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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없는 바다를 건널 때
Crossing a Waterless Sea
헥사곤 | 부모님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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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한센인들의 아픔을 간직한 도성마을을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한주연 작가가 '물없는 바다를 건널 때'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책이다.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세계와 대상에 대한 진한 애정을 통해 문학적 감수성을 증폭시켜, 이 책에 130여 점의 회화 작품과 내면의 깊은 사유를 함께 수록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그림과 글을 통해 한센인들의 이야기와 작가의 예술적 비전을 전달한다.고립의 풍경도성마을은 한센 병으로 인해 모인 환자들이 집단을 이루며 정착한 곳이다. 그들은 오십년 이상 외부와 단절된 채 출입을 통제받았고 돼지와 닭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왔다. 마을을 둘러보는 동안 오래 전 사라졌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알 수 없는 병으로 마을 입구에 자리한 애양원을 다니던 열세 살, 나의 유년의 장면들이 섬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흰 옷의 의사와 간호사들 사이에서 신체의 마디나 끝부분을 누런 광목으로 감싸고 있던 사람들, 얼굴을 가리고 병원 통로에 비질을 하거나 창구 옆에 서 있던 사람들, 병원 복도를 오가던 조용한 걸음들. 고통이나 통증이 안으로만 말아져서 동그랗게 구부러진 등처럼, 내 안에 묻혀 있던 기억들이 일어나 나와 함께 마을을 걷고 있었다. 주기적으로 마을을 방문했다. 창고는 마을 곳곳에 자리했다. 자치법이 있었던 마을은 곡식이나 공동재산을 창고에 보관하기도 했지만 공동체 안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가두는 역할도 했었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이곳은 하나의 작은 자치공화국이었다. 열려있는 창고 안으로 들어갔고 닫혀있는 창고의 문틈을 들여다보았다. 오랜 시간이 쌓여있는 창고와 깊은 침묵을 보관 중인 창고를 만났다. 나는 곧 창고라는 사물에 경도되었다. 창고는 누구라도 숨을 수 있는 곳이었고 혼자 몰래 울 수 있는 곳이었다. 종이를 꺼내 스케치를 하면서 골목을 돌았고 집으로 돌아와 물감으로 옮겨 그리고 있었다. (저자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밤의 골목밤의 골목을 걷고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검은 사람이 팔을 벌리고 누워있었다. 까맣고 마른 사람이었다.밟아도 되나요?팔 하나가 흔들렸다.죽고 있나요?다리가 흔들렸다.까맣고 마른 사람을 밟고 집으로 향했다. 같이 가요.검은 사람이 바닥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 들어왔다.새벽에감나무 가지가 내 창을 두드렸다.(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주연
[개인전]2023 ‘도성비가’ 에그갤러리 초대. 여수2022 ‘컵의 마음’ 로프트갤러리 초대. 서울2008 ‘빛으로 흐르는 날들’ 인사아트센터. 서울2004 ‘내 가슴 속 등꼬리치’ 두루 아트 스페이스 기획. 서울1994 한주연 개인전 나무화랑 초대. 서울[단체전 ] 2023 후쿠시마 조삼모사 전. 아르떼 숲 기획 2인 전. 보다 갤러리 초대 밥 프로젝트 전. 아르떼 숲 기획 광주 아트 페어 참가.2022 아르브뤼 선언 전. 아르떼숲 기획 작가노트 전. 에그갤러리 기획. 외 다수

  목차

Chapter 1. 도성마을 풍경
고립의 풍경 _한주연

Chapter 2. 야생의 심장 가까이
한주연, 글과 그림 혹은 문장과 회화의 사이 _이승미

작가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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