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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너의 일
꽃만 볼 줄 알았는데 벌레를 잡고 있는
날(도서출판) | 부모님 |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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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년 넘게 가드너로 일해 온 저자가 한 송이 꽃, 아름다운 정원을 위해 그 뒤에서 가드너들이 어떤 일들을 하는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박하게 써 내려간 산문이다. 가드너들은 오니를 쳐내는 일부터 각종 행정 문서 처리까지 수많은 일을 해내는 ‘백공’. 하지만 이들 일에 마침표를 찍어 주는 건 언제나 ‘자연’임을 저자는 겸허히 고백한다.

  출판사 리뷰

꽃만 볼 줄 알았는데 벌레 잡고, 오니 쳐내고…
20년 베테랑 가드너가 들려주는 가드너의 노동과 기쁨


가드너 하면 꽃만 다루는 우아하고 고상한 직업을 먼저 떠올릴지 모르겠다. 실상은 어떨까? 《가드너의 일》은 20년 넘게 가드너로 일해 온 저자가 꽃 한 송이, 아름다운 정원을 위해 그 뒤에서 가드너들이 어떤 일들을 하는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박하게 써 내려간 산문이다.


꽃만 보며 살 줄 알았는데
나날이 ‘육체노동’

저자 박원순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가드너로 전향했다. 평소 식물만 보면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어 대는 ‘식물 중독자’였는데,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여미지식물원에서 빅토리아수련을 보고는 반해 마음을 굳힌 것이다. 이때만 해도 그가 상상한 가드너의 일상은 이런 것이었다.

쾌청한 날 정원에 원하는 꽃들을 심고 물을 주며 정원을 찾는 사람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것이었다. 때때로 전 세계 멋진 정원들을 여행하며 새로운 꽃을 구경하고, 세계적인 전문 가드너들과 교류하며 관심 있는 식물과 정원에 대해 마음껏 공부하는 삶이었다.
-14, 15쪽

하지만 출근 첫날, 이 ‘꿈’이자 ‘환상’은 바로 깨져 버린다. 첫 번째 일은 정원의 비탈진 화단에 자갈을 까는 것이었는데 혼쭐이 빠진 것이다. 온몸이 땀에 젖는 건 기본이고 안 쓰던 근육들을 갑자기 쓰다 보니 팔다리가 부들부들 떨린다. 종일 책과 교정지만 들여다보던 사람이니, 더 고됐다. 회의감이 밀려왔다. 내가 꿈꾸던 일이 맞나.


일 년간 하는 일은
“365가지 이상”


이런 그를 20년 넘게 붙잡아 둔 것은 가드너 ‘동료’들이었다. 아무리 힘든 일도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함께) 진흙투성이가 된 동료들을 보면 절로 웃게 되고 그러다 보면 또 고됨을 잊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식물에 대한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애정’이다.

가드너들은 스스로를 ‘백공’이라 여긴다. 백공, 즉 백 가지 일에 능해야 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다양한 많은 일을 한다는 의미다. 오니를 쳐내는 일부터 각종 행정 문서 처리까지 일 년 동안 가드너가 하는 일을 정리하면 “최소 365가지 이상”이다. “가드너의 기본 임무는 흙에서 식물을 길러 내는 것”이라 육체노동 비중이 클 수밖에 없지만, 정원 디자인 같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정신노동 역시 육체노동 못지않게 많다. 그럼에도 이 많은 노동을 해 나갈 수 있는 것은 “정원 일에는 매일 같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돌을 날랐다면 내일은 꽃나무를 심고, 다음 날엔 새로 들여온 씨앗을 뿌리고, 그 다음 날엔 가지치기를 하”는 식이다. 식물과 관련된 일뿐이랴. 눈사람, 요정들이 사는 나무집 등 조형물도 손수 만든다. 그 바람에 가드너들은 철물점을 마트나 편의점처럼 자주 찾는다.


