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98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한 김내언 작가가 25년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소설가 김내언은 첫 장편 <추억 쪽으로 나무들이 서 있을 시간이다>(동아일보사)를 펴낸 이후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첫 장편에 대해 김내언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카메라를 들이댄 듯한 이 작가의 정교하면서도 섬세하며 집요한 묘사력은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있다’ ‘언어예술의 한 경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예컨대 영상과 비교했을 때 문자서사가 성취할 수 있는 독특한 심미적 경험세계를 열어보인다’ ‘이 작품의 첫째 미덕은 뛰어난 문장력이다. 작가는 말을 다루는데 그 깊이와 빛깔을 나름대로 체득하고 있었다. 두 번째 미덕은 소설 공간의 창조적 연출이다’ 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지방 해안도시. 두 청년과 한 여자가 바다에 부유하는 해파리처럼 서로의 희망 없는 삶을 교차하며 만난다. 두 청년은 같이 청소년기를 지나 성년으로 자라면서 미스테리한 삶, 여러 이름으로 살고 있는 한 여자의 그림자를 쫓으면서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증오한다. 겨울의 끝, 해안도시의 짙은 안개와 함께 상규는 한때 저버렸던 18살 무렵의 여자친구 신애를 찾아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런데 신애가 갑자기 사라지자, 상규는 자신이 몰랐던 신애의 모습을 찾아간다.
출판사 리뷰
지금 사라지려 하고 있고, 사라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죽음보다 실종을 통해 의문부호로 남고자 하는 사람들의 전언
지방 해안도시. 두 청년과 한 여자가 바다에 부유하는 해파리처럼 서로의 희망 없는 삶을 교차하며 만난다. 두 청년은 같이 청소년기를 지나 성년으로 자라면서 미스테리한 삶, 여러 이름으로 살고 있는 한 여자의 그림자를 쫓으면서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증오한다.
겨울의 끝, 해안도시의 짙은 안개와 함께 상규는 한때 저버렸던 18살 무렵의 여자친구 신애를 찾아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런데 신애가 갑자기 사라지자, 상규는 자신이 몰랐던 신애의 모습을 찾아간다.
1998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한 김내언 작가(56)가 25년만에 두 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소설가 김내언은 첫 장편 ‘추억 쪽으로 나무들이 서 있을 시간이다’(동아일보사)를 펴낸 이후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첫 장편에 대해 김내언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카메라를 들이댄 듯한 이 작가의 정교하면서도 섬세하며 집요한 묘사력은 쉽게 성취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 있다’ ‘언어예술의 한 경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예컨대 영상과 비교했을 때 문자서사가 성취할 수 있는 독특한 심미적 경험세계를 열어보인다’ ‘이 작품의 첫째 미덕은 뛰어난 문장력이다. 작가는 말을 다루는데 그 깊이와 빛깔을 나름대로 체득하고 있었다. 두 번째 미덕은 소설 공간의 창조적 연출이다’ 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사유악부에서 나온 두 번째 장편 ‘젤리피쉬 드림하우스’는 작가가 25년 전에 쓴 두 권짜리 장편소설을 한 권으로 줄여 발표한 것. 김내언은 이번 두 번째 장편에서도 작가의 절제와 몽상을 바탕으로 한 인물들의 삶과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해안도시의 몽환적 분위기를 통해 부유하는 청춘들의 내면을 그리고 있다.
‘젤리피쉬 드림하우스’는 인간의 삶이 여러 단계마다 껍질을 벗듯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과 자신조차도 저버리며 변화하며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것과, 인간의 죽음 역시 의사의 사망진단과 다른 사람의 확인에 의해 실체화되는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죽음이 한 존재가 주위 사람에 의해 잊혀지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관계가 거의 죽음과 유사한 관계임을 말한다. 그래서 죽어서도 살아있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는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주인공들은 가장 숨기 좋은 삶에 대해 말한다.
