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형동시는 우리 동시문학에서 오랫동안 소외 받아온 장르다. 어떤 규칙에 맞추어 시를 짓는 일은 우리의 오랜 전통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엔 그 명맥이 거의 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나다. 이를 새롭게 되살리고 현대적 감각에 접목하고자 한 게 바로 손바닥 동시라고 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손바닥 동시의 유강희 시인과 함께한 어린이 손바닥 동시
손바닥 동시는 유강희 시인이 만든 새로운 형식의 정형동시입니다. 이 형식에 대해선 『손바닥 동시』(창비 2018)에 실린 「시인의 말」 일부를 옮기는 걸로 대신하겠습니다.
“글자 수가 시조의 앞 첫 구만으로 짜인 형식의 시입니다. 단, 3행의 이 시는 기본 자수에서 2~3자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그 대신 글자 수를 줄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정형동시는 우리 동시문학에서 오랫동안 소외 받아온 장르입니다. 어떤 규칙에 맞추어 시를 짓는 일은 우리의 오랜 전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엔 그 명맥이 거의 끊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새롭게 되살리고 현대적 감각에 접목하고자 한 게 바로 손바닥 동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유강희 시인
서평
『어린이 손바닥 동시』를 엮으며
-대덕초등학교 어린 후배들에게
올해 여름, 대덕초 어린이들이 쓴 손바닥 동시 원고를 처음 받고 기뻐서 어찌할 줄 몰랐지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노트북 앞에 멍하니 앉아 있었던 나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힌 다음에야 여러분이 쓴 시를 볼 수 있었습니다.
2019년 늦가을, 나는 사십여 년 만에 대덕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동시 강연을 하기 위해서였지요. 제가 손바닥 동시집을 낸 지 일 년만이었습니다. 나의 모교에서 강연을, 그것도 손바닥 동시 강연을 하다니요. 감격한 나머지 나는 그날부터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근두근 강연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대덕초등학교가 모교이지만 졸업은 하지 못하고 3학년 2학기 때 전주로 전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제가 글을 쓰는 데 그때의 생활이 제게 많은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입니다. 그날 강연 시간보다 좀 일찍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학교가 어떻게 변했는지 먼저 둘러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학교는 잠시 저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전 먼저 수령이 몇백 년은 되었을 느티나무부터 찾았습니다. 새 둥지 알을 꺼내기 위해 오르던 나무, 운동회 날이면 그늘에 옹기종기 앉아 도시락을 먹던, 묵묵히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을 받아주던 나무. 하지만 그 나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못내 아쉽고 서운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태풍에 그만 쓰러졌다고 합니다. 모든 게 달라져 있었고 그래서 조금은 낯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 보았던 소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은 반갑게 나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날 나는 미리 준비한 손바닥 동시 한 편을 여러분에게 들려주었습니다. 대덕초등학교 어린 후배들에게 바치는 나만의 선물이었지요.
나무의 집은 하늘과
구름과 별, 그리고
길 잃은 작은 새
-「나무」 전문
이 시는 나의 두 번째 손바닥 동시집 『달팽이가 느린 이유』(창비 2021)에 실려 있습니다. 그날 여러분에게 처음 들려준 「나무」가 씨앗을 퍼뜨려 오늘 이렇게 112편의 어린나무로 돌아온 것만 같아 기쁩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명의 어린이도 빠짐없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처음엔 모두 글자 수를 맞추느라 힘겨워했지요. 하지만 정형동시만이 가지는 규칙을 익히면서 어디에 말을 놓아야 할지, 적당한 길이의 말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글자 수에 꼭 맞게 늘이고 줄일 수 있는지, 여러분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놀이하듯 재미와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이번 『어린이 손바닥 동시』에 실린 동시 중 몇 편을 소개합니다.