‘자연’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


정원은 인간의 먹거리 확보나 정서적 즐거움 등을 위해 인위로 조성한 것인데, 가드너에 따라 그 형태가 무궁무진하다. 어떤 스타일이 유행하다 곧 다른 것이 등장하기도 하고, 과거에 유행한 스타일이 다시 부흥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이 있다. 바로 정원에 궁극적으로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신의 손길인 ‘자연’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가드너는 식물들이 신에게서 부여받은 자생력을 기반으로 더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게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가미할 뿐”이라며 몸을 낮춘다.

이 책은 봄을 준비하는 가을부터 ‘자연의 시간’인 여름까지 사계절로 구성돼 있다. 가드너들이 일 년 동안 정원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좇는다. 독자들은 한 송이 꽃, 아름다운 정원 뒤에 가려져 있던 가드너들의 ‘노동’, 더 나아가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자연이라는 경이로운 메커니즘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정원의 역사와, 정원 역사를 뒤흔든 ‘가든 논쟁’, 그리고 크리스토퍼 로이드를 비롯해 저자에게 큰 영감을 준 세계적인 가드너 5인의 삶과 가드너로서의 철학도 흥미롭게 들려준다.




어떻게 하루하루 이겨 낼까 하고 고민할 겨를도 없이 일상은 바쁘게 돌아갔다. 매일매일 다른 노동들로 채워졌다. 만약 계속 같은 일을 반복했다면 금세 질렸을 것이다. 하지만 정원 일은 매일 같은 것이 없다. 오늘 돌을 날랐다면 내일은 꽃나무들을 심는다. 다음
날엔 새로 들여온 씨앗을 뿌리고, 그 다음 날엔 가지치기를 한다. 이렇듯 새로운 일들과 식물에 대한 애정이 고단함을 이겨 내게 한 가장 큰 약이다.

가드너로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일을 꼽으라면 단연 ‘번식’이다. 직접 번식시킨 식물은 더 애틋한 마음이 생긴다. 여느 식물과 결코 비교할 수 없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원순
서울대학교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책 만드는 일이 좋 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제주의 식물과 자연에 매료되어 아내, 어린 딸과 함께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 여미지식물원에서 가드너로 일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롱우드 가든에서 ‘국제 정원사 양성 과정’을 밟았고, 이어서 델라웨어 대학교 롱우드 대학원 프로그램을 이수하여 대중원예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에버랜드에서 튤립 축제 등 식물 전시 연출 전문가로 일하다가 현재는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전시기획운영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나는 가드너입니다》, 《식물의 위로》, 《미국 정원의 발견》을 썼고, 《세상을 바꾼 식물 이야기 100》, 《식물: 대백과사전》, 《가드닝: 정원의 역사》를 우리말로 옮겼다.《가드너의 일》에선 매일 꽃만 보며 우아하게 살 것 같지만 실은 그 꽃을 위해 온갖 구저분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 가드너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정원이라는 ‘자연’과 마주하면서 깨달은 것들도 소박하게 와닿는다.

  목차

책을 내며

1장. 봄 준비 ― 가을
육체노동자
뿌리 나누기
하우스 안에서
등나무 벽화
번식의 매력
흙 레시피
오니가 알려 준 것
알뿌리 심기

세계의 가드너 1-‘가드너들의 가드너’ 크리스토퍼 로이드

2장. 고요한 소란 ― 겨울
정원을 디자인할 때
가드너의 크리스마스
식물 인큐베이터, 배양실
싹을 틔우기까지
벌레와 대치하는 날
아이들이 열광하는 ‘열대 정원’

세계의 가드너 2-발상의 전환을 보여 준 베스 차토
정원 인문학 1-정원의 역사

3장. 모두 웃자! ― 봄
모두 잘했어요
키트가 보내 준 빅토리아수련 씨앗
야생과 정원의 차이
화분은 식물의 집
꽃시장 순례
새순 시절
정원이라는 자연
가드너의 일
덩굴장미 터널

세계의 가드너 3-가드너 육성가 빌 토머스

4장. 자연의 시간 ― 여름
식물 중독자
양치식물 번식
진땀 나는 화단 교체
‘퇴비 차’ 우리기
정원의 ASMR
잡초는 빌런?
나무 돌봄
선인장 정원에서 생긴 일
나의 정원

세계의 가드너 4-가드너의 기본을 지키는 몬티 돈
정원 인문학 2-가든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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