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아름다운 자연, 우정과 사랑이 지닌 치유의 힘 <비밀의 정원>은 원작을 두 권으로 나누어 각색한 작품으로, 1권에서는 인도에서 생활하던 메리가 고모부의 대저택으로 오게 된 뒤 영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다.
전염병으로 부모를 잃고 영국의 고모부 댁에서 살게 된 메리. 메리는 고집불통에 이기적이며 유모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아이다. 또한 ‘미셀스와이트’라고 불리는 드넓은 황무지에 덩그러니 자리한 고모부네 저택은 이 괴팍한 소녀 메리가 적응하기엔 너무나도 스산하고 이상한 곳이다. 하지만 메리는 자신 곁을 지켜 주는 순박한 요크셔 토박이 마사에게 차츰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또한 마사의 말대로 황무지에 봄이 찾아오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점차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특히 무려 10년 동안이나 잠겨 있다는 ‘비밀의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마사에게 전해 듣고 난 이후부터는 황무지 곳곳을 헤매며 비밀 가득한 장미 정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그러한 메리 앞에 어느 날 귀여운 붉은가슴울새가 나타나더니 마법처럼 비밀의 정원 열쇠를 찾아주고. 또다시 신나게 황무지를 산책하던 어느 날, 신비로운 바람이 불어와 담쟁이덩굴을 걷어 주자 꼭꼭 숨어 있던 비밀의 정원 문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메리 앞에 펼쳐진 황무지란 공간은 곧 메리 그 자신이기도 하다. 부모의 사랑이나 따뜻한 보금자리 등 자라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게 된 메리는 텅 비어 공허하고 쓸쓸한 황무지와 다름없다. 그러한 메리가 요크셔 사람들과 비밀의 정원을 통해 치유받고 성장하는 동안 황무지에도 봄여름이 찾아온다. 히스꽃과 가시금작화, 양골담초꽃이 가득하고 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싱그러운 향기로 가득한 황무지는 그저 조용히 겨울을 나고 있었을 뿐 죽은 땅이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메리는 비밀의 정원에 새순이 가득 돋는 모습을 그리며 쉼 없이 땅을 고른다. 또 비밀의 정원에 장미가 만발할 모습을 상상하며 잡초를 뽑고 빽빽한 잔가지에 숨길을 낸다. 어린 농부이자 자연의 친구이기도 한 디콘(마사의 동생)과 함께 비밀의 정원을 가꾸면서 메리는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이가 된다. 대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황무지의 아름다움, 그리고 메리의 성장과 변화를 통해 버넷은 독자들에게 ‘자란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비밀의 정원을 찾아내고 가꾸면서 자라는 메리의 모습을 통해 위대한 자연과 크나큰 사랑은 인간을 치유할 수도, 한 아이의 몸과 마음을 자라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버넷이 그리고자 한 자연과 사랑의 힘을 가장 탁월하게 재현한 그래픽 노블 <비밀의 정원>이 다시금 그 마법 같은 공간과 시간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고전을 재해석한 그래픽 노블 이 책은 ≪소공녀≫, ≪소공자≫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대표작 ≪비밀의 정원≫을 재해석한 그래픽 노블이다. 프랑스의 만화가이자 삽화가인 모드 베곤이 각색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린 이 작품은 이미 프랑스 독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무수히 많은 책으로 다시 출판되고, 영화나 연극으로도 만들어지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여전한 사랑을 받는 작품이지만, 버넷이 처음 이 책을 연재할 당시에는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1911년 ≪비밀의 정원≫ 초판이 출간된 이후 버넷이 1924년 사망했을 때 부고란에는 이 책의 제목이 아예 빠졌을 정도였다고.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 한 버넷의 의도와는 달리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는 인도와 인도인 하녀에 대한 묘사, 과거 영국 사회의 지배층과 피지배층 간의 관계 등 작품 속 부가적인 소재들이 오히려 부각되어 독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까닭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 책은 버넷의 많은 작품들 가운데 그의 작품 세계를 보여 주는 대표작이자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모든 것이 죽어 있는 줄만 알았던 공간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게 변화하는 마법 같은 이야기, 주인공 소녀 메리와 요크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매력, 정원을 가꾸고 주변 사람들에게 애정을 갖게 되면서 성장하는 메리의 모습은 결국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 독자 가운데 하나였던 만화가 모드 베곤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 <비밀의 정원>. 이곳에는 더 이상 고집불통의 괴팍한 메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아름다운 정원 속에서 맘껏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의 말간 웃음이 있을 뿐이다.
