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사람 시인의 첫 동시집 『학교짱의 전설』은 이상하게 적막하고 이상하게 쓸쓸하고 이상하게 슬프다. 그런데 가만 살펴보면 이상한 게 아니다. 적막한 쓸쓸한 슬픈 말들이 별처럼 작게 박혀 있어서다. 그 별들이 가만히 빛을 내고 있으니 다양한 느낌들이 왈칵 다가서기도 하는 것이다. 그저 그런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으나 그 목소리가 들릴 듯 말 듯 해서다.
출판사 리뷰
실컷 웃고 울자는 위로의 말-
김사람 시의 경계 지우기는 물리적 공간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니다. 내면의 공간에도 안과 밖이 존재하는데 비밀 일기를 쓴 아이는“밖으로 나오는 순간”엄마까지 마음 아플까 봐 걱정한다. 일기장에 기록하는 일로 자신의 마음을 잠가 둘 줄 아는 속 깊은 아이다. 어른이 된 뒤 열어보는 비밀 일기처럼 시인은 어린 자신을 불러와“나란히 앉아 살짝 꺼내 볼”용기가 생긴 것이다.
비밀이에요
속 마음은 뾰족뾰족
진짜 생각은 울퉁불퉁해요
표현하면 안 돼요
밖으로 나오는 순간
주변 사람들이 놀라거나
상처받을 수 있어요
아무도 모르게
조심스레 꺼내
일기장에 적어야 해요
엄마가 보면 큰일나요
자물쇠로 잘 잠궈
침대 밑에 숨겨요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
마음은 뭉툭해지고
생각은 부드러워져 있을 거예요
우리 그때 나란히 앉아
살짝 꺼내 볼래요?
-「비밀 일기」전문
김사람 시인은 2008년 『리토피아』로 등단 후 세 권의 시집을 냈다. 2022년에는 소녀와 소년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장편동화 『은하』를 내기도 했다. 시인으로 입지를 굳히던 김사람 시인에게 동시는 어떤 모습으로 찾아왔을까? 뾰족뾰족하고 울퉁불퉁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의 모습과 마주할 용기가 생긴 게 아닐까.
-임수현 시인의 해설 중
우리 반에 ( )이라는 친구가 있다
과학 시간만 되면 아이들이 ( )을 찾는다
야, 너 여친은 어디 있어?
산성이는 저기 있네
리트머스 시험지 좀 줘봐
( )은 조용한 친구다
속으로 조용히 울 수도 있겠다
다들 조용! 친구 이름으로 놀리면 안 돼요!
나는 이름으로 놀림당하지 않아
다행이다
엄마 아빠가 고마울 때도 있다
―「친구 이름 맞추기」 전문
은석이가 또 쥐어 터졌다
주먹 한번 못 쓰고
눈이 퉁퉁 입술이 퉁퉁 부었다
태권도 3단 복싱 3년
대회에만 나가면 1등이다
그런 녀석이 또 쥐어 터졌다
차라리 맞고 말지
친구를 어떻게 때리냐며
그 작은 얼굴로
커다란 주먹을 다 막아버린다
―「학교짱의 전설」 전문
소나귀는 소와 나귀처럼 느릿느릿 내리는 걸까
소나 귀처럼 세상 소리 느릿느릿 다 들으면서
내리는 걸까
할머니는 소낙비 온다던데 소+낙지+비명처럼
느릿느릿 꿈틀꿈틀 소리 지르며 내리는 걸까
세상에는 참 이상한 이름들이 많다
―「소나기」 전문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사람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어요. 드디어 어른이 된 줄 알고 기뻐했지만, 지금은 두 딸이 저를 키우고 있어요. 공부도 못하고 잘하는 것 하나 없지만, 경북 어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어요. 장편 어린이소설 『은하』와 어른들이 읽을만한 몇 권의 시집을 출간했어요.
목차
시인의 말_우리 마음껏 웃고 울자
1부 별밤 아침 구름 이야기
BTS 아니고 BTF / 실내화의 하루
별밤 아침 구름 이야기 / 양떼구름 / 신비한 문
남과 여 / 콩팥 / 스마트폰 / 친구 이름 맞추기
교장 선생님 / 인간 동물원 / 학교짱의 전설
2부 장래 희망 말고 엄마 희망
복숭아 말고 물들이는 그거 / 소나기
장래 희망 말고 엄마 희망 / 별똥별
토리를 찾아서 / 경주 / 크리스마스 선물
피아노 / 수국 / 파도 웃음 /
남녀 화장실 / 시험 망친 날
3부 하늘의 진짜 빛깔
황금별 / 하늘의 진짜 빛깔 / 선생님
산낙지 / 상상화 / 조개 / 회전목마
풍선 / 요술 램프 / 비밀 일기
친구가 필요해 / 엄마 없는 학교는 안전하지 않아
4부 여우 울음소리를 맞춰 보아요
반장 선거 / 오래 쓴 비누 / 첫인상
오늘의 뉴스 / 연애편지 / 새로운 것 vs 옛날 것
인생 꼬인 날 / 아, 배고파! / 실험용 나비
불량식품 / 손톱 / 무지개다리
할아버지의 수건 / 여우 울음소리를 맞춰 보아요
해설_창밖을 내다보는 아이_임수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