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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발효중
엄마와 오빠를 자살로 상실한 자살유가족이 써 내려가고 있는 치유와 성장의 여정
훈훈 | 부모님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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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만5세에 엄마를 자살로 상실한, 그리고 십수 년이 흘러 오빠를 자살로 떠나보내야 했던 한 명의 자살 유가족이 써 내려간 치유와 성장의 여정이다. 도저히 가닿기 힘들 것만 같은 그 강렬하고 생생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저자는 그 시간들을 독자들에게 꺼내놓는다.

저자 박경임은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정말 많은 유가족들이 고통 가운데 놓여 있잖아요. 자살 유가족 중 소수만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뿐이죠. 그래서 저의 5살에서 48살까지, 긴 시간을 관통하여 꺼내놓는 저의 이야기를 통해 자살 유가족분들의 애도를 돕고 싶은 거예요. 그저 슬픔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 아픔의 현장으로 들어가서 함께 통과하고 싶은 겁니다. 그래야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으니까요. 그런 치열한 절박함이 저로 하여금 글을 쓰게 했습니다.”

저자 박경임은 자신에게 밀려온 고통을 두고 “이미 극복”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당신도 극복해야 한다”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여전히 상실로 인한 슬픔은 남아 있으며, 그것을 억지로 억누르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그녀의 “슬픔은 발효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출판사 리뷰

엄마와 오빠를 자살로 상실한
자살 유가족이 써 내려가고 있는
치유와 성장의 깊은 여정


“<슬픔은 발효 중>은 자살 유가족에게 교과서와 같다. 섬세한 표현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을 잘 표현해 주었고, 40년의 세월을 관통하여 한 권의 책으로 잘 엮어 내었다. 이 책을 읽고 다른 유가족들은 40년이 아니라 10년으로, 아니 1년으로 그 아픔의 시간을 단축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남은 가족이 어떤 아픔을 겪는지를 헤아려보고 그 생각을 멈추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모든 사람이 읽고 유가족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모두가 함께 살아내자”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조성돈 Life Hope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대표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슬픔은 발효 중>은 만5세에 엄마를 자살로 상실한, 그리고 십수 년이 흘러 오빠를 자살로 떠나보내야 했던 한 명의 자살 유가족이 써 내려간 치유와 성장의 여정이다. 2003년 이후(2016·2017년 제외) 줄곧 OECD 자살률 1위 국가의 오명을 이어 오고 있는 대한민국. 여전히 자살에 대한 인식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수십 년 전을 상상해 보았을 때, 저자 박경임이 자살 유가족으로서 겪어야 했을 고통의 시간은 상상조차 어렵다. 이렇듯 도저히 가닿기 힘들 것만 같은 그 강렬하고 생생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저자는 그 시간들을 독자들에게 꺼내놓는다.

저자 박경임은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정말 많은 유가족들이 고통 가운데 놓여 있잖아요. 자살 유가족 중 소수만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뿐이죠. 그래서 저의 5살에서 48살까지, 긴 시간을 관통하여 꺼내놓는 저의 이야기를 통해 자살 유가족분들의 애도를 돕고 싶은 거예요. 그저 슬픔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 아픔의 현장으로 들어가서 함께 통과하고 싶은 겁니다. 그래야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으니까요.

그런 치열한 절박함이 저로 하여금 글을 쓰게 했습니다.”

저자 박경임은 자신에게 밀려온 고통을 두고 “이미 극복”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당신도 극복해야 한다”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여전히 상실로 인한 슬픔은 남아 있으며, 그것을 억지로 억누르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만, 그녀의 “슬픔은 발효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엄마와 오빠를 잃은 저의 슬픔은 현재도 발효 중입니다. 산소 부족이라는 결핍을 통해 젖산이 발효되는 것처럼, 누구에게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위로받지 못했던 슬픔이 이로운 효소로 발효되고 있는 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깊은 맛을 내는 김치나 된장처럼, 저의 슬픔이 향기롭게 숙성되어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면 저의 아픔마저 시리도록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요?

자살 유가족을 향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지고, 웅크리고 살아가는 자살 유가족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제가 써내려간 <슬픔은 발효 중>이 감당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더 많은 자살 유가족들이 다시 가족과 연결되고 다시 공동체와 연결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처절하게 혼자라고 생각했던 자살 유가족이 있다면, <슬픔은 발효 중>을 통해 사랑의 옷을 다시 입기를 기대해봅니다.

제가 저의 삶을 글로 써내려간 이유는 ‘비극을 전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고통과 고통이 연결되어, 기어코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신비가, 이 책을 통해 곳곳에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 마음으로 연필을 꾹꾹 눌러가며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저자 박경임의 말처럼, <슬픔은 발효 중>은 단지 저자가 겪어 온 고통을 보여주기 위한 책이 아니다. 그가 기어코 고통의 여정을 통과하며 마주한 희로애락을 보편적인 언어로 풀어냄으로써, 자살 유가족을 향한 인식을 개선하고, “지금, 내게 주어진 그곳에서 다시 살아보자”는 희망의 언어를 전달하기 위함이 그 목적인 것이다.

자살 유가족이 되고 나서 40여년의 시간이 흘러, 타인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중년의 치유자로 성장한 저자 박경임. “자살로 가족을 잃은 것은 수치가 아니라 함께 울어야 하는 아픔”이라며 다른 자살 유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희망의 증인’이 된 그의 깊고 포근한 메시지가 <슬픔은 발효 중>에 담겨 있다.

