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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라서 고마워
도토리숲 | 3-4학년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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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세상을 따스하게 감싸는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시집. 30년 동안 국어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1992년 전태일문학상과 1997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 추천으로 등단한 박일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가 출간되었다.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 시인 박일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에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담은 시편들과 토끼를 내세운 연작 동시를 통해 아이들의 여러 모습과 경쟁보다는 모두 존중받기를 바라고,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생각해 보게 하는 시편들을 만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위로와 상처를 보듬는 따스한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시집이다.

  출판사 리뷰

경쟁보다는 서로를 발견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무대를 꿈꾸고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과 여러 모습을 담은 동시들


봄이라는 무대에 오르기 위해/나비와/벌과/민들레와/벚꽃과/목련과/진달래까지/한자리에 모였어요.//봄나들이 나온 별이네 식구들이/입을 모아//모두 합격!//돌아오는 길에 만난 냉이꽃/너도 합격!
-<오디션> 전문

동시 <오디션>은 봄날의 풍경을 화려한 무대의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이라는 연예 프로그램에 빗대고 있다.
경쟁을 강조하는 우리 사회는 거대한 오디션장과 같다. 이번 오디션에 통과하면 다음 오디션이 기다리고 있고, 그 뒤에 더 어려운 오디션이 남아 있다. 최선을 다해 보지만 오디션을 통과하는 일은 늘 어렵기만 하다. 떨어뜨리기 위한 오디션이 아니라 발견하기 위한 오디션이 되면 어떨까? 크고 화려한 꽃들만 주목받는 세상이 아니라 냉이꽃처럼 귀퉁이에 숨어 있는 작은 꽃도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멋진 봄날이기를 소망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미세먼지가 쳐들어와서/세상을 온통 점령해 버렸어./그래도 우리 집은 안전하니까 괜찮아.
/하루 종일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거야./미세먼지에게 잡아먹히긴 싫거든.
-<무서운 소문>에서

집에 콕/방에 콕//언제까지 이래야 하지?//바깥세상은 위험하다니/대문에 마스크를 씌워 줄까?/아니면 지구에게 마스크를 씌워 줘야 하나?//엉뚱한 생각만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어른들도 풀지 못하는/이 어려운 숙제를 누가 냈을까?
-<코로나 시대>에서

동시 <무서운 소문>과 <코로나 시대>는 마스크에 갇혀 버린 세상을 아이의 시선에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라는 질병은 인류에게 어려운 숙제를 내주었다. 어른들도 풀지 못하는 숙제를 아이들도 함께 감당하며 건너왔다. 지구 전체가 질병에 갇혀 살아가는 동안 앞으로 또 다른 숙제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코로나라는 괴물에게 잡아먹힐까 봐 걱정하는 아이는 마음 놓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그러면서 ‘바깥세상은 위험하다니/대문에 마스크를 씌워 줄까?/아니면 지구에게 마스크를 씌워 줘야 하나?’라는 고민에 다다르도록 한다.

밤나무 사촌 중에/너도밤나무와 나도밤나무가 있다는데//내 친구 중에는/너도비만과 나도비만이 있다.//내가 놀리기라도 할라치면/나를 가운데 몰아놓고 배치기를 한다.
//그러면 나는 납작포가 되어/잘못했다고 빈다.//그런 다음 함께 떡볶이를 사 먹으러 간다.
-<너도와 나도>에서

그렇다고 《토끼라서 고마워》 동시집이 아이들의 눈에 비친 커다란 세상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친구들을 놀리다 양쪽에서 공격당하자 ‘잘못했다고 빈’ 다음 ‘함께 떡볶이를 사 먹으러’ 가는(<너도와 나도>)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맹장 수술을 받고 깨어난’ 다음 ‘의사나 간호사보다/방귀 잘 뀌는 아빠’를 부러워하는(<뜻대로 안 되는 일>) 아이도 등장한다. 강풍 때문에 부러진 나무와 떨어진 간판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강풍이 불어온 날>) 아이와 복도에서 물총 놀이하다 교무실로 끌려가 벌을 서는(<재채기하는 빨래>) 아이가 있는가 하면 친구가 찾아와 전해준 비밀 때문에 근질거리는 입을 참기 힘들어하는(<비밀>) 아이도 있다.

밤나무 사촌 중에/너도밤나무와 나도밤나무가 있다는데//내 친구 중에는/너도 비만과 나도 비만이 있다.//내가 놀리기라도 할라치면/나를 가운데 몰아놓고 배치기를 한다.
//그러면 나는 납작포가 되어/잘못했다고 빈다.//그런 다음 함께 떡볶이를 사 먹으러 간다.
-<너도와 나도>에서

토끼를 내세운 연작 동시로 모두가 존중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시집

평화란 게 별거야?/귀가 커서 귀여운 토끼들이/마음껏 뛰어다니며 풀밭 식사를 하고
/겁쟁이 토끼가 겁쟁이 새끼를 낳아/오순도순 어울려 살면 되는 거지.
-<토끼의 나라>에서

