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한여름 산속에서 보낸 12일간의 자유와 휴식!
아빠와 함께한 잊지 못할 추억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초등학교 중·고학년 어린이들에게 문학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창작동화시리즈 ‘청개구리문고’의 40번째 작품인 『맛있는 캠핑』이 출간되었다. 대교 눈높이아동문학대전에 장편동화가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권영이 작가가 새로이 내놓은 신작 장편동화다.
『맛있는 캠핑』은 여름방학을 맞아 아빠와 함께 캠핑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장편동화다. 그런데 캠핑이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맛있는’이라고 표현했을까? 제목부터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아주 맛있는 캠핑 요리를 많이 해먹어서일까? 아니면 신기하고도 멋진 일들이 무궁무진 펼쳐지는 걸까, 엄청난 모험을 하는 걸까?
하지만 조금만 읽어 보면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인 캠핑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도 ‘맛있다’는 것이 꼭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신나고 재미있어서만 붙일 수 있는 말은 아니니까 이해 못 할 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주인공이 아주 재미없고 형편없는 캠핑을 했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맛있다’는 말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닐 수도 있기에 ‘맛있다’는 의미를 곱씹으면서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는 거다. 그 의미를 이해함으로써 이 작품을 ‘맛있게’ 감상하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보람이가 아빠와 함께한 12일간의 캠핑은 좀 특이하다. 근사한 캠핑차를 타고 멋진 곳으로 가거나, 바닷가나 휴양지의 시설이 잘된 캠핑장으로 가는 게 아니고 아빠의 고향 마을 뒷산으로 캠핑을 간 거다. 완전히 노지 캠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모닥불을 피워 놓고 기타를 치는 낭만적인 캠핑은 고사하고 숯불에 고기나 소시지를 구워 먹는 재미난 캠핑과도 거리가 멀다. 그저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캠핑, 재미 하나 없는 이런 캠핑을 보람이가 좋아할 리 없다.
보람이는 휴대폰도 없이 시원한 콜라도 한 잔 못 마시면서 12일 동안 산속 토굴에서 지낼 일이 깜깜하기만 하다. 툭하면 툴툴거리기 십상이고 틈만 나면 산을 내려갈 궁리다. 아빠를 살살 구슬려 보지만 어림도 없다. 그러다가 어느새 산속 환경에 적응하게 되면서 환경운동가인 아빠의 생활방식과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이 동화는 산속 토굴 생활에서 겪게 되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통해 서로의 맘을 잘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더욱 친숙해진 부자관계를 재미있게 그려내 보여준다.
특히 보람이는 캠핑을 통해 아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보람이를 지켜 줄 수 있는 믿음직한 아빠의 모습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어른이 뭐 그런 일을 가지고 그러냐고 그동안 속으로 툴툴댔었는데 아빠가 보람이보다도 더 힘들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거였다. 아빠도 엄마가 보고 싶은데 죽을 만큼 참고 있다는 걸, 그리고 엄마 역할까지 하는 걸 무척 버거워하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엄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아빠 혼자서 보람이를 키워 왔기 때문이다. 그런 아빠에게 보람이는 이젠 아들 걱정 말라며 위로한다. 어느새 보람이가 부쩍 큰 것이다.
이렇게 캠핑을 하면서 아빠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 서로 위로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이 정도면 아빠와 함께한 힘든 토굴 생활을 ‘맛있는 캠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예쁘고 귀여운 여자친구까지 사귀게 되었다면 어떨까? 여자아이인 민정이를 남자아이로 착각했다가 혼구녕이 나긴 했어도 보람이는 민정이가 마냥 좋다. 민정이도 보람이가 싫지 않은 것 같은데 티격태격하면서 알콩달콩 추억을 만들어가는 두 아이의 이야기가 잔잔한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이러니 ‘맛있는’ 캠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그렇게 툴툴대던 보람이가 “아빠! 우리 휴일에도 캠핑 오면 안 돼?”라고 할 정도가 되었으니까.
이 이야기를 읽는 어린이 독자들도 보람이를 통해 자연 속 캠핑의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연환경의 소중함도 느끼고 가족 간에 터놓지 못했던 속마음도 함께 나누면서 사랑을 재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보람이가 들려주는 캠핑 이야기가 어린이들 모두의 ‘맛있는’ 캠핑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아, 아파. 살살 좀 해.”
아빠가 내 배에 붙은 때를 밀며 너스레를 떨었다.
“와우. 이 때 좀 봐라. 엄청 나오네.”
아빠 손에 밀리는 때와 함께 그동안 내 마음속에 숨겨 뒀던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나왔다.
3년 전에 암 투병을 하다가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가 보고 싶어 날마다 아빠 몰래 울었던 일, 친구들에게 그런 나를 들키지 않기 위해 더 짓궂은 장난을 쳤던 일, 엄마 역할을 해 줘야 할 아빠가 제대로 못 해 답답해서 짜증을 냈던 일, 그런 기억들이 마구 뒤엉켰다.
내 때가 벗겨져 쓸려 나가는 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일부러 쿨럭거리며 기침을 하는 척했다.
“밍키, 그만 혀.”
똥개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녀석의 손등을 핥았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 촌스런 개 이름이 ‘밍키’라고 하니까 개가 웃을 일 같았기 때문이다.
“푸하하하하하. 밍키? 똥개면 똥개다운 이름을 지어야지. 밍키가 뭐냐?”
녀석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면서 나를 째려봤다. 그러고는 혼자 씩씩거렸다. 똥개도 제 주인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나를 향해 다시 으르렁거렸다. 은근히 무서웠다. 저런 무식하게 생긴 개는 앞뒤 안 가리고 사람을 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나는 뒤로 주춤 물러났다. 그렇지만 녀석 앞에서 무서워하는 모습은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기를 부렸다.
“무식한 똥개 새끼가…….”
채, 내 말꼬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똥주가 똥개 머리를 가볍게 탁, 쳤다. 그러자 순식간에 똥개가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갑자기 닥친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어, 어, 거리다가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똥개가 앞다리를 내 가슴에 올려놓고 내 얼굴을 내려다보며 으르렁댔다. 금방이라도 물 태세였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 김보람의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