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왕‘소심’ 아니야, 왕‘세심’이라고!”
‘왕소심이’ 정민이의 개성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 세상이 다양한 성격과 외모를 가진 사람들로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의 학급도 작은 세상입니다. 활달하고 활동적인 아이, 속이 깊고 세심한 아이, 거침이 없고 대범한 아이 등 아이들의 성격과 성향은 정말 다양하니까요. 그런데 어떤 성격이든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좋은 점 위주로 보느냐, 나쁜 점 위주로 보느냐에 따라서 사람이 180도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뒤끝 작렬 왕소심』에는 다섯 명의 개성 강한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정민우, 게임을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무심한 김은수, 자신을 꾸미기 좋아하고 여성적인 장미나, 남자 같은 외모에 당차고 똑똑한 민유라. 특히 주인공 정민이는 새 학기에 낯선 친구들과 새로 사귀는 게 무척 힘이 들어서 등교하기 싫을 정도로 수줍음이 많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뒤끝 작렬 왕소심』을 읽고 각자가 다르지만 모두 친구라는 것을 알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기 바랍니다.
우리는 각자 다르지만 모두가 친구 주인공 정민이를 포함해서 같은 모둠이 된 아이들은 모두 개성이 강합니다. 정민이는 처음에 자신과는 다른 성격의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점차 정민이의 눈에 아이들이 가진 장점이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감자 모종을 심고 수확을 하는 날, 자신의 진심을 털어 놓자 아이들은 정민이에게 공감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각자 서로 다름에 대해서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면 친구들과 끈끈한 우정을 쌓으면서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거예요.
- 본문 중에서-
“쫀쫀? 그래, 나 쫀쫀하다. 어쩔래? 너희들 잘 들어. 날마다 깨끗이 바닥 청소하고 책상 줄 맞춰 준 사람이 누군 줄 알아? 그거 나야. 너희들은 책상이 저절로 똑바로 맞춰진 줄 알지? 아니거든. 내가 아침마다 다 한 거야. 그리고 또 있어. 장미나가 만날 흘리고 다니는 연필, 지우개 찾아 준 것도, 지우개 똥 치워 준 것도 다 나야. 또, 또 김은수, 너 그때 복도에 모자 흘린 거 알아, 몰라? 그거 내가 찾아다 준 거야. 또, 정민우, 책상에 코딱지 눌어붙은 거 내가 다 떼어 줬어. 민유라! 책상 위에 쏟아진 먹물 닦아 준 것도 나란 말이야. 또 너희들 급식 먹을 때 미리미리 물컵 갖다준 것도 나야. 그런데 아무도 고맙다는 말도 안 하더라.”
막혔던 둑이 터진 듯 다다닥 말폭탄이 쏟아졌다. 그것도 모자라 울먹울먹 울음이 터지려고 했다. 나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어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
“우아, 정말? 그걸 네가 다 했단 말이야?”
김은수가 놀랍다는 듯이 혀를 내둘렀다.
“맞아, 어쩐지 물컵이 딱 놓여 있더라고.”
장미나도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유라가 성큼성큼 앞장섰다. 그러더니 몇 발짝 안 가 걸음을 멈추고는 툭 내뱉었다.
“오늘 팥빙수는 내가 쏠게.”
“당연하지. 네가 감자 챔피언이잖아.”
“아니, 보이지 않는 천사 최정민에게 쏜다고. 알겠어?”
보이지 않는 천사! 심장이 딱 멈추더니, 곧 콩콩 쿵쿵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갑자기 내 번호가 생각이 안 나는 거였다. 세상에, 이런 일이! 눈앞이 하얘졌다.
“뭐야, 너 네 번호도 까먹었어?”
은수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찼다. 나도 믿기지 않았다. 내 번호를 까먹다니.
“야, 당황하면 그럴 수 있지. 자기 번호는 잘 안 쓰잖아.”
유라가 천천히, 당황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숨이 턱턱 막히고 눈앞이 캄캄했다.
“아아, 나한테 있어, 정민이 번호.”
뜻밖에도 민우가 휴대폰을 꺼냈다. 작년에 같은 반이어서 내 번호를 저장해 둔 모양이었다. 얄밉던 민우가 그 순간만큼은 기특해 보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밭두렁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몇 번을 다시 걸어도 똑같았다. 흙 속에 묻혀도 아주 단단히 묻힌 모양이었다.
“혹시 전원이 꺼진 거 아니야?”
아이들이 의심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거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영 자신이 없었다. 아침에 충전을 완료했는지 안 했는지조차 헷갈렸다.
“최정민, 어디다 흘렸는지 잘 생각해 봐. 너 기억력 좋다며.”
장미나가 샐쭉하며 몰아붙였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 그렇지, 언제 어디서 흘렸는지 알면 이러고 있겠냔 말이다.
“너무 그러지 마. 누구든지 그럴 수 있어.”
민유라는 역시 천사다. 순간 한 줄기 실바람이 이마를 스쳤다.
“아, 맞다. 아까 내가 화장실 다녀왔거든. 그때 떨어뜨렸나 봐.”
“헐, 진작 말하지.”
원망의 눈길이 쏟아졌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실 쪽으로 뛰어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원유순
1990년에 동화 작가가 되어 《까막눈 삼디기》, 《바닷속 아수라 병원》, 《내 이름은 3번 시다》 등 약 140여 권의 동화를 썼다. 그중에 《까막눈 삼디기》는 베스트셀러로 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한국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단편 《나비야 날아라》, 《돌돌이와 민들레꽃씨》, 《고양이야, 미안해》, 《주인 잃은 옷》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전국에 있는 독자들과 만나 대화 나누기를 즐기며 현재는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강의 중이다.http://cafe.daum.net/yndoo 연둣빛파란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