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압축한 인생 서사. 남과 북, 진정한 평화를 위해 목숨 건 도박으로 <특명>을 수행한 류재복 특수임무유공자의 실화를 소설가 김기우가 엮어냈다. 특수임무를 수행하며 냉각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류재복 회장의 스펙터클 실화 장편소설이다.
출판사 리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압축한 인생 서사! 남과 북, 진정한 평화를 위해 목숨 건 도박으로 <특명>을 수행한 류재복 특수임무유공자의 실화를 소설가 김기우가 엮어냈다!
- 류재복 남북이산가족 협회장이 겪은 평양 이야기를 소설가 김기우가 고압의 문장으로 기술한 책.
- 특수임무를 수행하며 냉각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찾는 류재복 회장의 스펙터클 실화 장편소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수많은 과거의 사건들이 있기 때문이고, 지금 여기는 미래를 알리고 있다.’는 《특명》의 특별하고도 담백한 전언.
냉전 이후, 우리의 국제 정세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전쟁과 테러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전염병은 계속 발생하고 자연환경도 우리를 몰아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불황 속에서 경제 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남북관계도 경색돼 있다.
류재복 남북이산가족협회장은 그 동안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왔다. 그가 겪은 인생서사를 김기우 작가가 농밀하게 그려내고 있는 《특명》이 이 시기에 발간돼 큰 의의가 있다.
김기우 작가는 특수임무 수행자 류재복의 실제 체험이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의 굴곡을 압축해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세계의 빠른 변화에 발맞추기보다 나라 안의 정쟁이 심화됐던 구한말, 풍전등화와 같이 돼 버린 우리는 결국 일본 제국주의의 실현 발판이 된다. 일본은 제국주의를 확장하려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우리 민족을 자신들의 야욕에 제물로 삼았다. 유럽 또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신음하다 연합군에 의해 진정되어 갔다.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하여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면서 우리는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았지만 진정한 독립이라 보기 어렵다. 남북이 갈라진 상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사회주의 사상 물결이 우리에게도 다가왔고, 미국과 러시아가 우리 땅에 머물며 신탁통치를 하면서 우리 민족의 이념적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결국 광복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쟁이 터지고 우리는 형제에게 총을 쏘는 비극을 벌이게 된다. 그 와중에 수많은 민족이 죽어 나갔고, 국토는 분단돼 서로 떨어져 만나지 못하는 가족이 생겨났다.
우리가 겪은 근현대사 굴곡을 류재복 회장은 인생에서 실제로 경험해 나갔다. 김기우 작가는 ‘나는 그의 서사를 문장으로 써나갔지만, 나의 상상력은 그의 실 체험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술회한다. 그래서 실화장편소설 특명이 소중하다고 무겁게 말하고 있다.
김기우 작가는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수많은 과거의 사건들이 있기 때문이고, 지금 여기는 미래를 알리고 있다.’며 《특명》에서 힘 주어 적어나가고 있다.
현미 누님 영정 앞에 머리를 조아리니 누님의 〈보고 싶은 얼굴〉이 다시 입에 고인다. 눈을 감은 내 눈에 현미 누님의 젊을 적 모습이 어른거린다. 현미 누님이 눈을 뜨고 걸어 다니신 ‘허황한 거리’가 내가 절하는 동안 지나간다. 폐허로 허황했던 거리가 지금은 휘황한 거리로 변한 서울 거리의 모습으로 허청허청 지나간다.
현미 누님은 평생을 황황하게 헤매며, 동생을 그리워했을 것이다. 평양 거리에서 장춘의 거리로 옮겨간 현미 누님의 거리, 가족을 이어주는 거리였다. 그 거리는 핏줄처럼 누님의 가족을 연결해 주고 있다. 특히 동생분은 대동맥 핏줄이었다. 가족은 끊어지면 안 된다. 가족은 죽어서도 연결돼 있다.
나는 1998년 현미 누님과 북한의 동생을 장춘에서 만나게 해 주었다.
(……)
1996년 봄, 나는 장춘 관성조선족 소학교에서 명예 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리고 진달래소년예술단의 단장도 맡아 성의를 다해 일을 꾸려나갔다. 이번에는 우리 민족 소년 소녀들의 공연이었다. 민족의 정서가 훨씬 짙어지고 중국의 향기가 혼합된 흥미로운 무대가 될 것이었다. 나는 소년 소녀들의 기예도 좋지만, 우리의 가락, 우리의 민요, 국악을 살린 프로그램도 많이 넣어달라고 예술감독에게 주문했다.
나는 진달래예술단의 공연 일정을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바쁜 와중에도 전화를 기다렸다. 북한 고위 관리, 최재경의 전화였다.
