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국보급 망나니 슈퍼스타의 탄생과 몰락
―반사회적 삼촌과 학구적인 조카는 과연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발표하는 작품마다 기괴한 유머와 황당한 설정으로 ‘영국 문단의 악동’이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는 마틴 에이미스의 열세번째 신작 장편소설이다. 이보다 더 막나갈 수 없는 직업적 범죄자 ‘라이오넬 애즈보’와 그의 학구적이며 르네상스적인 조카 데스먼드의, 조금은 이상한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미디어와 셀러브리티에 대한 현대의 강박적인 열정, 그리고 고도화된 자본주의를 마틴 에이미스만의 방식으로 비꼬고 있는 현대의 우화이기도 하다.
‘라이오넬 애즈보’는 20대 초반에 이미 인생의 절반을 감옥에서 보낸 인물로,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페퍼다인에서 ‘반사회적행동금지명령’을 뜻하는 애즈보(ASBO)로 바꾼 황당하고 반사회적인 캐릭터. 그런 그가 로또에 당첨되어 막대한 부자가 되면서 반사회성의 표본이었던 라이오넬은 신문과 TV가 원하는 셀러브리티가 된다. 그의 조카 데스먼드는 백만장자 몇십 명을 합친 것과도 같은 부자 삼촌을 두고도 여전히 가난한 채로 황량한 디스토피아에서 꿋꿋이 제 삶의 트랙을 잃지 않으려 애를 쓴다. 이 책은 그 두 사람의 성장과 몰락을 통해 폭력과 섹스, 돈이 신흥종교가 된 현대의 자회상을 비틀어 보여 주며 ‘유머’와 ‘아이러니’를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마틴 에이미스는 쇠락해 가는 도시 디스턴과, 로또에 당첨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사람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 슈퍼스타 라이오넬 애즈보의 몰락을 나란히 놓으며 첨예한 자본주의 21세기에 대한 비판으로 쇠락하지 않는 것의 불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는 아이러니함을, 우리가 인터넷에서 클릭하고 있는 어떤 가십 순위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것은 지성에 대한 책이라고. 어떻게 지성이 발전되고, 허비되는지에 대한 책이라고 말한다. 남의 로또를 빼앗아, 조카에게 번호를 쓰게 시킨 게 전부인 라이오넬은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바닷가재를 먹고, 성실하고 편견 없고 공부를 좋아하는 데스먼드는 야간에 택시를 몰면서 간신히 방세를 낸다. 우리는 과연 어떤 지성의 편에 서고 싶을까?
작가 소개
저자 : 마틴 에이미스
한때 \'영국 문단의 록 스타\'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영국 문단의 악동. 마틴 에이미스는 영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행운아 짐(Lucky Jim)』의 소설가 킹슬리 에이미스의 아들로, 아버지보다 더 유명세를 치르는 소설가가 되었다. 문학평론가 테리 이글턴은 현재 영국 문단을 이끌어가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그를 지목한다. 그만의 독특한 글쓰기 스타일은 제이디 스미스를 비롯한 많은 젊은 소설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마틴 에이미스는 1949년 영국 웨일스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만화책을 즐겨 봤지만 소설가인 새어머니 엘리자베스 제인 하워드 덕분에 제인 오스틴을 알게 되었다. 엑시터 대학에 입학해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문학 편집 일을 하기도 했다.
스물네 살에 첫 번째 장편소설 『레이첼 페이퍼스(The Rachel Papers)』(1973)로 서머싯 몸 상을 받으며 화려한 데뷔를 하였고, 이때부터 특유의 신랄함과 블랙 유머를 선보이며 줄곧 영국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1980년대에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한 살만 루시디, 이언 맥큐언, 줄리언 반스와 같은 세대의 작가군으로 묶이곤 하지만, 이들 중 마틴 에이미스만큼 논쟁적인 작가는 없다. 그로테스크한 캐러커처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그의 도발적인 작품들에 대한 반응은 늘 열렬한 지지와 격렬한 반대로 나뉜다. 하지만 그가 영국 문단의 영향력 있는 중요 작가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표작 중 하나인 『머니(Money)』(1984) 역시 그런 양분된 반응 속에 놓였던 소설이며, 후에 \'《타임》이 뽑은 100대 영문 소설\'에 선정되었다. 살인자의 노트를 통해 미스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는 『런던 필즈(London Fields)』(1989)와 2차 세계대전 당시 한 유대인 여자를 돕는 의사의 이야기 『시간의 화살(Time\'s Arrow)』(1991)은 부커 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그 밖에 6살에 쓴 소설을 출간한 『노란 개(Yellow dog)』(2003)와 형제처럼 자란 두 친구가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관계가 뒤엉키는 『성공(Success)』 (1977),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 두 형제의 이야기 『만남의 집(House of meetings)』(2006) 등이 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열두 권과 단편소설집 일곱 권, 에세이 일곱 권을 출간했으며, 여러 신문과 잡지에 많은 서평과 칼럼을 기고했다. 현재 맨체스터 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역자 : 허진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마틴 에이미스의 『런던 필즈』, 할레드 알하미시의 『택시』, 나기브 마푸즈의 『미라마르』, 존 리 앤더슨의 『체 게바라, 혁명적 인간』(공역), 앙투아네트 메이의 『빌라도의 아내』, 아모스 오즈의 『지하실의 검은 표범』, 수잔 브릴랜드의 『델프트 이야기』, 오드리 설킬드의 『레니 리펜슈탈, 금지된 열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