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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길 서편제
계수나무 | 3-4학년 | 200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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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길-서편제"는 '예술'과 '문화 유산'으로서의 남도 판소리 이야기입니다."서편제"를 어린이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을 때, 원작자인 이청준 선생님께서는 맨 처음 그 이유를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서편제"가 영화로 더 유명해진 작품이니까 임권택 감독님과 의논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 결과 어린이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많은 부분이 발전되었습니다.
소리꾼인 아버지. 어머니를 잃은 원망 때문에 아버지와 소리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의붓아들. 아버지의 소리에 대한 집념으로 눈이 멀게 되는 딸. 이 세 사람의 삶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판소리를 지키고 전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자는 생각에서 이 책을 기획했습니다. 아버지를 통해 예술에 대한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오누이를 통해 거기에 따르는 고통과 희생, 그것의 의미(아름다움)와 가치를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함께 원고를 써 나가면서, 우리는 더욱더 이 작업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남도 판소리는 우리 조상들이 오랜 세월 공들여 일구고 가다듬어 물려준 귀하고 자랑스런 문화 유산입니다.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판소리의 변화무쌍하고 재미있는 표현 능력, 그리고 그 아름다운 정서들은 어느
한 지역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소중한 공동 재산입니다. 그 지혜롭고 아름다운 유산의 값을 온전하게 이해하고 가꾸어 나가는 데 이 책이 길잡이 역할을 하리라 기대합니다.
명창 안숙선 선생님께서 판소리는 같은 음정으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떨기도 하고, 띄우기도 하고, 꺾어 내리기도 하며 다른 정감을 표현하기 때문에 마치 그림을 그리는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 "소리의
길-서편제"를 통해 시각적인 그림이 얼마만큼 감동적으로 청각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지 독자는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용 들여다보기"박유전이라는 소리꾼은 자신이 일생을 바쳐 지켜 온 소리가 헛되이 사라져 버리지 않기를 바랐던 게지. 그래서 자기 무덤 앞을 지나가는 소리꾼들에게 '내 소리 받아
가거라' 하고 외치고 있는 것이야." -본문 중에서
오누이를 데리고 소리 유랑길을 다니던 아버지는 버려진 초가에서 하룻밤을 쉬어 가기로 합니다. 그 곳은 박유전이라는 소리꾼의 무덤 근처였습니다. 박유전은 조선 후기에 살았던 판소리의 명창입니다. 아버지는
명창의 소리를 잇고 싶었던 것이지요. 자신이 지켜 온 소리를 누군가에게 전해 주고 싶었던 명창 박유전의 소망은 곧 아버지의 소망입니다. 오랜 세월 여러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오며 다듬어진 남도 판소리는 그런
소리꾼들의 열망에 의해 지켜지고, 가꿔지고, 그리고 다음 세대로 전해진 것입니다. 그 이튿날부터 아버지는 오누이에게 본격적으로 소리 공부를 시키기 시작합니다.
"유명한 소리꾼들이 소리하기에 좋은 목청을 얻기 위해, 폭포 아래에서 소리 연습을 많이 했지. 소리꾼의 소리가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를 뚫고 튀어나가야 비로소 그 사람이 진정한 소리꾼이 될 수 있다는
얘기지." -본문 중에서
목 안이 터지고,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가 아물고 다시 목구멍이 터져 흉터투성이가 되도록 힘든 소리 공부를 통해서만 진정한 소리꾼이 될 수 있습니다. 오누이는 폭포 아래서 소리 연습을 하다가 온몸이
퉁퉁 붓기도 하고, 그래서 생긴 병을 다스리기 위해 똥물을 마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요구는 끝이 없습니다. 탁하면서도 맑은 맛이 있고,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데가 있는, 경박스럽지 않고 무게가 있는 소리를
내기 위해 오누이의 고된 소리 공부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세 식구가 흥을 잃지 않았던 것은 늘 소리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판소리 속에는 사람살이의 온갖 희로애락을 감싸는 재미와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소년은 소리를 잊으려고 떠나서도 그 소리를 잊지 못하고, 소리의 길을 가고 있는 누이를 찾아 나섭니다.
아버지의 곁에 있는 한 언제까지나 이렇게 가난하고 천대받는 떠돌이 소리꾼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소년은 가슴이 답답하기만 했다. 소년은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문 중에서
힘들게 소리 공부를 해도 가난하고 천대받는 떠돌이 소리꾼의 생활은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소년은 다른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소리판에서 만난 노인은 판소리는 우리 민족이 전해 내려온 훌륭한
