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박종숙 시인이 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 『조각조각 붉게 타다』를 발간했다. 박종숙 시인은 2004년 수필가로 먼저 등단한 뒤 2011년 《심상》으로 시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 『조각조각 붉게 타다』는 시인의 내면에 자리한 상처의 시이자 그리움의 시이다.
시적 화자가 던지는 부드러운 언어들은 고요한 듯 하나 종내는 울음을 던질만큼 독자의 심상을 헤집기도 한다. 그만큼 박종숙 시인은 체화된 언어를 표출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여 그녀가 바라보는 모든 대상물들이 ‘연민과 사랑’이라는 두 축의 평행선을 아우르며 달려간다. 바로 그러한 시적 대상을 화자의 심상이 고스란히 투영된 시편들이 이번 시집의 주조를 이룬다.
출판사 리뷰
박종숙 시인이 등단 13년 만에 첫 시집 『조각조각 붉게 타다』(작가마을시인선 67)를 발간했다. 박종숙 시인은 2004년 수필가로 먼저 등단한 뒤 2011년 《심상》으로 시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 『조각조각 붉게 타다』는 시인의 내면에 자리한 상처의 시이자 그리움의 시이다. 시적 화자가 던지는 부드러운 언어들은 고요한 듯 하나 종내는 울음을 던질만큼 독자의 심상을 헤집기도 한다. 그만큼 박종숙 시인은 체화된 언어를 표출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여 그녀가 바라보는 모든 대상물들이 ‘연민과 사랑’이라는 두 축의 평행선을 아우르며 달려간다. 바로 그러한 시적 대상을 화자의 심상이 고스란히 투영된 시편들이 이번 시집의 주조를 이룬다.
문학평론가 황치복 선생은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서 순례를 떠나”는 시로 파악하고 있다. 바로 그 순례의 과정, ‘기억의 시집’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연민과 사랑’은 회한이 따르기 마련이다. 달리 표현하면 그리움이 점철된 회억의 시집인 셈이다. 시인의 내면에 잠재된 그리움을 읽어나가는 독자들은 어떤 모습일지 자뭇 궁금해지는 시집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시인은 이번 시집을 먼저 간 동생에게 바치는 ‘헌정시집’이라고 밝혀 또 다른 그리움의 한 단면을 공개했다.
물구나무를 서다
바위를 품은 산이
호수로 내려온다
단풍에 취해 있던 새들이
놀라 날아오르고
구름은 저만치 비켜 앉는다
망설이는 풍경들 속에
근심을 풀어 놓았는지
호수는 깊어지고
차오르는 가슴 속 물집
계절은 다시 오는데
건널 수 없는
이별의 시간들
그림자를 이고 선 나는
남은 햇살을 쥐고
물구나무를 선다
가끔 두렵다
나무 위를 서성이는 새
공중을 한 바퀴 돈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겨 앉는다
날개를 펴는 일을
잊은 것은 아닌지
긴 강 혼자 건너며
제 몸 휘청이는 것 아는지
가끔 두렵다
캄캄한 밤 새끼들만
오글오글 모여 있는 둥지
어느 날 갑자기
허공으로 솟구쳐 빈 날개 될까봐
하루에도 몇 번씩
외고 있는 부리 안의 지저귐
가끔 두렵다
너무 많은 궁리들이 기억을
밀어내고 있다
동강 할미꽃
벼랑 끝에 핀 동강 할미꽃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지
돌 틈에 제 몸 접힌 줄도 모르고
사무치게 먼 곳을 보고 있다
무겁게 누르고 있는 산그늘
놓아 버리면 그만인데
잡풀까지 끌어안고
가슴에 들어앉은 돌멩이
한 철 왔다 가는 고추잠자리도
한가롭게 강물 위를 누비는데
망설이며 건너왔던 세월
차라리 불쏘시개 되어
짓무른 잠 벗어던지고
넘치게 다가오는 바람 안고 쓰러지리
바동대다가 지진 난 심장
불도 지피지 못하면서
가끔 혼자 펄럭이고 싶은 마음
천 길 낭떠러지 훤히 보이는데
자꾸 흔들린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종숙
2004년 《문학예술》에 수필가로 먼저 등단을 하였으며 시는 2011년 《심상》으로 등단했다. 부산시인협회, 부산남구문인회 이사. 국제펜클럽, 부산문인협회, 부산여류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제1부
조각조각 붉게 타다
산 그림자
수족관
스팸메일
삭제된 메시지
비를 맞다
지하철
가끔 두렵다
건망증
까마귀
물구나무를 서다
민들레
낙타와 사막
동강 할미꽃
스위치를 켜다
종소리
해녀 되다
제2부
봄
벚꽃
강가로 가자
꽃섬
꽃잎 바람
붉은 꽃 아카시아
가을 숲
꽃잎은 지고
겨울나무
바람꽃
담쟁이
노목
석양을 건너는 강
안개 바람
연꽃
오디
선물
그리움의 계절
제3부
날지 못하는 새
우체통
향수
징소리
낡은 장화
냄새
물 한 모금
물결
꿈 주머니
돌아보기
몽골의 백야
바닷가 커피숍
밤은
구름꽃
애수
어둠이 내리면
여명
파도
풍경을 내리다
제4부
지워지지않는 얼룩
밑줄
남쪽 끝 섬을 착신하다
골목길
간격
바람
타악기
난간
둥지
마네킹의 밤
맨홀
문 잠그다
유기견
잃어버린 시간
젖은 바닥
초록의 뿌리
탱자나무 울타리
풍선껌
항아리
해명
*해설/부재와 결핍의 풍요로움, 혹은 기억의 시학-황치복(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