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보림문학선 시리즈 11권. 유수 어린이 문학상을 휩쓸며 미국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쿠바계 미국인 작가 마가리타 엥글이 쓴 연작시다. 작가는 ‘역사책 밖의 이야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지극히 내밀한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보통 사람들의 사라진 역사를 담은 이 책은 시로 표현된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성장일기이다.
십삼 세 소년 다니엘은 언젠가 다시 부모님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간절한 바람 하나만 품고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황금의 땅이라 불린 뉴욕은 난민선을 받아들이기 거부하고, 다니엘은 예기치 않게 쿠바에 이른다. 열대의 섬에서 다니엘은 슬픈 비밀을 간직한 쿠바 소녀 팔로마와 친구가 된다. 그러나 안전한 피난처라 여긴 쿠바에도 나치의 어둠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출판사 리뷰
한 소년의 고통스러운 성장을 담아낸 시
역사적 광기 앞에 난민이 된 소년을 통해 ‘차이에 대한 존중과 관용’을 일깨우는 작품
1938년 11월, 히틀러의 나치즘에 경도된 집단 광기가 유대인 말살 정책을 불러온다.
가난한 독일계 유대인 부모의 희생으로 가족 중 유일하게 독일을 탈출한 다니엘.
낯선 땅 쿠바에 도착한 다니엘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자라는 방법을 배워간다.
《열대의 비밀》은 유수 어린이 문학상을 휩쓸며 미국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쿠바계 미국인 작가 마가리타 엥글이 쓴 연작시다. 엥글은 전작 《쿠바의 노예 시인(2006)》과 《항복의 나무(2008)》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역사책 밖의 이야기’,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변주되고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독일계 난민이 쿠바에 정착한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된 바 없다.
십삼 세 소년 다니엘은 언젠가 다시 부모님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간절한 바람 하나만 품고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황금의 땅이라 불린 뉴욕은 난민선을 받아들이기 거부하고, 다니엘은 예기치 않게 쿠바에 이른다. 열대의 섬에서 다니엘은 슬픈 비밀을 간직한 쿠바 소녀 팔로마와 친구가 된다. 그러나 안전한 피난처라 여긴 쿠바에도 나치의 어둠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지극히 내밀한 개인의 이야기인 동시에 보통 사람들의 사라진 역사를 담은 《열대의 비밀》은 시로 표현된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성장일기이다.
쿠바로 간 홀로코스트 난민 이야기 : 독일에서 쿠바로
1938년 11월 9일 밤, 히틀러를 신봉하는 독일 나치 폭도들이 유대인의 집과 상점, 회당에 불을 지르고 부쉈다. 이때 깨진 유리창 파편들이 거리에 가득 널린 채 반짝거려서 ‘수정의 밤’이라 불렀다. 이날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유대인 말살 정책이 시작되었다. 독일계 유대인들은 해외 이주를 위해 비자를 구하려 발버둥 쳤다. 해외의 여론은 동정적인 편이었으나, 미국 등의 나라가 각국의 이민 쿼터 제도를 핑계로 일정 정도 이상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1939년 5월 13일, 약 900여 명의 유대인 난민을 태운 배 세인트 루이스(St. Louis)가 독일 햄버그를 떠났다. 쿠바행 표를 거머쥔 난민들의 실제 계획은 쿠바에서 미국 비자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몰랐던 잔인한 진실은, 바로 쿠바의 부패한 관리들이 돈을 벌기 위해 허가한 난민의 대다수를 쿠바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쿠바 행 티켓을 거머쥔 난민 중 극히 일부만 쿠바에 머물 수 있고, 나머지는 다시 유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열대의 비밀》의 주인공인 다니엘은 이 비극적 역사가 빚어낸 난민 중 있었음 직한 어느 한 소년의 내밀한 기록이다.
한 소년의 힘겨운 성장일기 : 고통스러운 기억과 아스러질 듯한 희망 사이에서
“지난해 베를린,
‘수정의 밤’에
내 손을 잡고 있던
할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
다니엘은 쿠바에 도착하고서도 ‘수정의 밤’ 이후로 아스러진 가족과 자신의 삶, 유리창 파편이 흩날리던 그 날 밤의 끔찍한 장면들의 환영과 악몽에 시달린다. 쿠바의 임시 난민 대피소에서 자원 활동을 하는 팔로마는 아버지의 비밀로 괴로워하며 집을 떠나고 싶어 한다. 팔로마의 아버지 엘 고르도는 기댈 곳 없는 난민들의 마지막 희망을 담보로 거래하는 부패한 쿠바 관리이다. 쿠바에서까지 거부당하면 지구 상에서 안전한 장소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버지의 일이다. 팔로마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제집 정원에 자주 몸을 숨긴다.
실질적인 고아와 심정적인 고아의 아이러니한 교류. 두 아이는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행동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러시아에서 도망쳐 나온 유대계 노인 다비드는 팔로마와 마찬가지로 다니엘의 친구가 된다. 독백 조로 이어지는 다니엘과 팔로마의 목소리 뒤로 어른들의 삶이 배경으로 섬세하게 교차하며 삶의 진실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다니엘이 쿠바에 도착한 지 3년이 지났지만, 부모님의 생존은 알 길이 없다. 다니엘은 유럽인들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 초조하게 질문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대신 음악을 하며 탈출구를 찾는다. 친구들, 그리고 이름이 같은 어린 난민 다니엘과 함께 ‘흘러가는 일상에서 새 삶을 창조해 내는 방법’을 배우고, 고통스러운 기억과 현실을 음악으로 풀어내기 시작한다.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친구, 음악,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미래를 기다리며 과거를 이해하려면,
전쟁이 끝나기를 지그시 기다려야 한다.”