예술이며, 소리하는 일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이 소중한 것이니 열심히 배워 명창이 되라고 합니다. '소리를 하다 보면, 힘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속이 시원해지'고, 그래서 '정말 소리를 잘해 보고 싶다'는
누이는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나타내 보이고 거기서 만족과 기쁨을 얻는 예술가의 기질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소년은 소리를 사랑하는 누이에게는 아버지가 더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혼자만 도망을 갑니다.
"목청도 목청이지만, 좋은 소리를 가꾸자면 가슴에 말 못 할 한을 심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네 눈이 그리 된 것이다. ....이제부터는 한에 파묻히지 말고 그 한을 넘어서는 소리를 하도록 노력해라. 네
나름의 소리 세계를 만들라는 말이다." -본문 중에서
지난한 떠돌이 소리꾼의 삶을 끝내고 눈을 감던 날, 아버지는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고, 딸에게 자기만의 소리의 세계를 만들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합니다. 오빠가 떠나고 눈마저 보이지 않게 된
딸에게 남은 것은 아버지와 소리뿐이었습니다. 그 한을 안으로 품어 안으며, 딸의 소리는 더 깊게 성숙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꾼이 너무 편한 세월을 지내다 보면, 가슴 속에서 사무쳐 나오는 소리를
잃게' 된다며, 아버지는 부잣집에서의 안락함을 버리고 버려진 빈 집으로 나와 딸과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더 높은 단계의 소리를 위해서 아버지가 딸의 눈을 멀게 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가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리하는 것이 재미나 취미가 아니라 삶 그 자체인 소리꾼으로서는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해
치르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아픔의 대가 없이는 어느 것 하나도 온전히 이룰 수 없는 게 세상살이의 엄격함이기도 하고요.
이 책의 줄거리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소년은 어머니가 여동생을 낳고는 죽자, 의붓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고향을 떠나게 됩니다. 떠돌이 소리꾼인 의붓아버지는 오누이에게 소리를 가르치고자 하나, 소년은 소리가 무엇이기에
아버지가 그토록 마음을 쏟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소년과는 달리 누이동생은 소리에 재능이 있을 뿐 아니라, 소리를 잘 해 보겠다는 열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소년은 먹고사는 일보다는 오로지 소리에 매달려 살고
있는 아버지 밑에서는 춥고 배고프고 천대받는 떠돌이 생활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소년은 아버지와 누이를 떠납니다. 소년이 떠나자 마음을 잡지 못하는 딸을 데리고 선학동 마을을 찾은 아버지는 딸마저 자기를 떠날까 봐 마음을 놓지 못합니다. 딸이 소리에만 마음을 쏟아 명창이 되기를
바라는 아버지는 딸의 눈을 멀게 만듭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장님이 된 딸은 절망의 시간 끝에 자기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다시 소리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로부터 삼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다음, 오누이는 다시 만납니다. 의붓아버지와 누이로부터 도망쳐 도시로 나가 살던 소년이 중년의 남자가 되어 누이동생을 찾아온 것입니다. 그러나 오누이는 서로를 알은
체하지 않고, 그저 소리와 북장단을 주고받는 것으로 그 저녁을 보내고 헤어집니다. 오누이는 소리를 통해 서로의 살아온 날들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고는 서로를 마음의 고향으로 남겨 둔
채, 다시 각자의 길을 떠납니다.
눈 내리는 저녁, 길을 떠나는 누이의 어린 동행자. 이전에 누이가 아버지에게 소리를 배웠던 것처럼 어린 그 소녀가 그녀의 소리를 이어 가겠지요.

  작가 소개

저자 : 이청준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춤추는 사제』 『이제 우리들의 잔을』 『흰옷』 『축제』 『신화를 삼킨 섬』 『신화의 시대』 등이, 소설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가면의 꿈』 『자서전들 쓰십시다』 『살아 있는 늪』 『비화밀교』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꽃 지고 강물 흘러』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등이 있다. 한양대와 순천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산문학상, 21세기문학상, 대산문학상, 인촌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으며, 사후에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2008년 7월, 지병으로 타계하여 고향 장흥에 안장되었다.

  목차

떠돌이 소리꾼/13
소리공부/25
소리판/43
도망/63
날아오르는 학/77
아버지와 딸/89
소리의길/105
오누이/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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