신비로운 정원을 생생하게 재현한 삽화와 요즘 독자들의 입말을 고려한 각색프랑스의 젊은 만화가 모드 베곤은 독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화풍으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정원을 완성했다. 자유롭게 지면을 나누고 또 채워 다채로운 꽃과 풀, 비밀의 정원이 지닌 독특한 매력을 잘 보여 준다. 봄을 기다리며 조금씩 새순이 움트는 정원의 모습과 특이한 수형의 나무들을 매우 생생하고 세심하게 그려 내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실제로 어느 정원에 서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또한 모드 베곤은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새를 비롯한 다람쥐, 양, 여우 등 다양한 동물은 물론이고, 영국 귀족 대저택의 모습 또한 섬세하게 복원했다. 무겁고 차분한 분위기의 대저택과 부드럽고 화려한 색감의 대자연을 비교해 가며 그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무엇보다 등장하는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을 실감 나게 보여 주는 묘사력이 매우 뛰어나 그래픽 노블이 주는 시각적 재미를 극대화한다. 그림뿐만 아니라 인물의 감정 상태나 상황에 따라 표현되는 의성어, 의태어도 마치 하나의 장치처럼 텍스트를 시각화하여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본래 원작에서는 영국 요크셔 지역 사람들이 사투리를 쓰고 또 피지배층으로 묘사되는 그들이 메리와 콜린에게 근존칭과 함께 경어를 사용한다. 요즘 독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는 이러한 부분들을 모드 베곤은 어린이 독자들의 입말을 고려해 현대적으로 각색함으로써 난제를 극복하였다. 읽고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향긋한 꽃향기와 보드라운 흙 내음이 물씬 풍기는 듯한 모드 베곤의 <비밀의 정원>을 통해 다시 읽는 고전의 재미를 만끽해 보자.

무엇이든지 다 삐딱하게 대하는 가여운 메리. 이제 겨우 열 살인데 엄마, 아빠를 다 잃다니! 혼자 남은 이 아이는 영국인 부인, 그리고 그녀의 아이들과 함께 배를 탔다가 다시 기차를 타고 먼 길을 떠났다.
여행은 너무 끔찍했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한 메리에겐!
메리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렇게 되고 말았다. 뚱한 얼굴, 노르스름한 낯빛, 항상 기분 나빠 보이는 표정, 언제나 심통만 부리는 얄미운 메리. 이런 아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청개구리 메리 아가씨!
-꺼져! 너희 정말 싫어.
-잘됐지롱, 네가 가는 곳에선 널 대단하게 안 볼 거야!
-내가 엄청 기뻐하는 거 보이지? 날 어디로 데려가는진 몰라. 근데 너네한테서 멀어진다는 건 알지. 난 그거면 돼.
-자기가 어디 가는지도 모른대! 영국에 있는 네 고모부 집으로 널 보내는 거야. 그 사람은 곱사등이래! 넌 엄청 크고 아주 오래된 저택에서 외톨이로 살게 될 거야. 끔찍한 곱사등이 집에 외톨이래요!
-나가서 오른쪽 미로 같은 회양목 길을 따라가면 정원에 다다를 거예요. 여름에는 꽃이 만발하죠. 한데 지금 그쪽엔 아무것도 없어요. 정원 한 곳은 열쇠로 닫혀 있고요. 아무도 그곳에 발을 들이지 않은 지 10년 됐어요.
-아, 그래? 왜?
-마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나리가 그곳 문을 닫게 하셨죠. 마님 정원이었거든요. 마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리가 열쇠를 땅에 묻으셨어요. 어머나, 종소리가 들리네요! 후딱 가야 해요!
-10년 전부터 닫혀 있는 정원이라고? 정원이 어떻게 열쇠로 닫혀 있단 말이지? 정원은 항상 열려 있는 곳인데....... 혹시......? 여기......? 쳇, 아니네. 열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