죽음이 아니라 실종을 통해 의문부호로 남고자 하는 사람들. 작가는 인간은 왜 실체적으로 죽어야 하는가. 죽음을 확인하고 확인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며, ‘이 소설은 혼자 아프고 혼자 숨을 장소를 찾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다. 그리고 한 사람이 주위 사람들을 외면하고 배신하며 지내온 시간들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다.’라고 토로하고 있다.
김내언은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된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 그녀를 고스란히 그대로 상자 속에 담아두고 싶었다. 가끔 궁금하면 열어보듯, 그는 그녀가 평범하게 어딘가에서 잘살고 있는지만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뜻밖에도 그를 이 방으로 데려왔다. 그렇게 아침을 준비하고 7시 30분경 집을 나서서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가면, 9시에 회의를 하고 10시쯤 그날의 서류작업을 마치고 11시쯤에는 사무실을 나와 그가 있는 이 방으로 다시 왔다. 그때 집에 들어서는 그녀의 손에는 그날 먹을 야채나 반찬 같은 것이 들려 있었는데, 그녀가 집까지 걸어오는 몇 가지 경로의 길 위에 있는 반찬 가게나 야채 가게에서 산 것들이었다.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신애는 자주 싱싱한 생선을 구웠고, 돼지고기나 새우 낙지 같은 것들로 양파와 함께 볶아 접이식 식탁에 앉아 둘이서 나눠 먹었다. 그러고는 그녀는 다시 영업을 하러 집을 나갔다. 그는 그녀가 보험회사 직원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하루 종일 어디를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는 알지 못했다.
신애의 아버지가 신애를 쫓아냈다는 것과 그녀의 교복과 책, 책가방 따위는 모조리 찢어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와 친한 친구들 몇몇의 집을 그녀가 찾아왔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어디서 어떻게 다니는지, 친한 친구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며칠 머물 수 없느냐고 묻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나중에는 몇몇 남자아이에게도 찾아와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그때부터 기영수는 신애에 대해 분노를 터트리곤 했다.
곱슬머리에 조금은 소심하고 고집이 세어 보이는 외모를 가졌지만, 기영수는 까다롭거나 괴팍하지 않았다. 인간에 대해서도 그리 까다롭지 않은 그가 신애에 대해 냉소적으로 변해 갔다.
아마도 신애가 그 친하지도 않았던 다른 친구들의 집을 찾아갔어도 그에게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가 난 듯도 했다. 그리고 그는 자주 구상규에게도 신애가 찾아오지 않았느냐고 묻곤 했다.
구상규 또한 한동안 소문이 아무리 나빴어도 신애를 기다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신애는 그 뒤 그의 눈앞에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온 동네를 한 바퀴 다 돌았을걸. 우리만 빼고. 우린 왕따야. 알아?”
신애가 퇴학 처리되고 난 뒤의 일이었다.
“언제부터입니까? 남편을 죽이겠다고 말한 것이?”
“확실한 것은 모르겠지만 오래된 것같아요. 하지만 적어도 상규 씨가 여기로 올 때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이었죠. 얼마 전에 사고가 났으니까요.”
“그걸 알면서도 절 사고 현장에 데려간 이유는 뭐죠?”
“어쩌면 신애의 브레이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제가 신애에게 오게 된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군요.”
구상규는 혼란스러웠지만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전 오히려 기뻤죠. 신애씨에게는 다른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구상규씨가 신애씨의 다른 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했고요.”
진선아는 잠시 말을 끊고 곁눈으로 구상규를 보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내언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새’ 당선1998년 여성동아 2,000만원 고료 장편소설 공모 당선 장편소설 ‘추억쪽으로 나무들이 서 있을 시간이다’ (동아일보사)2003년 장편동화 ‘누가 여우니’ (생각하는 창)
목차
1부 젤리피쉬 드림하우스
2부 툭, 날아간 너란 돌멩이
3부 메두사
4부 보름달물해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