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달아실 기획시집 21권. 권태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시집에는 권태완 시인의 그림 <Out of Memories> 연작 15점도 함께 실려서, 권태완 시인의 시와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평범했던 한 여자가 이제 여자라는 허울을 벗고, 흔쾌히 마녀가 되기로 한다. 마녀의 대열에 뛰어들어 마녀와 함께 춤을 추기로 한다. 고요했던 세상에 작은 균열이 생긴 것이다.
출판사 리뷰
여자는 왜 마녀가 되어야만 했을까
― 권태완 시집 『마녀와 함께 춤을』
화가이기도 한 권태완 시인은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년 동안 서울 소재 공립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어느 날 시를 쓰고 싶었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마침내 선생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서울을 버리고 춘천에 내려왔다. 30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30년째 춘천에서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있는 권태완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마녀와 함께 춤을』)을 달아실기획시집 21권으로 펴냈다.
85편이라는 적지 않은 시편들이 수록된 이번 시집에는 권태완 시인의 그림 연작 15점도 함께 실려서, 권태완 시인의 시와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시집에 대해 권태완 시인은 이렇게 자평한다.
“두더지 고개 내밀면 잽싸게 망치로 때리는 게임. 우리 세대 교육은 딱 그 식이었다. 고만고만한 생각의 상자에서 나온 시가 높이 뛰지 못했다. 뒤늦게 상자를 부수고 나왔다. 시에 불온과 반항을 섞었다. 시가 적어도 내게 웃음을 줬다.”
권태완 시인의 시 스승이기도 한 전윤호 시인은 이번 시집을 이렇게 얘기한다.
감쪽같이 세상을 속였지. 하긴 나도 내게 속았어. 착한 딸, 착한 딸, 큰 마녀의 주문에 걸렸지. 날 배반한 녀석들, 그때마다 석 달은 신열을 알았는데, 바보야, 복수는 달콤해, 불쑥 내 늑골 속 마녀가 속삭였지. 황당한 내게 한 아름 독초를 내미는 손이 섹시했어. 냄비에 넣고 끓이라고, 술에 타 먹이라고! 깨달음이 뇌에 번개쳤어. 그 후 밤마다 동네에 변사체 하나 실려 나갔어. 뉴스는 해괴하지만 누구 소행인지 아무도 모른다네. 이후 독초가 밀거래되고 동네 마녀들 연대가 암약 중이지. 이제는 밤마다 마녀들 모여 춤판 벌리지. 낮이면 멀쩡한 얼굴로 세상을 속이지만!
― 「마녀와 함께 춤을」 전문
“착한 딸, 착한 딸. 큰 마녀가 그녀에게 저주 같은 주문을 걸었다. 허구한 날 사람들에게 배반당해도 그저 착한 딸이 되라고 가르친 사람들이 바로 ‘큰 마녀’였다고 깨닫는 순간이 그에게는 번개 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자신을 속여온 세상에 복수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독초를 먹고 독이 되고 스스로 독을 만들어 위선자들에게 반격을 시작했다. 솜씨가 좋아 세상은 누가 범인인지도 모르고 이제 그는 다른 마녀들과 모임을 만들어 즐겁게 춤판을 벌이며 살아가는 중이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기둥이 될 남성이 부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자가 살림을 꾸리기 어려운 것이 그가 살아온 세상의 모습이다. 그저 눈앞의 생활을 책임지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여자는 강해야 했고 그런 강인함 속에 마녀가 깃들여 있다는 것을 뒤늦게 자각했던 것은 아닐까? 아무튼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참지 않는다.”
“그는 정박 중이지만 항해 중이다. 자신이 건너온 바다를 되짚어 파도를 기록하고 있다. 춘천에는 마녀가 산다. 커다란 냄비에 독충과 분노를 넣고 종일 끓여대는 마녀가 산다. 그 냄비에서 무엇이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짐작하기에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이기 때문이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약과 독을 함께 지닌 파르마콘(Pharmakon)일지도 모른다. 『어린 왕자』에서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라고 했지만, 또 다른 어떤 작품에서는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는 나는 세 시부터 죽어가기 시작할 거야”라고 했으니, 길들여진다는 것은 독을 품은 약을 마시는 것과 같지 않을까. 권태완의 시집을 읽고 떠오른 생각이다.
평범했던 한 여자가 이제 여자라는 허울을 벗고, 흔쾌히 마녀가 되기로 한다. 마녀의 대열에 뛰어들어 마녀와 함께 춤을 추기로 한다. 고요했던 세상에 작은 균열이 생긴 것이다. 그 이후가 궁금하다면 그의 시집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권태완
경기도 두물머리가 고향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서울 소재 공립 중학교에서 20년 봉직했다. 시 쓰고 그림 그리고 싶어 춘천에 내려와 30년째 거주하고 있다. 시집으로 『북한강변 길』, 『근사한 희망』이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낭창낭창
와트
자화상
낭창낭창
콩국수
도란도란
검은 수국
검은 용수철
무릎 시린 날
부력
적멸보궁
하루를 사르다
초미니 역사
2부. 마녀와 함께 춤을
죽은 병아리가
몽달귀신과 동거한다
토닥이다
마녀와 함께 춤을
마녀 연대
공동 소유
마법이 풀리면
서랍에 그가 놀러온다
두 눈을 훔칠 테야
3부. 애인이 생겼다
블랙 드래곤 피시
세렝게티 사자들
발효
베르사유의 장미
시치미 떼다
범선을 탈까
네 남자가 도둑이 아니더냐
눈썹 칼
애인이 생겼다
지옥에서 보낸 하루
슬픔을 끓이다
일급비밀
괴물
4부. 네게 가는 길
꽃 지는 봄밤
네게 가는 길
목백합
말채나무 가지마다
꽃잎을 삼키다
조팝꽃
폭죽
오미자 맛
다비
솟아오르다
끝내버리자고
5부. 등 밑으로 시냇물이 흘렀다
도원이 있다네
등 밑으로 시냇물이 흘렀다
숭고한
불꽃 깃발
대숲의 노래
문신
긴 날숨
깊은 그늘
메뉴
제4막
6부. 그 남자의 방
하느님의 품사
입춘 지나
벚꽃에게 묻다
첫 키스
눈밭을 꿈꾸다
어룽지다
그 남자의 방
꽃병이 있는 풍경
날강도
성업 중이다
골든 리트리버
향기도 번뇌였나
처서
춘천항
빈집
포장마차
썩을 놈들
봄날이 퇴각한다
7부. 스미다
야생마
독자 족
이교도의 신
집 짓기
글썽이다
옭히다
버린다 버린다 버린다
깎다
흔들다
스미다
감추다
빨아먹다
발문_ 한 여인이 즐거운 마녀가 될 때까지 ․ 전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