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19년 57세에 등단한 홍대욱 시인이 첫 시집 <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을 달아실시선 57권으로 펴냈다. 비록 첫 시집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시집에는 철학을 공부했고, 편집자로 일했던 홍대욱 시인의 그동안의 경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인으로서의 내공 또한 결코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세상에 없는 노래를 부르는 래퍼
― 홍대욱 시집 『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
2019년 57세라는 늦은 나이에 등단한 홍대욱 시인이 첫 시집 『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을 달아실시선 57권으로 펴냈다.
비록 첫 시집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시집에는 한신대 철학과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국내 유수의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홍대욱 시인의 그동안의 경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인으로서의 내공 또한 결코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해설을 쓴 오민석 교수는 이번 시집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홍대욱은 분방하고 자유롭다. 그의 시들은 절정의 샤우팅(shouting)을 하는 로커와 위악으로 가득 찬 래퍼의 목소리 사이 어딘가에 있다.
돈 맥클린(D. Mclean)이 1971년에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발표했을 때, 그것은 사라진 로큰롤 정신에 붙이는 레퀴엠이었다. ‘레닌이 마르크스를 읽고/ 비틀스가 공원에서 연습을 할 동안/ 우리는 어둠 속에서 장송곡을 불렀지/ 음악이 죽은 날’. 맥클린에게 있어서 음악은 자유와 저항의 상징이었다. 음악은 폭력과 억압을 거부하고 자본과 싸우며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음악의 죽음은 자유와 희망의 사라짐이었다.
홍대욱의 시에도 저항과 자유의 록 정신이 넘친다. 그는 골방의 실존주의 혹은 병적 독백을 거부한다. 그는 거리로 나와 시의 일렉트릭을 울리며 반(反)자본을 외친다.”
이건 my 3rd 랩 나는 홍군이지만 래퍼가 아냐 그냥 알량한 시가 노래가 되길 열망하지 돈 don’t go 명성 don’ go Yeah happy 피플
기억나니 in 1997 KID란 애들 오! 난리야란 노래 라임 오 말세야 오 말세야 씨플
하루는 커피향 오렌지향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터미널 공중화장실 락스 냄새로 시작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어 혁명가 트로츠키는 커피향보다 정치신문 잉크 냄새를 좋아했다지 start start 오늘도 자칭한국당 바랜미래당 씨발놈의 새끼들은 네 탓 남 탓
기억나니 in 1997 KID란 애들 오! 난리야란 노래 라임 오 말세야 오 말세야 씨플
노무현 그를 보내던 날 가투 나가는 심정으로 서울역까지 걸었지 쥐박이가 죽인 거야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사람들이 울며 절며 난 앳된 전경들 보며 오늘은 건들지 마라 꽃병을 안기는 수가 있다 괜히 이를 악물고
기억나니 in 1997 KID란 애들 오! 난리야란 노래 라임 오 말세야 오 말세야 씨플
똑같은 라임을 반복하니 스스로 짜증도 나지만 삶은 희다 붉다 온통 희고 붉은 노래 세상은 자본과 구라로 편집된 짝퉁 천국 지옥 맛대가리 없는 짬뽕 공화국
기억나니 in 1997 KID란 애들 오! 난리야란 노래 라임 오 말세야 오 말세야 개뿔
― 「세상에 없는 랩 3 ― 붉으락 푸르락」 전문
“시인은 랩의 라임과 율동을 빌어 러시아의 혁명가를 소환하고 한국의 극우 정당에 욕설을 날린다. 그의 언어는 의식의 흐름을 타고 커피에서 공중화장실로, ‘쥐박이’에서 노무현으로 자유자재로 옮겨 다닌다. 그러나 그 모든 의식의 밑바닥엔 이 세계가 ‘말세’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가 본 말세의 풍경은 ‘자본과 구라로 편집된 짝퉁 천국 지옥 맛대가리 없는 짬뽕 공화국’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 헐렁한 바지에 캡을 삐딱하게 쓰고 손가락을 내밀며 ‘짝퉁 천국’을 야유하는 래퍼의 경쾌한 몸짓이 연상된다.
랩의 힘이 슬픔 속에서도 슬픔에 침몰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의 시 역시 지옥의 ‘짬뽕 공화국’ 안에서 자본의 ‘구라’에 유린되지 않는 사캐즘(sarcasm)을 보여준다. 이 삐딱함과 야유야말로 그의 시를 젊게 하는 힘이다. 물론 비난과 조롱만으로 세계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악의 거대한 벽 앞에서 질질 짜는 것, 그 유약한 미학 역시 문학의 중심은 아니다.
