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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있을까
뱃길 | 부모님 |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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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이념의 시대는 끝나고 외환위기로 말미암아 가치관의 혼란이 심해지던 1990년 후반을 배경으로 청춘의 사랑과 꿈을 그리는 소설. 연애소설에 그치지 않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시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그 시대의 청춘들이 가졌을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90년대 젊은이들이 사용한 삐삐와 그 무렵부터 쓰기 시작해 현재는 누구나 사용하는 핸드폰 등의 통신수단이 주인공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쓰인다. 누구든지 하나쯤은 갖고 있을 법한 공중전화, 삐삐, 편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릴만한 에피소드들이 심심치 않게 나와서 누군가에겐 향수를 자극할 수 있고, 누군가에겐 과거의 지난 일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출판사 리뷰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성장소설, 연애소설

어려운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청춘의 사랑과 꿈 이야기


1990년대 후반의 외환위기와 현재의 코로나 19 상황을 겪은 이들은 돌고 도는 세상사의 어려움을 새삼 깨닫기 마련이다. 위기의 시대에 청춘들이 겪는 방황은 현재의 20-30대에겐 당면한 문제이고, 40-50대에겐 가슴시린 기억일 것이다.
청춘의 사랑과 꿈에 관한 이야기는 어려운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온 나라가 암울하던 시절에, 개인은 경시되던 시대에,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이 애절한 순애보를 다뤄 큰 인기를 얻었다.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누구나 알고는 있으나 쓰지는 않았던 공황 이전의 미국 황금기의 쾌락과 절절한 사랑을 다뤄 미국 사회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엄숙하기 그지없던 전공투 세대의 대학 생활을 시위와 투쟁이 아닌 냉소적인 연애담으로 채색한 것이 사회주의의 몰락과 맞물려 일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녀는 있을까’도 이념의 시대는 끝나고 외환위기로 말미암아 가치관의 혼란이 심해지던 1990년 후반을 배경으로 청춘의 사랑과 꿈을 그리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준현은 유년 시절의 남다른 경험으로 말미암아 학생운동을 하며 빈부격차의 해소를 위한 인생을 살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1996년 한총련 사태를 목도하며 학생운동에 대한 깊은 실망을 하며 상실감에 젖는다. 그리고 대학 입학 후 외환위기를 비롯한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면서 기존의 가치관이 조금씩 붕괴되어간다. 이로 말미암아 그는 심적혼란과 내적동요에 빠져든다. 그러던 준현이 재연과의 사랑에 빠져들고 새롭게 성장해 가는 과정을 저자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로 이야기하고 있다.

가볍지 않은, 하지만 칙칙하지 않은 연애소설
시대상을 반영한 성장소설


사랑을 주제로 하지만 인터넷 소설처럼 가볍지는 않으면서도, 중견작가들의 연애소설처럼 칙칙하지 않다. 일본작가들의 작품과 달리 한국적 현실이 투영됐다는 점에서 보다 폭넓은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클래식한 소설들처럼 보편적인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있을까’는 연애소설에 그치지 않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시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면서 그 시대의 청춘들이 가졌을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들이 독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

레트로와 뉴트로

90년대 젊은이들이 사용한 삐삐와 그 무렵부터 쓰기 시작해 현재는 누구나 사용하는 핸드폰 등의 통신수단이 주인공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쓰인다. 누구든지 하나쯤은 갖고 있을 법한 공중전화, 삐삐, 편지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릴만한 에피소드들이 심심치 않게 나와서 누군가에겐 향수를 자극할 수 있고, 누군가에겐 과거의 지난 일이지만 신선하게 다가올 것이다.

수필같은 소설, 시같은 소설
갖고 싶은 책, 소장하고 싶은 책


저자의 문체는 읽기 편하면서도, 시적인 느낌을 주는 운율을 구사하기도 해 한번 보고 마는 소설이 아니라 곁에 두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언제라도 발췌해서 보고 싶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책의 구성이 #편들로 이뤄지는데, 이는 요즘 독서시장에서 강세인 수필처럼 읽힐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또한 예술품 수준의 아름다운 표지그림과 개성 있고 감각적인 편집은 소장하고 싶은 책이 되게끔 한다.

대학 입학 후 하는 일이라곤 곧잘 술을 마시는 것뿐이다. 신입생들이 으레 그렇다지만, 다른 이들이 해방감 덕분이라면 난 상실감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면 낭만과 자유가 넘칠 것이라고 들었건만 인생의 좌표와 꿈을 잃어버린 내겐 공허함만 남았다. 항시 허무함이 촘촘하게 둘러싸고 간혹 냉소만이 튀어나올 따름이니, 술이 유일한 위안이다. 딱히 별 다른 취미거리도 없거니와 술에 젖어들었을 때 펼쳐지는 몽환이 자꾸만 술잔을 들게 한다. 조금이나마 세상이 달라 보여서다.

우산을 같이 쓰고, 한적하기 그지없는 좁디좁은 골목길을 걸었다. 아영은 비에 젖어 오들오들 떨면서도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서인지 평소보다 유난히 말이 많았다. 허나 그녀의 잔뜩 잠겨버린 목소리는 빗소리에 파묻혀 귀를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었다. 같은 우산 아래에서 우린 몸과 몸을 애써 접촉하지 않았지만 우린 발걸음을 굳이 재촉하지도 않았다.
언제부턴가 빗소리만 들리는 적막이 존재했고, 한 톤 높아진 목소리가 주변의 정적을 쫓아냈다.

언젠가 주룩주룩 비가 청승맞게 오던 날에는 비 오는 날에 썼던 글이라며 자작시들을 하나하나 우수에 찬 음성으로 읽어줬었다.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여름 크리스마스’라는 글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여름이라면 눈이 오기보다는 비가 오길 고대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도입부에선 기발한 발상에 놀라 ‘풋’하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아영이 읽어내려 갈수록 유쾌함보다는 슬픔이 남는 시였던 걸로 기억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정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은 후 전북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헌법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대법원 통일사법연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고, 법제처 남북법제연구위원회 위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부패영향평가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전공인 헌법 외에 영화․문학․현대사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과의 술자리를 좋아한다. 이 책의 글은 나름 풋풋하던 20대 시절에 썼던 것이어서 저자의 현재 감성이나 문체와 다를 수도 있다.

  목차

제1장 오랜 시간의 열병, 잠시 동안의 열병.
제2장 맡을 수 없는 잔향.
제3장 사뿐히 내려와 자리 잡은 한 조각의 낙엽.
제4장 언젠간 도달할 것이란 희망을 갖고.
제5장 음악에 몸을 싣고, 술에 마음을 적시고.
제6장 하얀색과 검정색, 그리고 선.
제7장 흘러흘러 여기까지.
제8장 소망, 열망, 갈망, 욕망.
제9장 일생에 단 한 번 주어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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