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여기 지극히 평범한, 특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항구 도시가 있다. 오랑이라 불리는 이 도시는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소소한 취미를 즐기며 일상을 영위하는, 세상 어디를 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어느 날 이 도시의 거리 곳곳에서 비틀거리다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쥐들이 발견된다. 갑작스러운 쥐들의 끔찍한 떼죽음에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게 되고, 뒤이어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퍼지면서 이번에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한다.
결국 쥐와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것이 페스트라고 밝혀지면서 도시는 폐쇄되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손쓸 새도 없이 퍼져나가는 전염병에 아무 예고 없이 갇혀버린 사람들은, 그러나 갑작스러운 유배 생활 속에서도 나름의 방법으로 시시각각 가까워지는 죽음의 공포에 대응하기 시작한다.
출판사 리뷰
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전염병으로 폐쇄된 도시, 무너져버린 일상과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극한의 절망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벨상 수상 작가 알베르 카뮈의 세기를 관통하는 걸작 《페스트》를 만나다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올해가 아니라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라는 극찬과 함께 카뮈의 모든 작품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그해의 ‘비평가상’을 수상하고, 카뮈에게 역대 최연소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영예를 안겨주는 데 큰 기여를 한 작품이다.
이 책은 전염병에 의해 고립된 해안 도시 오랑에서 손쓸 새도 없이 죽어가는 사람들과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운명과 맞서는 사람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진정한 인간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게 만든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극한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 조각 희망을 발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영웅들의 이야기는 코로나 시대 속에서 오늘도 힘겨운 걸음을 내딛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죽음의 그림자로 뒤덮인 폐쇄된 도시, 그곳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이야기여기 지극히 평범한, 특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항구 도시가 있다. 오랑이라 불리는 이 도시는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소소한 취미를 즐기며 일상을 영위하는, 세상 어디를 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어느 날 이 도시의 거리 곳곳에서 비틀거리다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쥐들이 발견된다. 갑작스러운 쥐들의 끔찍한 떼죽음에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게 되고, 뒤이어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퍼지면서 이번에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한다. 결국 쥐와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것이 페스트라고 밝혀지면서 도시는 폐쇄되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손쓸 새도 없이 퍼져나가는 전염병에 아무 예고 없이 갇혀버린 사람들은, 그러나 갑작스러운 유배 생활 속에서도 나름의 방법으로 시시각각 가까워지는 죽음의 공포에 대응하기 시작한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공동체를 통한 연대 의식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죽음이 주는 공포에 잠식되지 않으며, 절망으로 주저앉지도 않으며,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의사로서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면서도 묵묵히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이도 있고,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보건 단체를 조직해 사람들을 돕는 이도 있다. 또한 생업으로 인해 바쁜 와중에도 자기 시간을 쪼개서 남을 돕는 이도 있고, 불법적인 경로를 이용해 폐쇄된 도시에서 탈출하려다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사람도 있다. 알베르 카뮈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과 긍정을 이야기한다. 그 어떤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면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현재진행형, 페스트전염병이 휩쓴 폐쇄된 도시를 배경으로 유배의 감정과 절망에 대응하는 인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페스트》. 페스트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전염병일 수도, 전쟁과 같은 거대한 악(惡)일 수도 있다. 공동체의 삶을 위협하는 세상의 모든 부조리일 수도 있다. 우리의 선택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주해야 할, 예측이나 방거가 불가능한 불가항력적인 세계.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채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그것은, 모두가 방심하는 순간에 언제 또다시 인류를 찾아와 불행과 교훈을 주려 위협할지 모른다.
이것이 우리가 성실성과 연대 의식을 잊지 말고 현재를 살아야 할 이유다.

“환자를 격리해 특별 치료를 해야겠습니다. 내가 병원에 전화를 할 테니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도록 하죠.”
두 시간 후 구급차 속에서 의사와 수위의 아내는 몸을 숙여 환자를 바라보았다. 갈증이 풀린 환자의 입에서 말이 끊기며 나왔다. “쥐새끼들!” 푸르스름한 입술은 촛농 같았고 눈꺼풀은 무겁게 아래로 축 처졌으며 호흡은 밭았고 멍울의 통증 때문에 몸이 갈갈이 찢기는 것처럼 보였다. 수위는 몸 위로 이불을 끌어 올리고 싶어 하는 것인지 아니면 땅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의 부름을 받은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보이지 않는 무거운 것에 짓눌려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 수위의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물었다.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건가요, 선생님?”
“돌아가셨습니다.” 리외가 말했다.
환자 몇 명만 보고는 전염병이라고 할 수 없으니 예방책만 세우면 된다. 마비, 탈수 증세, 눈의 충혈, 지저분해지는 입술, 두통, 가래, 극도의 갈증, 헛소리, 전신에 돋는 반점, 혼미한 정신, 그리고 마침내…. 그가 알고 있는 이러한 증상들을 이렇게 정리하다가 그 끝에서 한마디 말이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그가 읽은 의학 서적에서 이 같은 증세를 열거한 후 결론처럼 끝맺는 말이었다. ‘환자는 맥박이 실낱같이 미약해지고 몸을 약간 움직이고는 숨이 끊어진다.’ 그렇다. 이러한 증상들 다음에 환자는 마치 실에 매달린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정확히 환자들 중 4분의 3은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이 희미한 움직임을 하려고 애쓰는 것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알베르 카뮈
1913년 알제리의 몽도비(Mondovi, Dr?an)에서 아홉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포도 농장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대전 중에 사망한 뒤,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1918년에 공립초등학교에 들어가 뛰어난 교사 루이 제르맹의 가르침을 받았고, 이후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알제 대학 철학과에 입학한다. 카뮈는 이 시기에 장 그르니에를 만나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 1934년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도 가입하지만 내적 갈등을 겪다 탈퇴한다. 1936년에 고등 교육 수료증을 받고 교수 자격 심사에 지원해 대학 교수로 살고자 했지만 결핵이 재발해 교수직을 포기했다. 이후 진보 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한다.알베르 카뮈는 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으며, 같은 해에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발표하여 철학적 작가로 인정을 받았다. 또한 1944년에 극작가로서도 《오해》, 《칼리굴라》 등을 발표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다. 1947년에는 칠 년여를 매달린 끝에 탈고한 《페스트》를 출간해 즉각적인 선풍을 일으켰으며 이 작품으로 ‘비평가상’을 수상한다. 1951년 그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반항하는 인간》을 발표했다. 이 책은 사르트르를 포함한 프랑스 동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1957년에 카뮈는 마흔네 살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이때의 수상연설문을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이끌어준 선생님에게 바쳤다. 삼 년 후인 1960년 겨울 가족과 함께 프로방스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낸 후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던 중 빙판길에 차가 미끄러지는 사고로 숨졌다. 사고 당시 카뮈의 품에는 발표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코트 주머니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전철 티켓이 있었다고 한다. 《이방인》 외에도 《표리》, 《결혼》, 《정의의 사람들》, 《행복한 죽음》, 《최초의 인간》 등을 집필했다.
목차
1부 • 7
2부 • 87
3부 • 219
4부 • 245
5부 • 347
작품 해설 • 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