소리 없는 왕따가 된 것이다.
왕따는 아이들이 만들기도 하지만, 어른들이 심어 주는 가치관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 책은 시사한다. 아이들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가정 형편, 옷차림, 책가방의 브랜드 같은 것들이 왜 친구를 편 가르고 멀리 하는 기준이 되느냐 말이다. 진짜 성우를 괴롭힌 건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의 시선이다. 엄마가 없고, 가난하고, 방과 후 학원에 가지 않는 아이가 왜 해가 되는지 어른들은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친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아이들믿었던 친구 현상마저 자기를 외면하자, 성우는 충동적으로 가출을 하고 만다. 그렇게 말 잘 듣고 할머니를 걱정하는 성우가 말이다. 분명 야단맞을 것도, 할머니가 얼마나 걱정할지도 뻔히 알면서 말이다.
성우가 가출하자, 할머니는 교실로 한달음에 달려온다. 성우의 친구를 찾아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은 할머니는 성우의 친구를 간절히 찾지만, 선뜻 나서는 아이가 하나도 없다. 모두 수군수군 눈치만 보고 있는 사이, 할머니는 소란을 피워 죄송하다며 쓸쓸히 가려 한다.
이 순간 성우는 마음속이 복잡하다.
‘만약에, 만약에…… 친구라는 말이 그 사람의 아주 소중한 비밀 하나를 알고 있고, 언제나 그 사람을 걱정해 주는 사이를 두고 하는 말이라면 나는 성우 친구가 분명하다. 나는 성우가 왜 그렇게 자주 구름사다리 위에 올라가는지, 성우 비밀도 알고 있고, 언제나 성우 걱정을 하니까.’
이때, 성우는 진짜 용기를 낸다. 반 아이들이 따돌리고 외면하는 아이 성우에 대해 내 친구라며 당당하게 목소리를 낸 것이다. 뒤이어 운동장 친구 석철이도 성우는 내 친구라며 크게 외친다.
이렇듯 이 이야기는 친구를 찾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온 마음을 담아 내가 성우의 친구라고 외치는 순간, 우리 교실의 ‘왕따’는 사라진다.
소외된 아이 성우를 평범한 아이 현상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아이들 스스로 친구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끔 하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며 어쩌면 우리 반 성우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생각 없이 우리 반 ‘성우’를 어떻게 대했는지…. 모두가 함부로 대하는 아이라 해서 나 또한 죄의식 없이 막대하지는 않았는지, 가슴 한쪽이 무거워지며 그 친구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수많은 ‘성우’를 떠올리며, 어린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상과 석철이 우연치 않게 ‘성우’를 감사하다 진정한 친구가 되어 갔듯이, 이 책을 읽고 나선 우리 반 성우에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하게 친구가 되어 줬으면 좋겠다.

초등학교에 들어온 뒤로 그렇게 즐겁게 놀아 보기는 정말 처음이었다. 생각해 보면, 난 매일매일 도서관에서 혼자 책만 봐야 했다. 가끔은 나도…… 아무라도 좋으니까 함께 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런데 놀고 싶어도 운동장은 늘 텅 비어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학원에 가니까. 아이들은 놀 시간이라고는 없으니까.
“일곱 시까지 운동장에서 논다고? 너 혼자? 학원에도 안 가고?”
진영이 엄마가 묻자 성우가 얼른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랬더니 진영이 엄마는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후다닥 전화기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요? 아이를 혼자, 그것도 일곱 시까지 운동장에 팽개쳐 두다니요!”
진영이 엄마는 몇몇 엄마들에게 전화를 했고, 나중에는 선생님한테까지 전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