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내 인생을 지하에서 끄집어내 줄 수호령이 허준이라니!
세상사가 녹록지 않는다는 것을 고3 때 이미 깨우친 수험생 허준호.
집안은 아빠가 사기당해 빚더미고,
학교에 가면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선생님들에게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인생이 팍팍해 꿈이 없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준호는 이보다 인생이 더 안 풀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반증하듯 그의 아빠마저 쓰러져서 원인불명으로 의식을 못 차린다.
입원실에 챙겨갈 짐을 싸는 것도 준호의 몫이었다. 평소의 불안증까지 발동해 힘겹게 짐을 싸던 허준호…. 그가 장롱을 뒤지다 집안의 가보, 허준의 침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을 집는 순간, 허준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허씨 집안의 36대손, 허준호! 나는 허씨 집안의 수호령이자 네 오랜 조상, 허준이다!”
위기를 맞은 허씨 가문과 그 빛이기를 자처하는 허준!
하지만 준호의 인생에서 이보다 더 꼬장꼬장한 노인네는 없었다.
“이놈아, 눈앞의 것만 보려고 하지 말고 전체적인 흐름을 보라니까!”
준호를 의지와 상관없이 아빠의 몸속으로 보내버리고,
준호의 눈앞에 게임상태창을 띄워주며,
미션을 수행하라는 수호령이라니!
수태음폐경 다음에는 수양명대장경, 그다음에는 족양명위경, 그다음에는 족태음비경……. 그렇게 준호는 허준의 지시에 따라 아빠의 12경락과 임맥 · 독맥을 치료하게 됐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준호 자신의 트라우마와도 자꾸 맞닥뜨리게 되는데…….
과연 준호는 허준이 지시하는 치료를 모두 마칠 수 있을까? 그리고 준호의 아버지는 과연
준호의 치료로 의식을 차릴 수 있을까?
한의사의 한의학 지식에 상상력이 가미되어 위로와 재미까지 제공하는 한방메디컬 성장 모험 판타지 소설!
한의학은 수 천 년 동안 우리 민족과 함께하면서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에 한의학 용어가 많이 쓰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간담(肝膽)이 서늘해진다’, ‘심보(심포, 心包)를 곱게 써야 한다’, ‘비위(脾胃)가 상한다’ 등 내부 장기와 관련된 말이나 ‘10년 묵은 체기(滯氣)가 내리는 것 같다’, ‘기(氣)가 차다’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에 대한 말을 예로 들 수 있다.
한의계에서는 침, 뜸, 부항, 한약 등이 어떤 원리로 질환 치료에 역할을 하는지 기전을 밝히고 객관적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 암 분야에서 기존 의학적인 치료에 한의학적인 치료를 더한 통합 암치료가 항암치료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생존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수영 국가대표 선수인 펠프스나 액션 영화배우인 드웨인 존슨과 같은 해외 유명 인사들이 재활 및 운동 기능 회복을 위해 부항이나 침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런데도 다수의 사람에게 한의학적 치료의 이해도는 높지 않다. 특히 한자가 많은 한의학 용어 특성상 상대적으로 한자 노출이 적은 소아 ·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낯설 수밖에 없다.
저자는 한의사이자 엄마, 영미문학소설 번역가, 작가로 활동하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다년간의 임상경험 및 한의학의 기본 개념을 대중에게 좀 더 재미있게 전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 본 소설은 소아 · 청소년을 주요대상으로 기획한 만큼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언어와 형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 이들에게 익숙한 판타지의 형식을 빌려 한의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이 책의 이야기는 주인공인 평범한 고3 수험생이 갑자기 의식불명이 된 아버지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며 시작된다. 그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이 수호령의 형태로 주인공 앞에 나타나고, 주인공은 허준의 도움을 받아 한의학적 치료로 아버지의 회복을 돕는 판타지 · 모험길에 오른다.
이 책은 소아 · 청소년에게 평소 생소하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부모님에게는 한의학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고 실체가 없는 황당한 치료를 한다는 오해를 풀고, 위대한 우리 문화의 유산이자 오랜 기간을 통해 확립된 이론을 바탕으로 한 학문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한의학이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의학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전문 의료 분야이자 앞으로도 연구 발전시켜 나갈 여지가 많은 전도유망한 학문임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준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침의 손잡이 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집어봤다.
피부로 침의 차가운 금속성이 전해져오는 순간, 머릿속에서 천둥이 쳤다.
우르르 쾅.
별안간 사방이 어두워지며 낯선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허 씨 집안의 36대손, 허준호! 그대는 왜 나를 깨웠는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진짜로 들리는 건가?’
준호는 제 귀를 의심하며 손가락으로 한 차례 귀를 후벼팠다.
“예끼 이놈! 어른이 말을 하는데 대답을 안 하렷다!”
딱 소리와 함께 준호의 머리로 가벼운 타격감이 느껴졌다.
“아야!”
“그러게 퍼뜩퍼뜩 말을 하지 않고 왜 그리 뜸을 들여, 뜸을 들이긴! 사람 답답하게! 허준호, 왜 나를 깨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