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만나는 K-포엣 26권. 어쩌면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한 곳이고 그 누구라도 닥쳐오는 슬픔을 피해갈 도리가 없다. 슬픔을 온전히 다 겪으면서, 서러운 마음을 다 어쩌진 못하더라도, “맛있게 먹고/설운 일 덜 생각하며/풋콩처럼” 살아가겠다는 올곧은 의지가 시집 곳곳에 배어 있다. 소복하게 퍼 담은 고봉밥처럼 따뜻한 위로가 전해진다. “현실이라는 지옥의 틈에서 문동만은 지나간, 그러나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세계의 풍경을 보고 사람들의 온기를 느낀다.”(김수이, 발문) 시인의 시론을 엿볼 수 있는 시인 노트와 에세이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슬픔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세상을 위해 올리는 기도
문동만 시인의 『설운 일 덜 생각하고』
한국어와 영어로 함께 만나는 K-포엣 스물여섯 번째 시집. 어쩌면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한 곳이고 그 누구라도 닥쳐오는 슬픔을 피해갈 도리가 없다. 슬픔을 온전히 다 겪으면서, 서러운 마음을 어쩌진 못하더라도, “맛있게 먹고/설운 일 덜 생각하며/풋콩처럼” 살아가겠다는 올곧은 의지를 시집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문동만의 시는 소복하게 퍼 담은 따뜻한 고봉밥처럼 위로가 된다. “현실이라는 지옥의 틈에서 문동만은 지나간, 그러나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세계의 풍경을 보고 사람들의 온기를 느낀다.”(김수이, 발문)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과 시리즈를 잇는
해외진출 세계문학 시리즈,
아시아 출판사는 2012년에 기획부터 출간까지 7년이 넘는 시간을 들인 근현대 대표 작가 총망라한 최초의 한영대역선집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과 2014년에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시리즈를 출간하며 한국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2019년에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유일무이 한영대역 시선집 시리즈인 이 그것이다. 안도현, 백석, 허수경을 시작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의 시편을 영문으로도 번역하여 출간하고 있다. 영문 시집은 해외 온라인 서점 등에서도 판매되며 한국시에 관심을 갖는 해외 독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예정이다.
엄마
콩밭도 없는 세상으로 가셨으나
완두콩 남겨두고 가셨네
나는
살 빠져나간 콩밥을 지었네
맛있게 먹고
설운 일 덜 생각하며
풋콩처럼 살아라
- 「설운 일 덜 생각하고」 전문
자전거 타고 핸들을 꺾다 하늘로 떠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유리창에 부딪친 새처럼 바닥에 널브러졌고 집으로 가는 길은 아득해졌습니다. 사위도 정신도 어두워지고 어렴풋이 누군가들이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측백나무나 은사시 울타리, 장 보러 가다 말고, 버스를 타러 가다 말고, 약 사러 가다 말고, 가다 말고, 말고 라는 발걸음이, 멈춰 선 발걸음들이 멈추려는 숨을 살렸듯, 그들이 차를 한편으로 통행시키며 구급차를 불러주고 말을 시키며 연고를 물어주던, 소란하되 나지막한 숨결들이었습니다. 안부를 물어주던 핏줄들이 물 같은 피가 됐
으므로, 나는 나를 물어주는 말들이 그리웠을 겁니다. 생각나지도 않는 그녀들이 누구였을까요.
- 「갈비뼈를 얻다」 중에서
고등어 발라 저녁 먹는데 옆자리 앉은 두 노인이
조곤조곤 저녁을 자신다 동년배인 줄 알았는데
아버지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들이란 이도
칠순은 된 듯하다 아들은 아이를 어르듯이
천천히요 조심히요 많이 듣고 살았을 말들을 집어
반찬처럼 놔주며
아버지도 아들 앞에서 자신이 가르친 것들을
다시 배우는 중인지 나 잘하지 잘하지 하는 듯
슬며시 눈도 맞추며 젓가락도 맞추며 가지런하니
틀니도 맞추며 야무지게 살을 바르고
- 「회류하는 가시」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문동만
1969년 충남 보령 출생. 시집으로 『그네』 『구르는 잠』 등이 있으며 산문집 『가만히 두는 아름다움』을 펴냈다. 제1회 박영근작품상을 수상했다.
목차
1부
밥이나 하라는 말/칠월의 산빛/갈비뼈를 얻다/윗목/꿈의 숲 요양병원/안쪽/달랠 길 없는 언덕 길/전어론(論)/철렁/동백꽃 문영예 씨/치울 수 없는 사람/이어가는 날들/
2부
설운 일 덜 생각하고/참매/고아/마지막 콩밭/옛집/고인돌/생일/회류하는 가시/부부의 탁족/개가 이끄는 평상의 낙서/개가 이끄는 평상의 낙서 2/냉소주의자에게
3부
사려니 숲이라는 습에서/종소리/무수골에서/늙은 개 같은/목줄/묘주/천변에서/이마/연옥이라는 다행/혹한기/호시절
시인 노트
시인 에세이
해설
문동만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