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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실험
그루 | 부모님 |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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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시집 『꽃의 실험』에서 김정화가 보여준 시 세계는 ‘서정을 통한 내면 찾기’로 규정된다. 그곳에는 ‘전통과 현대 사이’, ‘은유와 환유 사이’, ‘역설과 해학 사이’로 난, 모호한 시의 길이 존재한다. 실로 그의 서정 세계는 단순한 어둠이나 비유가 아니라, 오늘날 서정시가 나아가야 할 중요한 지점을 찔렀다.

  출판사 리뷰

김정화 시인은 현실 밖의 현실을 꿈꾼다. 이런 몽상의 세계는, 이번 김정화 시집 『꽃의 실험』에서 중요한 기제로 작동한다. 너무 추상적이지도, 너무 구체적이지도 않다. 그저 그늘진 일상 속에서, 그녀만의 젖은 목소리로 언어의 살점과 뼈를 발라 시의 보자기에 싼다. 시인의 고통을 여자의 산고에 비유한 「낳다」, 낯선 서정을 실험한 「꽃의 실험」, 아버지의 죽음과 모진 뒤쪽을 우화羽化의 기법으로 다룬 「누에고치」, 현대의 층간 소음을 밝은 시선으로 그려낸 「서랍」, 아버지의 죽음을 물아일체로 승화시킨 「구름 가족 관계 증명서」는, 김정화 시편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수작 「누에고치」는 생사의 기로에 선 병상의 아버지를, 시 속에서 온전히 장악하였다. 죽음을 건너가는 아버지의 은유를 밀도 높게 형상화하였다. 시 「지하철」은 ‘휠체어’를 타고 전동칸으로 들어오는 장애인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확보하였다. 군중의 은유를 ‘개나리’ ‘매화’로 처리한 시법은 주목할 만하다. 궁극적으로 이 시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윤리 인식의 격상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휠체어’를 바라보다 길을 잃은 시적 화자의 시선 처리는, 동시대인에게 방황의 방향 혹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하얗게 아프다가 불꽃처럼 흩어졌지만
다 열릴 때까지
하늘빛 말을 적어 보았다

그가 코 문을 밀고 들어왔다

방금 온 헌책에 붙어왔나 하다가
해넘이가 유리창을 달궜나 했다

화끈거리는 손목
하늘에 스민 바람을 불러낼까 보다

불길이 하늘을 끌어당겼다

허리 굽고 푸릇하고 비릿하다
울면서 와락 안긴 산안개 냄새

터진 구름 둘레로 서녘을
끌어안고 아랫물을 쏟았다

뜨겁게 앓았다

아뿔싸,
노을이 시를 낳는다
―「낳다」 전문

소리마디가 가득한 길턱에서
겨우 하나 받았다

5, 4, 3, 2,
1,
0.5
하얗게 덮어쓰고 앉은 침묵

아름다운 꿈길에 앉아 새가 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뽀글 파마 정거장에서 헤맸다
저마다 별로 가려고 몸을 싣고
지그시 눈 감고 별맞이 기차를 탄다

스치는 이 하루만을 본다
꽃을 여는 길

이곳이 그리운데 멀리 와 버렸다
뚜껑을 열자

사십 분짜리 꽃봄
하늘과 땅 사이, 꽃 덤불 핀다
―「꽃의 실험」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정화
의성에서 태어나 2021년 《문장21》에 시로 등단했으며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인천시인협회 회원과 텃밭시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꽃의 실험

낳다
꽃의 실험
맞춤

늦잠
천불산 바람
깨꽃
그 사람
겨울 기스락
동백

동맥


제2부 구름 가족 관계 증명서

누에고치
2월 꽃사람
애인
구름 가족 관계 증명서
부부

벗기
서랍
달집
그 애가 온
욱수골 나비
단풍

제3부 매화

한때
앓이
돌다
별꽃
목련
노랫길
모시 수건
반지
멀미
동굴
매화
내 시를 읊다가

제4부 겨울 사람

지하철
계단
전봇대
냄새
겨울 사람
여왕
늙은 나무
까마귀
갓바위
청암사
여름잠
푸르게 닿는

제5부 그릇에 멈춘

그릇에 멈춘
엄마 수능
엄마는 자리 바꿔도
양배추
시아버지 눈물
상제 놀이
배꼽
너른 어깨
가시버시
새끼
가뭄
나도 간다

해설 시간의 무늬를 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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