《열대의 비밀》은 잔인하고 모순투성이인 세상에 홀로 놓인 소년이 트라우마를 딛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낯선 열대 땅 쿠바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다니엘은 겨울 외투도 벗지 않고 타인의 친절에도 날을 세워 자신을 보호하려던 상처투성이의 아이였다. 하지만 다비드 할아버지와 팔로마와 함께 음악을 듣고, 춤을 추고, 바다 수영을 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서히 공황 상태를 벗어난다. 서로가 지니고 있는 상처와 비밀의 얼개들이 풀려나가면서 진정한 교감을 맛보게 되고, 각자 느끼던 고통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쿠바의 광활한 초록 바다와 음악, 아이와 어른의 교감을 보여줌으로써, 상처를 낫게 하는 최고의 치료제는 다른 무엇이 아닌 ‘자연과 시간’, 그리고 ‘마음의 주고받음’임을 새삼 일깨운다.
“유대인이든 기독교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난민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새처럼 이동하는 사람들일 뿐.”
1941년 12월, 또 다시 쿠바라는 피난처가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했고, 쿠바는 일본인은 물론이고 독일인까지 체포했다. 다니엘은 독일인인 자신도 체포될까 두렵다. 하지만 곧 밝혀진 사실은 독일인 가운데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만’ 붙잡아 가둔다는 것이었다. 독일에서 죄인 취급받던 ‘유대인’이 쿠바에서는 ‘독일인 첩자’가 아니라는 증명을 해주어 살아남게 된다. 온 세상이 뒤집힌 것만 같은 아이러니. 다니엘은 ‘유대인’이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독일인 기독교인인 마르코스가 나치의 첩자로 의심받아 체포의 대상이 된다. 유대인 아내를 위해 먼 길을 함께 온 마르코스는 아무 죄도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된다. 다니엘의 눈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보이고, 다시, 또다시 분노가 북받친다.
다니엘은 ‘누군가를, 그 누군가를, 어쩌면 미리암과 마르크를 도울 수 있다면? 부모님의 소원을 이루었다는 기분이 들 것 같다?.’고 생각해 팔로마와 함께 그들의 피신을 돕는다.
다른 사람의 권리가 지켜져야 나의 권리도 지켜진다는 진실을, 지난한 경험을 통해 길어 올린 다니엘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함에서 더 나아가, 친구들과 함께 행동함으로써 마침내
제힘으로 우뚝 선다.
희생양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편견, 거짓말, 그리고 두려움
“라디오와 잡지에서 가증스러운 거짓말이 넘쳐 난다. / 쿠바의 신문 면면은 /
유대인들에 대한 추잡한 만화투성이다. / 이 거짓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 평범한 사람들을 짐승 취급하고 / 이리 떼에 둘러싸인 양처럼 / 몰아붙이는 / 모욕적인 이야기를 누가 꾸며 내는가?”
다니엘은 에스파냐어를 배우면서 점점 더 유대인에 대한 유언비어가 미디어에 횡행한다는 사실을 알아간다. 실체 없는 희생양을 만들어내기 위해 대중의 두려움을 담보로 여론을 조작하는 권력집단. 그들의 확성기로 전락한 미디어를 미디어로 부르는 현실. 그리고 그걸 믿는 이들을 정상인이라고 믿는 병든 사회.
“나는 결코 이해하지 못하리라, / 이 세상을. / 아니 단 하나의 나라도. / 그저 매일 맞닥뜨리는 / 단순한 선택의 순간마다 / 진실과 거짓을 파악하려 노력할 뿐.”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음에도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쫓기는 자가 되고, 역으로 그것이 안전의 증표로 여겨지기도 하는 세상의 모순을 겪은 후에 다니엘이 내뱉은 위의 말은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도, 울림이 크다. 뒤집어씌우면 다 되는 시대는 과거인 줄로만 알았는데, 2013년 현재, 다시 우리 눈앞의 현실로 드러나고 있고, 어쩌면 예상보다 긴 미래로 연결될지도 모른다. 1939년 쿠바의 현실이 지금 우리 한국의 현실과 놀랍게도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열대의 비밀》은 문학의 알레고리를 벗어 던지고, 지금, 여기, 우리의 이야기로 다가올 것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마가리타 엥글
쿠바계 미국인 시인이자, 소설가, 기자로, 라틴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뉴베리 상을 받은 가장 촉망받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쓴 책으로 퓨라 벨프레 상, 아메리카스 상을 모두 받은 《쿠바의 노예 시인The Poet Slave of Cuba》, 뉴베리 상 수상작인 《항복의 나무The Surrender Tree》,《반딧불 편지The Firefly Letters》, 그리고 《더 와일드 북The Wild Book》,《쿠바의 가장 위대한 노예 폐지론자The Lightning Dreamer: Cuba’s Greatest Abolitionist》 등이 있습니다. 현재 남편과 캘리포니아 북부에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