문학은 극복 불가능한 것, 이길 수 없는 것조차도 깔아뭉개는 ‘부정의 미학’이다. 그것은 문학이 물리적 힘보다 선한 힘의 궁극적, 압도적 우위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이다. 문학은 골리앗의 허위를 꿰뚫는 다윗의 돌팔매이다. 승리는 궁극을 향하며 나쁜 현세를 지속적으로 부정하는 시간과 주체에게 주어진다. 누가 더 센지는 긴 역사가 아주 느리게 보여준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말대로 모든 견고한 것들은 대기 중에 산산이 녹아내릴 것이다.”
“홍대욱이 ‘말세’의 현실에 저항하거나 그것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사랑의 헤테로토피아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시인에게 문제 제기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싸울 수 있는 힘을 제공하며, 버틸 수 있는 지구력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그까짓 사랑이라 하지 말고 당신을 에누리해 모두 주’라는 것은 시인에겐 일종의 정언명령이다. ‘후회하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며 사랑의 헤테로토피아를 현실화하는 것, ‘자본과 구라’의 문법을 해체하고, 사랑의 관계와 제도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시인의 일이고 시의 과업이다.”
홍대욱이라는 신인-신인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자기만의 경지를 이룬 듯한-이 우리 문단에 우리 시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넣어주기를 희망한다.
그의 어투를 빌려서 「세상에 없는 노래를 부르는 래퍼-홍대욱論」이라는 랩을 써보았다.
“세상일에 세상 사람에 시니컬하고 시큰둥한 내게 뜬금없이 찾아와서는 <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을 만들어달란다 이력서를 보내라 했더니 일찍이 마르크스와 엥겔스와 레닌을 지나온 족적이라며 <시로 쓴 자본>을 보내왔다 어떤 유형의 노래인지 무엇을 담은 가사인지 몇 개만이라도 샘플을 보내라 했더니 프롤레타리아 운수 노동자였던 <밤 열한 시의 엘비스>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랩보다 더 랩 같은 <세상에 없는 랩>을 보내왔다 세상일에 세상 사람에 시니컬하고 시큰둥한 내가 뜬금없이 말했다 좋네요 까짓 것, <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 한번 만들어봅시다 홍대욱이라는 래퍼가 드디어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오디션도 없이 오디션을 부수고 마침내 푸하하 <돈 don’t go 명성 don’ go Yeah happy 피플> 오 말세야”(「세상에 없는 노래를 부르는 래퍼 ― 홍대욱論」)
이 유니크한 신인이 앞으로 보여줄 노래가 더 궁금하다.
■ 달아실출판사는…
달아실은 달의 계곡(月谷)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달아실출판사”는 인문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출판사입니다. 어둠을 비추는 달빛 같은 책을 만들겠습니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홍대욱
대학 학부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여러 출판사에서 편집(책임)자로 일했다. 2019년 서울시인협회 월간<시SEE> 추천시인상, <문예바다> 2020년 봄호 시공모에 뽑혀 새내기 시인이 되었다. 시집 <세상에 없는 유행가를 위한 가사집 >(2022)과 서평 모둠 <인문 오디세이아>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어깨까지 드리운 머리칼의 소곡집
밤 열한 시의 엘비스
1960년의 로커룸
聖현수막
聖골목
聖검정비닐봉투
아린
흑설黑雪
위험한 권유
크라잉 크레인
짙은 초록 노트의 약속
시장에서
프랑스양복점
편지의 여왕
늙은 화투에게
유리가게 선인장
캘린더 걸
거울과 심장
흑심
풍경을 사랑한 병사
고백
분홍 알약
유리로 지은 노래
딸과 그림책
횡경막의 시
보리 마음
어깨까지 드리운 머리칼의 소곡
아침의 이유
파멸
일용할 양식
고고학자의 하루
금요일의 도시락
2부. 세상에 없는 노래를 위한 가사집
세상에 없는 랩 1
세상에 없는 랩 2
세상에 없는 랩 3
세상에 없는 랩 4
세상에 없는 랩 5
행복했던 시절
부엌의 노래
핀
안갯밤의 고해
서머타임
오렌지빛 옥탑
벽 속의 칼날
헌드레드 밀리언 마일즈
충주 시편 1
충주 시편 2
원주 시편 1
원주 시편 2
2월
강변의 목마
옷장 문을 열며
빗물술집
바람의 군대
바다와 필름통
흑인
까르보나라
바다나무
문에 단 인형
피아골 주홍 교회당
외팔 인형사의 편지
가난한 여자의 이사
3부. 시로 쓴 자본
서시
1. 나의 친구 엥겔스의 편지
2. 천千 일의 장사꾼
3. 흡혈귀의 탄생
4. 전태일!
5. 황금 거리의 동화
6. 정오의 노동자
7. 국수와 북소리
8. 공장 파랑 울타리
9. 소련 체조선수 드가체프
10. 새벽 인력시장에서
12. 희망사항
13. 투신자의 편지
해설 _ 자본을 건너는 사랑의 헤테로피아 - 오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