아래로 떨어진다
비가
안 다쳐서 다행이네
-오현승(6학년) 「비」 전문
방학에 신나게 놀아야지
놀고먹다가 내일이 개학
아! 벌써 개학이라니~
-이승기(4학년) 「벌써 개학」 전문
달이 다이어트를 했더니
달의 살이 땅에 떨어져
민들레가 되었다
-김주연(5학년) 「달과 민들레」 전문
사람 엉덩이에
깔렸네
악! 숨이 막혀
-신정운(6학년) 「변기 커버」 전문
학교 운동장에 점이 있다
색이 다른 풀이 보인다
색다른 풀이 점을 만든다
-박수빈(3학년) 「운동장의 점」 전문
달이 땅에 떨어져 된 게 민들레라고 말하는 상상이 돋보이는 시가 있습니다. 떨어진 비가 다치지 않아 다행인 따뜻한 마음을 담은 시도 있습니다. 꾸밈없이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는 “놀고먹다가”에선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변기 커버가 되어보는 시에선 대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천진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 가족, 학교생활, 이웃 등 다양한 소재와 개성이 넘치는 시들로 어린이 손바닥 동시집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습니다. 자신만의 ‘점’을 만드는 건 ‘색다른 풀’이란 걸 어린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모두 “함께하면 아름다운 노래”(우윤서 4학년 「노래」)가 된다는 ‘성숙한 맑음’이 제 마음을 뜨끔, 아프게 했습니다. 이렇게 적나라한 동심이 여러분 시에서 마구마구 빛을 발했습니다.
― 엮은이의 말 中
*참여한 어린이 시인*
_6학년
김주원 신금성 신정운 오현승 이명호 이민하
이윤진 이은정 최지성
_5학년
김다윤 김예은 김주연 김준우 신의준 안시하
양성호 양혜원 이유지 정다혜 정지후
_4학년
김사랑 김예솔 박혜원 신은결 안효은 우윤서
이승기 이지호 전준희
_3학년
김민상 김민석 김성은 박리듬 박수빈 양담희
이민엽 이서진 이예율 정선우 정온유 조수현
최은영 황서희
_2학년
박지아 신도언 이신엽 정연우 정재민 백 겸
_1학년
김규태 김태우 박성민 장지후 장하윤 전찬희
조은우
작품 속으로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경험은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어 가는 자양분이 됩니다.
하늘 · 바람 · 나무 그리고 햇살이 가득한 대덕초의 넉넉한 교정은 자연을 닮은 아이들의 꿈터입니다. 아이들은 자연 친화적인 아름다운 학교에서 마음껏 푸르른 꿈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함께 어울려 신나게 놀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삶에 필요한 중요한 가치들을 배우고 익혀갑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꿈과 끼를 나누며 성장해 가는 대덕초에서는 아이들이 주인공인 동심 가득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날마다 만들어집니다.
학교 곳곳에 연중 ‘시’를 게시하여 모두가 ‘시’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니 아름다운 정서와 사랑이 피어납니다. 감수성이 풍부해진 아이들은 시인처럼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시인이 되어갑니다. 지난 6월에는 『손바닥 동시』의 저자인 유강희 시인님을 초대하여 아이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대덕초를 다녔던 시인은 대덕초에서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날 시인의 시 「나무」가 대덕초의 ‘나무’를 생각하며 썼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유강희 시인님과의 만남을 통해 아이들은 손바닥 동시에 대한 관심과 시적 감성을 더욱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인공지능이 고도화되고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다운 품성을 지닌 역량은 더욱 중요해져 갑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미래의 꿈을 가꾸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대덕초 전교생 56명이 ‘손바닥 동시’ 형식에 맞추어 시를 쓰고, 시의 내용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린이 손바닥 동시』는 아이들이 쓴 최초의 손바닥 동시집으로서 그 의미가 더욱 크고 깊다 하겠습니다.