나는 겨우 토끼야./곰처럼 힘이 세지도 못하고/원숭이처럼 나무에도 못 올라가고/여우처럼 꾀가 많지도 않고 /나는 그냥 한심한 토끼야.//그래도 나는 토끼라서 고마워./깡충깡충 뛰어다니고/앞니로 홍당무를 갉아 먹고/두 귀를 쫑긋 세울 때/아무도 나를 무서워하지 않으니까.
-<토끼라서 고마워>

《토끼라서 고마워》는 토끼를 내세운 연작 동시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약한 토끼를 통해 강한 자들만 살아남는 세상이 아니라 토끼처럼 약한 존재도 자신의 본 모습 그대로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초식동물인 토끼는 연약하고 겁이 많다. 사나운 동물들만 모여 산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괴로울까? 겁 많은 토끼도 위협당하거나 놀림 받지 않고 마음껏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세상, 그게 바로 평화로운 세상일 거라고 시인은 말한다.
<토끼의 나라>에서는 ‘겁쟁이를 떠받드는 나라가/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라며, ‘겁쟁이 토끼가 겁쟁이 새끼를 낳아/오순도순 어울려 살면 되는’ 게 바로 평화라고 말한다.
<토끼라서 고마워>에서는 비록 겁 많고 한심한 토끼지만 ‘아무도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토끼 보러 가자는 말은 해도/토끼를 피해 도망가자는 말은 안 하’는 자신을 두고 토끼라서 고맙다고 말한다.

이런 토끼의 마음은 숲속에 사는 다른 동물들이 펼치는 우정과 연대의 마음으로 이어진다. <즐거운 이야기>에서 토끼가 물에 빠지자 다람쥐와 노루는 물론 늑대와 여우까지 달려와 서로 힘을 합해 토끼를 구해 주는 장면이 그렇다. 한편으로 이 작품은 세월호 참사를 은유하며, 어린 학생들을 구해 내지 못한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반성하도록 한다.
동시 <궁금해>에서는 하얀 토끼와 잿빛 토끼를 등장시켜, ‘토끼네 나라에서도/사람네 나라처럼/하얀 토끼가 잿빛 토끼를/흘겨보며 무시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런 질문을 통해 점차 다문화사회로 접근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단순한 듯하면서 단순하지 않다. 일상 속에서 유쾌한 행동을 보여주다가 어느 날은 진지한 고민에 빠지기도 하는 게 아이들이다. 그런 다양한 모습들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 곁으로 한 발짝 다가서도록 이끌어주는 시편들을 적절히 배치했다. 이것이 《토끼라서 고마워》 동시집의 동시들이 세상에 대한 위로와 상처를 보듬는 따스한 손길이 되어주며, 동시집이 다채로운 무늬를 띨 수 있게 해준다.




사과를 먹을 때는
한 입씩 베어 먹어야 해.
사과는 방울토마토가 아니니까.

사과를 먹을 때는
살짝 얼굴을 찡그려도 돼.
새콤한 사과도 있으니까.

사과를 먹을 때는
포크를 사용할 수도 있지.
엄마가 예쁘게 깎아 주셨으니까.

사과를 먹을 때는
딴생각하면 안 돼.
사과가 서운해 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뭔가 하고 싶으면
사과를 있게 해주신 모든 것들에게
고맙습니다, 인사 정도는 해야겠지.

사과가 동그란 이유와
볼이 붉은 까닭에 대해
시를 한 편 써도 좋을 테고.

사과도 아마 너에게 오래 기억되고 싶을 거야.
- <사과를 먹고 싶을 때> 전문

너구리는 너구리라서 다행이고
오소리는 오소리라서 다행이고
사슴은 사슴이라서 다행이고
토끼는 토끼라서 다행이야.

너구리가 오소리고
오소리가 토끼고
토끼가 사슴이라면
내 머리는 터져 버릴 거야.

토끼풀을 사슴풀이라고
바꿔 부르지 않아도 되니
토끼는 토끼라서 참 다행이야.
- <토끼라서 다행이야>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일환
1992년 전태일문학상 단편소설 우수상을 받고 1997년에 《내일을 여는 작가》에 시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시집 《푸른 삼각뿔》, 《끊어진 현》, 《지는 싸움》, 《등 뒤의 시간》, 동시집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 청소년 시집 《학교는 입이 크다》, 《만렙을 찍을 때까지》, 장편소설 《바다로 간 별들》을 냈다. 30년 동안 국어교사 생활을 하면서 《진달래꽃에 갇힌 김소월 구하기》, 《청소년을 위한 시 쓰기 공부》, 《나는 바보 선생입니다》 등을 썼다. 우리말 우리글에 대한 관심이 커서 《국어 선생님, 잠든 우리말을 깨우다》, 《미주알고주알 우리말 속담》, 《국어사전 혼내는 책》 등을 썼고, 퇴직 후에도 집필과 국어사전 탐방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볼 빨간 사과
제2부 달나라 토끼의 외출
제3부 내가 사는 마을
4부 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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