엄마는 그렇게, 하루아침에 흔적 없이 사라졌다.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기다리면 엄마가 돌아올 줄 알았다. 아침이 되면 늦잠 자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엄마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엄마는 다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일은 온 세상을 잃는 것 같았다. 엄마가 나를 홀로 남겨둔 채 사라져 버린 것이 참을 수 없이 화가 났다. 내 사랑을 배신하고 떠난 엄마가 미웠다. 도대체 왜 나를 버리고 떠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를 지탱해주던 삶의 뿌리가 통째로 뽑혀버린 느낌이었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날엔 바지에 소변을 지렸다. 울음을 터트려도 내 어리광을 받아줄 사람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엄마가 없는 일상을 살아내면서 엄마의 얼굴이 어떤 날은 더 또렷하게, 어떤 날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지금은 엄마의 얼굴도, 목소리도, 냄새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를 기억할 수 있는 흔적이나 유품은 그 무엇도 남지 않았다. 내게 남은 건 ‘그리움,’ 오직 그리움뿐이다. 그때 엄마 사진 한 장이라도 남겨두었다면 그리움으로 사무치는 날이 조금은 적었을까?

엄마의 죽음은, 내 인생의 항로를 거친 바다로 바꿔 놓았다.

박경임, <슬픔은 발효 중> 중.

“저는 무슨 죄를 지었나요?
자살로 세상을 떠난 사람을 가족으로 둔 것이 저의 죄명인가요?”

엄마를 잃은 아이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보다 죽음에 대한 날카로운 정죄로 비수를 꽂는 세상이 얄궂기만 했다. 남겨진 자가 감당해야 하는 슬픔의 무게를 헤아렸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엄마 없이 하루를 살아내는 것도 버거운 내게 사람들은 그들의 언어로 내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겨 넣었다. 수치를 가리기 위해서라도, 엄마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자살 유족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비난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수치스러움이 내 세포와 혈관을 타고 내 몸의 일부처럼 흐르는 것 같았다.

자살 유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인격을 침해당하는 언어 폭력에 노출되고, 비난과 낙인으로 씌워진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어찌 ‘나’ 혼자뿐이겠는가? 넓게 보아 우리나라 인구의 10%를 자살 유가족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생명 존중시민회의에서 발표한 <자살 유가족 권리장전>에 보면 “나는 내 독자적인 인격을 유지하고 자살로 인한 죽음에 의해 판단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상실의 아픔을 지나오는 사람들을 더 깊은 수렁으로 빠뜨리는 ‘말, 말, 말’ 말들…. 가족을 자살로 잃은 사람들에게 “고인이 지옥 갔다”며 고통을 가중시키는 말보다 따뜻한 공감과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판단 받지 않을 권리’는,
‘판단하지 않을 의무’를 포함하고 있는 것 아닐까?

박경임, <슬픔은 발효 중> 중.

오빠가 떠난 지 23년이 지났다.

세월이 흘렀어도 상실의 아픔에서 온전히 자유해지진 않았다.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을 경험하며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우리는 모두 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상실을 경험할 뿐, 피해가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슬픔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를 토닥이며 살아왔다. 그저 슬픔을 껴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길 바랐다. 슬픔이 찾아오는 날조차 밀어내지 않고 환대해 주었다.

엄마와 오빠를 자살로 잃은 내 슬픔은 현재도 발효 중이다. 발효는 인간에게 좋은 면을 주는 미생물 작용이므로 비슷한 과정을 겪는 부패와는 구분된다. 산소 부족이라는 결핍을 통해 젖산이 발효되는 것처럼 누구에게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위로받지 못했던 슬픔이 이로운 효소로 발효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더욱 깊은 맛을 내는 김치나 된장처럼,
내 슬픔이 깊이 숙성되어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감사하다.

박경임, <슬픔은 발효 중> 중.

  작가 소개

지은이 : 박경임
유년 시절 강원도 산자락과 들을 뛰어다니며 살아온 자연의 딸. ‘상실과 애도 상담 연구소’를 통해 상실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애도하고 슬퍼할 수 있도록 등을 토닥이며, 고인과 작별한 후 그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수년 전, 질병으로 인해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지만, 다른 한쪽 귀로 더 치열하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심리 치료사로 살아가고 있다.필리핀 무덤가 마을 샤몰로그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선교사이기도 하며, 사랑하는 남편의 아내이자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아들의 엄마이다.Saint Louis University에서 심리 상담 석사를 졸업하고 De Lasalle University에서 심리 상담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park.kyoungim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첫 번째 이야기, 슬픔에도 저마다 다른 표정이 있다

내게 남은 그리움
비밀 친구
나를 무너뜨리는 말.말.말
도깨비 할아버지
슬픔은 발효 중
오빠가 남긴 선물
나를 용서하기

자살 유가족과 자살 유가족이 만나다(1)

두 번째 이야기, 슬픔의 터널을 통과해내는 중입니다

내 마음 속의 선생님
내게 가장 어울리지 않는 옷, 결혼
이렇게 좋은 사랑
내 앞에선 아이여도 돼
다행이다, 언니가 있어서
수치 vs 아픔
자살 생존자로 산다는 것은

자살 유가족과 자살 유가족이 만나다(2)

세 번째 이야기, 슬픔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아버지의 안부
마흔 여덟 딸이 엄마에게 쓰는 편지
그저 그들의 슬픔을 안아주세요
외계인 같은 새엄마
한쪽 귀로 듣는 심리 치료사
따뜻한 환대로 끌어안아 주기
방문객
Umma! You are my home

자살 유가족을 이렇게 도와주세요

에필로그

특별 기고: 사랑하는 가족을 자살로 떠나보낸 후 아직 1년이 흐르지 않은 유족분들에게(세이브유 상담복지연구소 심소영 소장)

자살유족 권리장전

자살 유가족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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