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협상은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제품’ 자체만을 창과 방패로 삼기에 콘텐츠 시장, 나아가 자본주의 시장은 너무 복잡하고 치열하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협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협상’이란 한마디로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제품을 바탕으로 상대의 감정을 건드려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과정이 협상입니다.”
MBC 현재 미디어전략본부에서 10년째 콘텐츠 판매 협상을 하고 있는 저자 송효지가 하이퍼리얼리즘 협상 에세이인 《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를 썼다. 전 세계에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를 수출하며 한류를 전파하고 국내 플랫폼들과의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자신의 노하우를 담았다.
협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사람은 사실(fact)보다는 감정으로 움직이고 의식보다는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존재이다.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는 32가지 협상 시크릿을 담긴 이 책을 통해 이제 당신도 나만의 협상을 시작해보라.
‘공작새’와 ‘플라워(flower)’ 전략“보통 ‘첫 만남’부터가 협상의 시작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첫인상을 심어주는 단계는 만남 전 ‘사전 응대’부터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이때 충분한 호감을 심어주어야 앞으로 있을 첫 만남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아무도 우리를 바라봐주지 않을 때는 수컷 공작새처럼 먼저 자신의 무늬를 적극적으로 펼쳐내야 한다. 첫째 우리 회사와 나의 영향력(업계 위상, 규모, 실적, 인맥 등), 둘째 성실성(자료 제공, 질의나 요청에 대한 성의 있는 응대, 협조적인 태도, 신뢰성 등), 셋째 인간적인 매력(친근하고 호의적인 태도, 좋은 인상, 자신감 등)이 그것이다.
반면에 상대방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면 우리가 할 일은 문의나 요청에 대해 은은하고 성실하게 응대하는 것이 좋다. 꽃은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꽃가루를 가지고 있으면서 은은하게 향기를 뿜어내며 벌을 유혹할 뿐이다. 이렇듯 만남 전 ‘사전 응대’부터 충분한 호감을 심어주어야 앞으로 있을 첫 만남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협상은 ‘풍차의 날개’처럼“풍차의 날개는 같은 속도로 돌아가며 언제나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날개가 바람에 따라 움직이며 필요에 따라 방향을 바꾼다고 한다. 바로 이거다. 협상은 ‘풍차의 날개’처럼 하는 거다. 바람에 따라 움직이며 필요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풍차의 날개처럼.”
협상은 예측 불가능성을 지닌다. 변화무쌍한 ‘사람’이 하는 협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예측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 더군다나 상대방에게 100%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는 것이 협상에서 결코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당히 변화무쌍하고 유연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상대방에게 적절한 긴장감을 심어줄 수 있다
협상에서는 ‘융통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계획과 준비는 철저할수록 좋지만 언제든 수정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미리 모든 계획을 세워 완벽한 협상안을 만들려고 하지 말라. 협상은 바람에 따라 움직이며 필요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풍차의 날개’처럼 해야 한다.
승리감을 심어주어라“협상을 무사히 잘 끝냈다는 생각이 들어 승리감에 도취된 나머지 상대방 앞에서도 이를 뽐내고 싶어진다. ‘어때? 나 잘했지?’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용을 다 그려놓은 뒤 마지막에 눈동자를 찍지 않으면 아무 그림도 되지 않듯이 화룡점정 한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모든 일은 마무리가 중요하다. 이번 거래를 통해 ‘배려받았다’고 느낀 상대방은 ‘호의의 반보성’ 법칙에 따라 우리와 다시 거래를 함으로써 호의를 되돌려주려 할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공을 돌리고 승리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방송국에서 드라마 파는 여자》는 전 세계에 드라마를 파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협상의 진수를 정확히 짚어내고 이를 흥미진진한 경험담으로 쉽고 명쾌하게 풀어냈다. 협상학 교수도 추천하는 이 책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내일부터 있을 강행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
송 차장은 샤워를 마치고 나서 미팅 준비물들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한다. 노트북 충전이 잘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내일 입을 정장, 주요 미팅 자료가 들어 있는 USB, 파일 등을 꼼꼼히 살핀다.
갑자기 초인종이 울린다. “Hello” 하며 인기척을 내니 후배의 목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온다. “선배, 저에요.” 송 차장은 문을 열고 그녀를 안으로 들인다. 무슨 일인가 싶어 물으니 조언이 필요하다고 한다.
후배에게는 이번이 첫 마켓이다. 앞으로 협상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며 울상이다.
송 차장은 미팅 전날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처음 마켓에 참가하던 때가 떠오른다. 구매자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하는 건지, 조건 협의는 어떤 식으로 시작해야 하는지 어리둥절하던 모습이 후배에게서 오버랩된다. 그래서 오늘은 잠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협상 노하우를 몽땅 쏟아내기로 다짐한다.
그렇게 송 차장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협상’이란 제품과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자, 지금부터는 송 차장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협상가’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치열한 두뇌싸움을 통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려는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상대방을 장악하고 KO 패 시키는 ‘쌈닭’을 연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협상에서 ‘이긴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협상에서는 ‘양쪽 모두 원하는 가치를 얻어내는 선에서 타협하는 것’을 승리로 본다. 다시 말해, 내가 100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0으로 만들어서도 안 되고 상대방이 100을 다 가지도록 무조건 양보해서도 안 된다. 꼭 결과물이 50대 50으로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동등할 필요는 없지만, 양쪽 모두 ‘손해 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협상은 ‘잘된 협상’이다. 나 역시 신입사원 채용 과제에서 상대방에게 예산을 많이 양보한 것 때문에 점수를 잘 받은 것은 아닐 것이다. 상대방과 내 사업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해봄으로써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을 것은 얻으며 시너지를 잘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통합 조정을 한까닭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완벽히 50대 50이 아닌 이상 결국 누구 하나는 손해를 본 것이 아닌가요?’
그럴 수 있다. 절대적인 수치로만 놓고 본다면 어느 한쪽은 이익을 더 많이 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협상 결과에서 중요한 점은 각자 원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얻어냈는지의 여부다. 양쪽이 원하는 가치는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