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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이어령 산문집
열림원 | 부모님 | 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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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어린 나와 어머니,
내 문학의 깊은 우물물이 되었던 그 기억들에 대하여
지난 2월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이어령 선생의 가장 사적인 고백이 담긴 산문집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가 새롭게 출간되었다(초판 2010년 간). 이어령 문학의 ‘우물물’이 되어준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메멘토 모리’의 배경이 되는 여섯 살 소년 이어령의 고향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1부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에서 선생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책’, ‘나들이’, ‘뒤주’, ‘금계랍’, ‘귤’, ‘바다’라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이 밖에도 이어령만의 사색적이고 섬세한 필치를 느낄 수 있는 산문들을 통해 그간 치밀하게 축조해온 이어령의 문학이 어떠한 과정으로 완성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어머니부터 외갓집, 고향, 그리고 문학론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감각조차 남아 있지 않은” “묵은 글들” 속 또렷이 남은 기억들을 향한 이어령의 진심이 담겨 있다.

사무치도록 그리운 내 어머니, 어머니…….
“나는 그동안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났지만 내 개인의 신변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사적 체험이면서도 보편적인 우주를 담고 있는 이야기들, 이를테면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와 같은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그래서 ‘메멘토 모리’의 배경이 되는 내 고향 이야기를 담은 글들을 중심으로 책 한 권을 여러분 앞에 내놓게 된 것입니다.” _「머리말」에서

  출판사 리뷰

이어령 “문학의 깊은 우물물이 되었던” 어머니와 그 기억들을 담은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개정판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어령 선생은 평소 “내 개인의 신변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사적 체험이면서도 보편적인 우주를 담”은 이야기들로 “한 권의 책을 엮었으면 하는 생각”과 ‘어머니의 귤’처럼 일부만 공개되었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의 “전문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소망을 위해 “여섯 살 때 ‘메멘토 모리’의 배경이 되는 고향 이야기를 담”아 이 책을 내놓게 되었음을 밝힌다.
(개정판에서는 이어령 선생의 신앙 고백에 관한 인터뷰를 담은 ‘나는 피조물이었다’를 빼고 1부에서 4부 모두 선생의 산문으로 묶었으며, ‘나는 피조물이었다’는 ‘이어령 대화록’ 시리즈로 출간될 예정이다.)

“어머니는 내 환상의 도서관이었으며 최초의 시요
드라마였으며 끝나지 않는 길고 긴 이야기책이었다.”

어린 나와 어머니,
내 문학의 깊은 우물물이 되었던 그 기억들에 대하여


1부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에서 이어령 선생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책’, ‘나들이’, ‘뒤주’, ‘금계랍’, ‘귤’, ‘바다’라는 여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풀어낸다.
선생은 “잠들기 전 늘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주셨던 어머니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하얀 책의 목소리를 방문”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사 오신 가죽구두를 신고” 어머니와 외갓집 나들이를 나서며 맡았던 “레몬 파파야나 박하분 냄새”를 기억한다.

“나는 글자를 알기 전에 먼저 책을 알았다. 어머니는 내가 잠들기 전 늘 머리맡에서 책을 읽고 계셨고 어느 책들은 소리 내어 읽어주시기도 했다. 특히 감기에 걸려 신열이 높아지는 그런 시간에 어머니는 소설책을 읽어주신다.” _「책」에서

“어머니는 나의 작은 손을 잡으신다. 그리고 보리밭 사잇길과 산모롱이, 마찻길, 신작로 이렇게 작은 길에서 점점 넓어지는 길로 나는 어머니를 따라서 나들이를 한다. 아버지가 서울에서 사 오신 작은 가죽구두를 신고 흙을 밟으면 이상한 소리가 난다.” _「나들이」에서

