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림보 프레스의 목소리 시리즈 2권. 1권에서는 정신분석가와 인문학 연구자들이 불가능한 위상으로서 목소리의 여정을 들려주었다면, 2권에서는 책 밖 분야의 창작자들, 음악, 영상, 퍼포먼스의 분야에서 목소리(또는 소리)에 관해 작업하는 국내 작가들이 각자 작업하는 목소리의 면면을 책이라는 매체 안에서 다룬다.
이를테면, 퍼포먼스, 영상·사운드 설치 작품에서의 목소리를 책 안에서의 목소리로 전환·재구성하거나, 음악·사운드를 다루는 데 있어 의미나 언어적 기능에서 비껴가는 소리의 특징을 묘사한다. 또는 대부분의 것이 거래 가능한 현대사회에서 결코 거래될 수 없는 성질으로서 목소리에 관해 이야기한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책 밖에서 다뤄지는 목소리를 책 안으로 옮겨 보고자 하는 의도로, 또는 목소리나 소리를 다루고 있는 창작자들이 글쓰기의 형태로 그들이 다루는 소리를 나타낸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는지를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비물질 아키비스트로부터」는 퍼포먼스 '면, 날, 숨은 것'과 영상·사운드 설치 '공중 조각'에서 등장하는 목소리를 재구성한 것이며, 다른 글의 형식과는 전혀 다른 행간과 자간으로 실려 있다. 「막다른 길」은 정신분석 상담에서 수차례 세션 반복적으로 내뱉은 말하기를 일곱 페이지의 부분으로 나누어 재구성한 것이다. 「자화상」은 유명인들 또는 친구들의 목소리들을 끌고 와 여러 겹의 몽타주로 발화되는 작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사운드 노트」는 물리·음향적 소리를 작업할 때 느낄 수 있는 목소리의 위상을 단상 형식으로 기록한 에세이이며, 「한 가지 시도의 기록」은 소리 영역에서의 노이즈의 가능성처럼, 현대 사회에서 거래 불가능하기에 역으로 발생하는 목소리의 정치적, 윤리적 가능성을 보여 준다.
움직이는 것과
정지한 것과
단단한 것과
바스러지는 것이
거의 함께해.
대체 뭘까?
공기를 가르고
진동을 바꾸고
공중에서 공중으로
먼 것과 가까운 것이
거의 동시에
_「비물질 아키비스트로부터」의 <공중 조각> 중
그때 나는 너를 지웠다. 그리고 그때 동시에 너는 나를 처음 태어나게 했다. 우리는 늘 이중으로 함께 없거나 있다. 우리는 영영 함께 있지 못하고, 동시에 영원히 함께한다. 아마도 우리는 함께 산다.
_「막다른 길」 중
반드시
그래야 하는
건 아니에요
꼭 그래야
하는 것
그런 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 것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도 있죠
너무 마음
쓰지 마요
어쨌든
중요한 건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신뢰를
주고받는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에요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
그게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렇게
믿고 눈 치우러
가겠습니다
얼기 전에
치워야 해요
안 그러면
저녁에
집에를
못 가요
-생텍쥐페리
_「자화상」 중
작가 소개
지은이 : 차미혜
서로 다른 세계의 다양한 개체들의 간극과 만남에 관심이 있다. 학습된 언어로 발화되지 않는 목소리, 통제나 예측이 불가능한 사건의 전개, 전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존재의 의지나 생명력 등을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으로 형상화한다.
지은이 : 류한길
1975년 서울 출생. 음악가. 소리 자체와 소리의 내재적 요소로부터 확장되는 여러 가지 허구적 가능성들을 생각하며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이 : 홍승택
예술가. 미국 켄터키에서 태어났고 한국 서울에서 살고 있다. 비평 「이상우」를 발표했고 퍼포먼스《나만 말할 거야!》실연했다.
지은이 : 조영아
림보 출판사의 편집자.
지은이 : 김지연
소리 매체와 듣기 행위에 대한 관심에 이끌려 창작의 경로로 들어섰다. 필드 레코딩, 사운드 스케이프, 오디오 믹스, 라이브 스트리밍 등 소리의 발생, 기록, 개입, 재생, 전송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매체 감각에 집중해 왔으며, 듣기-쓰기 행위를 통해 그 경험을 다양한 형태의 글로 써 왔다. 11과 김지연, 두 이름으로 작곡과 연주를 한다.
목차
비물질 아키비스트로부터 7
막다른 길 37
자화상 49
사운드 노트 67
한 가지 시도의 기록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