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구미호 부티크 99호점’에서 신비한 판타지가 펼쳐집니다.
오색찬란한 꿈 구슬을 품은 다섯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이 땅의 마지막 구미호이자 부티크 디자이너인 레나. 영원히 열 살 여자아이 모습으로 머물러야만 하는 매니저 수미.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둔갑하는 맹이. 셋이 꿈나라에서 여는 가게 ‘구미호 부티크 99호점’으로 어서 오세요. 다른 모습으로 둔갑하고 싶은 존재들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지어 드립니다. 간절한 꿈을 품고 부티크로 찾아온 손님들, 그들의 상처를 보듬는 부티크 가족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보아요.
세상에 하나뿐인 옷을 지어 드립니다
‘구미호 부티크 99호점’으로 어서 오세요!베개 위에 팔락이는 보랏빛 초대장을 품고 잠들면 다다르는 곳. 간절히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싶은 이들만이 꿈나라에서 찾아올 수 있는 신비한 가게! ‘구미호 부티크 99호점’은 둔갑술에 신통한 구미호 디자이너 레나가 어떤 모습으로도 바뀔 수 있는 고급 맞춤옷을 만드는 가게이다. 이 땅에 남은 마지막 구미호인 레나는 부티크에 간절한 꿈을 품고 온 손님들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짓는다. 레나가 지어 준 옷에는 신비로운 힘이 깃들었기 때문에, 옷을 입으면 자신이 간절히 바라던 어떤 모습으로도 둔갑할 수 있다.
《구미호 부티크 99호점》은 우리나라 전통 요괴 ‘구미호’와 화려한 서양 의복을 만드는 ‘부티크’라는 장소를 조합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판타지 가게를 선보인다. 진달래와 목련의 꽃잎을 섞어 분홍색 옷감을 얻고, 그믐밤에서 어둠색 실을 자아내 스웨터를 짜고……. 오묘한 분위기를 구미호 레나가 온갖 환상적인 재료로 옷을 짓는 과정을 읽다 보면, 몽롱한 꿈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든다. 더불어 몽환적인 보랏빛과 환상적인 색채로 꾸민 백두리 화가의 그림은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꿈속으로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비밀스러운 부티크에는 어떤 손님들이, 어떤 소원을 품고 찾아올까? ‘구미호 부티크 99호점’에서 펼쳐지는 신비한 꿈나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간절한 꿈이 담긴 오색찬란한 꿈 구슬
다른 존재가 되길 꿈꾸는 다섯 손님의 이야기‘구미호 부티크 99호점’은 비밀 초대장을 받아야만 꿈속에서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보랏빛으로 꾸민 초대장은 우주가 동할 정도로 깊은 꿈을 지닌 이들에게만 보인다. 《구미호 부티크 99호점》 1권에선 부티크 초대장을 받고 가게로 찾아온 다섯 손님의 뭉클한 꿈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구를 사귀고 싶은 외톨이 털보 도마뱀, 쌍둥이 형제에게 빛을 나눠 주고 싶은 북두칠성 여섯째 별, 영원히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늙은 개 호두, 폭력의 굴레에서 아이를 구하고 싶은 선인장, 휴가 동안 사람이 되어 성장하고 싶은 천사까지, 저마다 절실한 소원을 안고 온 각양각색의 손님들이다.
부티크의 손님들은 레나가 만든 아이템을 받는 대가로 자신들의 간절한 꿈이 담긴 꿈 구슬을 값으로 치른다. 오색찬란하게 일렁이는 꿈 구슬을 내놓고, 그토록 바라던 모습으로 둔갑한 손님들이 꿈을 이루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슴에 자릿한 울림을 느낄 것이다.
“멍든 마음은 자라기 힘들지만, 오늘 처음으로 한 뼘 자라났어요.”
보랏빛 멍을 어루만지는 곳‘구미호 부티크 99호점’에는 디자이너 레나뿐 아니라, 가게 전체를 꾸미고 온갖 일을 도맡는 매니저 수미와 부티크 초대장을 뿌리고 다니는 배달원 맹이가 있다. 수미는 언제나 열 살 여자아이의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맹이는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둔갑하며 자신의 본 모습을 찾는 중이다. 이들이 어쩌다 부티크에서 일하게 됐는지 베일에 감춰진 가운데, 1권에선 수미의 사연이 먼저 드러난다.
부티크에는 어느 날 선인장이 다급하게 찾아와 구하고 싶은 아이가 있다며 애원한다. 자신에게 물을 주던 아이가 아빠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선인장의 이야기를 듣자, 수미는 폭력적인 새아빠 때문에 온몸이 보랏빛 멍으로 가득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어김없이 고통스러운 밤을 보낸 후, 수미는 잠에 들어 꿈속에서 우연히 부티크로 처음 오게 되었다. 수미의 멍을 바라본 레나는, 원한다면 현실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영원히 가게에서 머물러도 된다고 제안한다. 이후 수미는 부티크 매니저로서 하루하루 바삐 일하고, 부티크를 보랏빛으로 치장하며 자신을 뒤덮었던 보랏빛 멍을 치유해 나간다. 그러고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수미는 영영 열 살 아이의 모습으로 머물러 있다.
선인장의 이야기를 듣고, 수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아이를 위해 손을 내밀기로 결심한다. 손님이 직접 온 것이 아니면 주문을 받으면 안 된다는 천계의 법칙을 깨고, 아이를 구할 수 있는 둔갑술을 부리기로 한다. 멍든 마음 때문에 아주 오랜 시간 성장이 멈췄지만, 수미는 이날 처음으로 한 뼘 자라난다.
이렇게 부티크 식구들은 손님들의 상처는 물론 서로의 멍을 어루만지며 아픔을 보듬어 나간다. 그렇다면 디자이너 레나와 심부름꾼 맹이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2권에서는 부티크의 비밀이 더욱 풀릴 예정이니,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해 보자!

레나는 옷을 지을 때 최고의 재료만 고집하거든요. 당장 쓸 재료가 모자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얻어 오지요. 재료는 항상 자연에서 찾아요. 연둣빛 색실은 봄날의 새싹에게서, 투명하게 반짝이는 단추는 겨울의 첫눈에게서 얻는 식이지요.
수미가 입은 짙은 보라색 옷도 마찬가지예요. 제비꽃에게 옷감을 얻어 무릎까지 닿는 원피스를 짓고, 가지에게 가죽을 얻어 종아리까지 덮는 장화를 지었어요. 정수리에 살포시 얹은 베레모는 잘 익은 머루에게 솜털을 얻어서 만들었고요.
레나는 두 손으로 꿈 구슬을 소중하게 받아들었어요. 기도하듯 한참이나 꿈 구슬을 들여다보더니 입으로 가까이 가져갔어요.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천천히 꿈 구슬을 넣었지만 삼키는 것은 아니었어요. 꿈 구슬이 빛을 뿜으며 레나의 몸속으로 스며들었지요. 레나의 얼굴빛이 한결 밝아졌어요.
“그럼 다음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지?”
구미호는 그믐밤 하늘에게 나직이 휘파람을 불어 주었어요. 기분 좋아진 밤하늘은 깜깐한 실을 넉넉히 내주었지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구미호는 실을 잣느라 집중한 나머지 새벽 동이 트는 것도 몰랐어요. 날이 새면서 순식간에 어둠색 실에 새벽빛이 섞여 들어가 버렸어요. 구미호가 눈치채기도 전에 새벽빛은 시치미를 떼고 실 속으로 숨어 들었지요. 새벽은 워낙 서서히 다가오니 누구도 알아채기 어렵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