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굽이구비 옛이야기’ 시리즈「콩쥐팥쥐」 이야기가 서양의 「신데렐라」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걸 알고 있나요? 옛이야기나 문학작품 중에는 이처럼 시대나 장소에 상관없이 비슷하게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이야기들이 많답니다. 이런 것을 ‘원형’이라고 해요.
‘굽이구비 옛이야기’는 우리 옛이야기에서 이런 원형을 잘 드러내 주는 중요한 주제들을 뽑고, 각각의 주제에 걸맞은 대표적인 이야기들을 골라 시리즈로 엮었습니다.
이 원형 시리즈를 통해 어린이 여러분이 옛이야기를 보다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번쩍, 저기서 번쩍
처음 생겨난 기원 이야기!해와 달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인간은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 살게 되었을까요? 바닷물은 왜 짤까요? 우리가 쓰는 이런 말 저런 말들은 맨 처음 어떻게 쓰게 되었을까요? 이 책에는 이런 궁금증들을 풀어 낸 옛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어요.
제주도를 뚝딱 만든 거인 여신 설문대 할망, 사람의 조상이 된 밤나무 아들 밤송이, 쇠를 먹고 커지는 불가사리, 바닷물을 짜게 만든 도깨비 맷돌, 이승에서 쌓은 덕으로 만들어진 덕진 다리,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기원에 관한 일곱 편의 옛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번쩍 생겨난 기원 이야기」에는 옛사람들의 번뜩이는 상상과 지혜가 들어 있어요. 신비롭고 놀라운 상상이 가득한 기원 이야기를 읽고 어린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답니다.
세상 만물은 맨 처음 어떻게 생겨났을까요?세상 모든 것에는 제각각 생겨난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어떤 사물이나 일이 처음으로 생겨나는 것을 ‘기원’이라고 하고, 옛이야기 중에 기원을 다룬 이야기를 ‘기원 이야기’ 혹은 ‘유래담’이라고 해요.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하늘에 떠 있는 해와 달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인간은 왜 이 세상에 살게 되었을까?, 또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나 ‘삼천갑자 동방삭’이라는 말은 어떻게 해서 쓰게 되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이런 궁금증들을 과학적으로 풀기도 하지만 옛사람들은 이야기로 풀었습니다. 옛사람들은 세상 모든 것에는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오누이가 호랑이를 물리치고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하늘의 해와 달이 되고(「해와 달이 된 오누이」), 밤송이는 구해 준 동물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 내고 할머니의 딸과 혼인하여 인류의 시조가 되지요(「사람의 조상이 된 밤송이」). 바닷속에 가라앉은 맷돌에서 소금이 계속 나와 바닷물이 짜게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도깨비 맷돌」).
그리고 지형 형성에 관한 옛사람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높은 산과 섬들이 저절로 생겨난 게 아니라 어느 거인 여신의 손길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어요(「설문대 할망」). 「덕진 다리」는 전라남도 영암군에 있는 덕진 다리가 생긴 유래에 대한 이야기로, 살면서 한 선행에 대한 보상이 죽은 뒤에도 이어진다고 믿은 옛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됐어요. 또,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라’, ‘삼천갑자 동방삭’이란 말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전해 주지요.
이와 같이 「번쩍 생겨난 기원 이야기」에는 세상 만물의 생성에 대한 옛사람들의 생각이 들어 있어요. 그리고 세상 만물의 기원 형성에 인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물이나 현상들이 인간과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 옛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거랍니다.
말맛이 살아 있는 글과 환상적이고 강렬한 그림의 조화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말맛이 살아 있는 글과 환상적이고 강렬한 그림의 절묘한 조화입니다. 새로 쓴 옛이야기 《이야기 도둑》과 《또도령 업고 세 고개》를 쓴 임어진 작가는 「번쩍 생겨난 기원 이야기」에서 이야기에 따라 때로는 능청스러우면서도 구성지게, 때로는 운율이 살아 있는 편안한 입말로 독자들을 옛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합니다. 한편 편형규 그림 작가는 「번쩍 생겨난 기원 이야기」의 독특한 상상력을 단순하고 다소 무거운 질감과 환상적이면서도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보여 줍니다.
말맛이 살아 있는 글과 강렬하고 흡인력 있는 그림이 살아 숨 쉬는 신비롭고 놀라운 기원 이야기가 옛이야기의 새로운 맛을 전해 드릴 것입니다.



할망은 한라산을 만들고 나자 오줌이 마려웠어. 한쪽 발을 식산봉에 딛고 또 한쪽 발은 일출봉에 딛고 앉아 힘차게 오줌을 누웠지. 엄청나게 많은 오줌이 산을 타고 콸콸콸 흘러내렸어. 오줌 줄기가 어찌나 셌던지 글쎄, 제주도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가 작은 섬이 되었지 뭐야. 그 섬은 소처럼 생겼다고 해서 우도라고 불러. -「설문대 할망」에서
밥풀 강아지는 손바닥에서 뽀르르 기어 내려오더니 방 한구석에 놓여 있던 반짇고리 속으로 쏙 들어갔어. 그러더니 바늘을 톡톡 끊어 먹지 뭐야. 부부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지. “저것 좀 보게. 강아지가 바늘을 먹네.”바늘뿐이 아니야. 이번엔 가위도 잘라 먹었어. 밥풀 강아지는 반짇고리 안에 있는 쇠붙이를 다 먹고 나자, 기어 나오더니 이번엔 문고리를 떼어 먹었어. 그러고는 부엌으로 가서 수저며 칼이며 솥이며 쇠로 만든 건 모조리 먹어 치웠어. 그런데 쇠를 먹을수록 밥풀 강아지 몸이 점점 커지는 거야. -「불가사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