『어린이 손바닥 동시』가 출간되기까지 애정과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유강희 시인님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손바닥 동시를 쓰고 그 시의 내용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지도해 주신 대덕초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대덕초 어린이들은 이제 『어린이 손바닥 동시』의 저자가 되었습니다. 책 출간이란 황금 씨앗을 품게 된 행복한 어린 시절의 경험은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어갈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자연을 닮은 사랑스러운 대덕초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꿈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2023년 가을 박경숙 (대덕초등학교 교장)
― 머리말 전문
목차
머리말_『어린이손바닥동시』의 출간을 축하하며
엮은이의 말_『어린이 손바닥 동시』를 엮으며
1부 달이 떨어져 민들레 되었네
소나무(김주원 6학년) / 달과 민들레(김주연 5학년)
괜찮아(전찬희 1학년) / 파도 달리기대회(박수빈 3학년)
비눗방울(정온유 3학년) / 돌멩이(박혜원 4학년)
영화(이민엽 3학년) / 벌써 개학(이승기 4학년)
동생(신의준 5학년) / 느티나무(김준우 5학년)
똥 먹는 똥파리(조은우 1학년) / 급식(박지아 2학년)
변덕쟁이(백겸 2학년) / 생각(안시하 5학년)
거북이(이서진 3학년) / 공부(이유지 5학년)
생태계 교란종(안효은 4학년) / 학교(신도언 2학년)
자연사랑(양담희 3학년) / 소나무(정재민 2학년)
잠자리(조은우 1학년) / 애벌레(김민석 3학년)
2부 함께하면 아름다운 노래야
변기 커버(신정운 6학년) / 북극이 무너지면(박성민 1학년)
책(조수현 3학년) / 파충류(박혜원 4학년)
나무의 말(김주연 5학년) / 축구공(장지후 1학년)
계절(김민석 3학년) / 노래(우윤서 4학년)
해바라기(이유지 5학년) / 부채(전찬희 1학년)
내 동생(신금성 6학년) / 동시(김규태 1학년)
시계바늘(신도언 2학년) / 날씨(김사랑 4학년)
고양이의 잠(이은정 6학년) / 떡볶이 스케이트(이예을 3학년)
음식의 운명(박리듬 3학년) / 국립생태원(이승기 4학년)
새(박지아 2학년) / 지구 온난화(정다혜 5학년)
회장은 처음이지(신금성 6학년) / 나뭇잎(정선우 3학년)
3부 내 맘은 없고 엄마 마음대로
동생(이민하 6학년) / 개구리(장하윤 1학년)
딸기(정온유 3학년) / 파도(전준희 4학년)
산(오현승 6학년) / 택배(정연우 2학년)
아이스크림(신은결 4학년) / 안녕(정선우 3학년)
연인(양혜원 5학년) / 벌(정재민 2학년)
엄마 마음대로(김예솔 4학년) / 통일(이명호 6학년)
꿈(양담희 3학년) / 나쁜 사탕(백겸 2학년)
오이(박리듬 3학년) / 장마(우윤서 4학년)
잔디(이신엽 2학년) / 학교 종(김다윤 5학년)
책(김태우 1학년) / 열대관(이지호 4학년)
언니(이윤진 6학년) / 꿈을 찾아서(안효은 4학년)
4부 색다른 풀이 점을 만든다
운동장의 점(박수빈 3학년) / 천둥 번개(김민상 3학년)
몬스테라(김사랑 4학년) / 달(김다윤 5학년)
고양이(이민하 6학년) / 봄이 너무 빨리 가요(정다혜 5학년)
형의 기분(김규태 1학년) / 사랑(김성은 3학년)
구름(김예은 5학년) / 앵무새(이서진 3학년)
거북이(김태우 1학년) / 책(양성호 5학년)
맛있는 꿈(양혜원 5학년) / 우리나라(정연우 2학년)
우리 가족(김예은 5학년) / 안경(황서희 3학년)
태권도(장하윤 1학년) / 붕어빵(김민상 3학년)
형(신의준 5학년) / 생각(최지성 6학년)
엄마(이윤진 6학년) / 우리들이(정지후 5학년)
고마운 날(김예솔 4학년)
5부 비도 맞고 개구리도 보자
비(오현승 6학년) / 매미(김주원 6학년)
새우 키우기(황서희 3학년) / 심심해(안시하 5학년)
미운 말 고운 말(장지후 1학년) / 별(조수현 3학년)
하늘(이지호 4학년) / 블루베리(최은영 3학년)
나무(이민엽 3학년) / 나는 동물이 좋아(최지성 6학년)
산(박성민 1학년) / 달(이예율 3학년)
공(이신엽 2학년) / 정말 미안해(신은결 4학년)
학교(양성호 5학년) / 겨울(김준우 5학년)
동생(이은정 6학년) / 탕후루 마라톤(김성은 3학년)
책(전준희 4학년) / 시간표(정지후 5학년)
왕 물고기(최은영 3) / 상상력(이명호 6)
비 오는 날(신정운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