(……)
나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습격에 어찌할 줄 몰랐다. 당황해하는 내 모습을 보던 다른 북한군이 소리치듯 말했다.
― 종간나 새끼, 여기가 어디라구 골을 굴리네? 방북 증명서 내놓라우!
― 그런 거 없습니다.
― 뭐래? 증명서 없이 평양에 왔다? 이 새끼가 총알맛을 보고 싶어 환장했구만.
― 네, 저는 방북 증명서 같은 것 없습니다. 초청장이 있습니다.
― 아니, 통일원에서 발행한 거 보여 달라우. 방북 증명서!
북한 군인의 목소리는 점점 거세졌다. 다른 군인은 아예 허리춤에서 권총을 빼 들었다.
― 이보라우, 여기가 어디멘지 모르나? 평양이야, 평양!
그랬다. 나는 여기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도 모래알 같은 흔적도 없을 것이다.
― 안 되겠구만. 이 종간나, 뜨건 총맛 좀 봐야 정신이 나겠구만.
그가 권총을 빼 들어 관자놀이를 겨누다가 총구를 내 목에 갖다 댔다. 차가운 총부리가 내 목에 닿으니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얼음장 같은 총부리는 내 몸을 급격히 달궜다. 나는 곧 터질 것 같은 화산처럼 뜨거워졌다.
(……)
우리는 이런 식으로 7층까지 올라갔다.
7층 에스컬레이터의 마지막 계단이 넘어가는 순간, 나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바로 앞에 김일성의 시신이 있는 것이었다. 상상했던 유리관이 아니라 그냥 큰 침대에 누워 있는 형국이었다.
― 수령님께 경배!
누워 있는 김일성의 머리맡에 서 있던 여성이 말했다. 여성은 두 명으로 한 명은 나를, 다른 한 명은 이효준을 지켜보고 있었다.
― 서 계시면 아니 됩니다. 위대하신 수령님 곁을 천천히 돌면서 경의를 표하십시오!
멀뚱히 서서 김일성을 내려다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발, 오른팔, 머리, 왼팔 곁에서 두 번씩 경례하십시오.
너무 긴장하여 다리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여성 호위 군인이 말하는 대로 시신 곁을 돌았다. 돌면서 허리를 굽혀 두 번씩 절했다. 절하면서 김일성의 모습을 머릿속에 담아두었다. 또렷하게 새겨지도록 눈도 깜박이지 않고 경배하며 바라보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류재복
. 1953년 충북 청주 출생. 시인, 대기자.. 경희대학교경영대학원 동창회보 주간(主幹), 한국프레스센터 한국어문기자협회 사무국장, (사)한러친선협력회 사무총장, (사)한민족문화교류협의회 사무총장, ㈜계명프로덕션 대표이사, 중국길림신문서울지국장(외신기자/청와대•통일부•외교부출입)역임. . 현재 〈정경시사포커스〉 발행인, (사)남북경제협력포럼 공동대표, 안중근의사교육 문화재단 대표, 중국 칭다오빈하이대학 명예학장, (사)남북이산가족협회 회장.
목차
. 추천사
. 머리말 - 진정한 평화를 위해 혼신을 다한 시간
. 프롤로그 - 분단 없는 하늘나라에서 아름다운 노래 불러 주세요
. 남은 시간 없는 남북 이산가족
. 특수임무 수행자의 굳은 마음
. 하얼빈에서 울리는 우리 가락
. 남한과 북한, 그리고 우회 공작원의 청춘
. 베이징으로, 국경의 새벽으로
. 종교의 이단, 체제의 이단
. 녹색 초청장에 새겨진 북한 문채(文彩)
. 방북 승인 없는 평양 방문
. 힘찬 구호의 나라, 힘 빠진 공화국의 인민들
. 관자놀이를 겨냥하는 총구
. 밤을 지키는 지령 받은 여성 동무
. 기묘한 풍경과 향기의 산, 묘향산
. 그리운 고향, 해설피 금빛
. 평양에서 보는 달, 고향과는 다른 달
. 장춘진달래소년예술단의 리듬과 한국 소설가의 리듬
. 동두천 몽키하우스의 울음소리
. 특명, 김일성 시신을 확인하라
. 숨이 막히는 고통, 내 청춘의 절벽 끝
. 청주 가중리 선산에서 무릎을 꿇고
. 이산가족 교류 촉구 회견, 광화문을 울리는 통곡
. 오랑캐꽃을 찾다
. 에필로그 - 영결식 마치고 기억으로 쓰는 역사전으로
. 엮은이의 말 - 《특명》, 우리의 근현대사를 스토리텔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