선생에게 어머니는 “대청 한복판에 떡 버티고 앉아 집 안을 지키”는 뒤주처럼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존재였으며, “늘 내 눈앞에서 생생하게 살아” “기쁠 때 제일 먼저 달려가 자랑”하고 “슬플 때 고통스러울 때 아직도 응석을 부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바깥 하늘이 눈부시게 개일 때일수록 대청마루는 어둡다. 그 그늘진 곳에 계목나무의 묵직한 뒤주가 있고 그 위에는 모란꽃 무늬를 그린 청화백자 같은 것이 놓여 있다. 네 기둥과 두꺼운 나무판자로 짜여진 뒤주 모양은 어머니가 안방에 앉아 계신 것처럼 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_「뒤주」에서

선생은 여전히 “늦게까지 어머니의 품에서 떠나려 하지 않았”던 자신에게 어머니께서 맛보게 하셨던 금계랍의 쓴맛을 기억하며 어머니를 추억하고, 수술을 위해 서울로 가신 어머니가 “머리맡에 놓고 보시다가 끝내 잡숫지 않으시”고 보내신 귤을 통해 어머니의 “다리를 주물러”드리지 못했던 일을 후회하기도 한다.

“귤은 어렵게 어렵게 구해서 병문안 온 손님들이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끝내 잡숫지 않으시고 나에게로 보내주신 것이다. 그 노란 귤과 거의 함께 어머니는 하얀 상자 속의 유골로 돌아오셨다. 물론 그 귤은 어머니도 나도 누구도 먹을 수 없는 열매였다. 그것은 먹는 열매가 아니었다. 그 둥근 과일은 사랑의 태양이었고 그리움의 달이었다.” _「귤」에서

“어머니는 내 문학의 근원이었으며
외갓집은 그 문학의 순레지였다.”


이 밖에도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에는 이어령만의 사색적이고 섬세한 필치를 느낄 수 있는 산문들로 가득하다. 특히, 4부 ‘나의 문학적 자서전’에서는 이어령의 문학이 어떠한 과정으로 완성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나의 문학은 밤이었다. 혼자 깨어 있는 밤이었다. 나의 문학은 남폿불이었고 “어서 불 끄고 자라!”는 말 끝에 묻어오는 그을음 냄새였고 어디에선가 밤새도록 새어 나오는 물소리였다. 배신자들처럼 나보다 먼저 잠드는 식구들에 대한 원망이었지만 더러는 행복한 밤잔치이기도 했다. _「등불을 끄고 난 다음」에서

선생은 이 책을 통해 “이제는 감각조차 남아 있지 않은” “묵은 글들” 속 또렷하게 남아 있는 향수를 전한다. 특히,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은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을 울리며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를 향한 선생의 진심이 이 책 가득 담겨 있는 것이다.

나의 서재에는 수천수만 권의 책이 꽂혀 있다. 그러나 언제나 나에게 있어 진짜 책은 딱 한 권이다. 이 한 권의 책, 원형의 책, 영원히 다 읽지 못하는 책. 그것이 나의 어머니이다.

돌아가신 어머니, 그러나 늘 내 눈앞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시는 어머니, 살아 있는 어떤 사람보다도 가깝게 계신 어머니, 기쁠 때 제일 먼저 달려가 자랑하는 어머니, 슬플 때 고통스러울 때 아직도 응석을 부릴 수 있는 어머니 – 그러나 언제나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이 딱딱한 흙의 저편에서만 존재하고 있는 어머니 – 이 ‘현존하는 거대한 부재’ 그 바다가 바로 나에게 있어서의 어머니인 것이다.

이렇게 고향은 고집스러운 기억의 공간에서만 뿌리박고 자라는 이상스러운 나무이다. 내가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나의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지도 쓰지도 않았던 것은 이 고집스럽고 황당무계한 기억들을 공인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고향은 늘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실없는 사람이 되게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어령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지성의 오솔길』 『젊음의 탄생』 『한국인 이야기』,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가위바위보 문명론』 『생명이 자본이다』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목차

1 어머니를 위한 여섯 가지 은유
2 이마를 짚는 손
3 겨울에 잃어버린 것들
4 나의 문학적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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