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릴 적 고열로 뇌성마비에 걸려 왼쪽 몸이 불편했다. 남과 다른 모습을 고치려고 부단히 노력해 이제 겨우 비슷하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해 보려고 교직이수를 위해 대학원도 가고 임용고사를 준비하던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았다. 평생 자가주사를 맞아도 완치되지 않는 희귀난치병 진단을 받고도 포기하지 않았다. 불편하고 힘들어 보여? 맞아, 난 조금 아파. 하지만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삶이 태클을 걸 때마다 꿋꿋하게 맞서 싸우는, 작지만 단단한 교사의 이야기.
출판사 리뷰
어느 날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았다
교육대학원 졸업논문 발표 당일, 발표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데 갑자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병원에 가보아도 큰 병원에 가보라는 말을 해줄 뿐이다. 어릴 때 뇌성마비로 이미 왼쪽 몸이 불편한 것을 극복하려고 끝없는 재활과 자세 교정 연습을 하며 남들보다 열심히 살았던 것밖엔 없는 그이다. 왜 자신의 삶엔 시련만 있는 것 같은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대학병원에 가서 판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알게 된 병은 희귀난치병이란다.
왕따, 극단적인 시도, 성추행, 외로움
질병만이 아니다. 그것으로 인해 생긴 주변인들의 기피 현상으로 심적 물리적 폭력을 동반하는 심한 따돌림과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 외로움이 깊어졌다. 과거의 아픔은 부정적인 생각을 가속화하고 극단적인 시도에 이르는 일까지 생긴다. 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의도하지 않은 불행이 계속된다. 도대체 나에게 왜 그러는데? 저자에게 닥치는 일은 남들에겐 인생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뿐이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지금, 여기, 그리고 이 순간
많이 울었다. 원망하고 슬퍼하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쓰러진 채 주저앉아 있는 것은 그의 모습이 아니다. 시련이 찾아와도 다시 일어서서 씩씩하게 걸어 나간다. 질병이, 그리고 그 병으로 인해 생기는 상황들이 그를 또 덮칠지라도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아간다는 것을 기억하고 나아간다. 포기하지 않고, 당신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며.
선생님 저 진짜 너무너무 억울하거든요, 저 원래 장애가 있어서 여태까지 진짜 힘들었거든요. 선생님도 제가 장애 있는 거 알잖아요. 저 여태까지 살면서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고 이제 좀 괜찮아지려나 했는데, 다발성경화증? 그게 뭐예요? 나한테 왜 그런 거예요? 아니라고 말해 주세요.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 저 그런 병이 있는 줄도 몰랐고, 선생님한테 처음 들었어요. 저 정말 그 두 개 중의 하나인 거예요? 너무 억울해요….
그 자세로 가만히 있으면서 머릿속에서는 취학 전 재활치료를 받았던 시간,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에 뒤에서 돌멩이를 던졌던 아이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울면서 가다가 엄마가 속상할까 봐 집에 도착하기 전에 세수하고 들어갔던 것, 초등학교 6학년 때 반 아이들이 매일 때리고 놀리면서 나를 벌레 보듯이 쳐다봤던 눈빛들, 살아온 순간 중에서도 부정적인 사건들이 모두 물밀듯이 머릿속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나는 점점 그 생각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략) 그 순간, 화장실에 갔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던 우리 반 애 하나가 나를 목격하고는 복도가 떠나가게 비명을 질렀다. 그 애는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감싸고 눈알이 빠질 만큼 눈을 크게 뜬 채로 놀라서 벌벌 떨고 있었다. 나는 그 애의 비명에 정신을 차리고 들고 있던 칼을 내려놨다. 그리고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라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선생님, 제가 6학년이었을 때 같은 반 애들이 저 괴롭히고 놀리고 때렸던 거 다 보셨잖아요. 다 아셨잖아요. 그리고 2학기에는 저희 엄마도 학교에 가서 선생님한테 애들이 진영이 괴롭힌다고 이야기했는데, 왜 그 이후에도 선생님은 애들 안 말리셨어요? 왜 그러셨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몰랐는데, 성인이 되고 6학년 때가 생각날 때마다 제일 이해가 안 됐던 게 선생님이었어요. 왜 그러신 거예요?”
작가 소개
지은이 : 모진영
뇌성마비 장애와 희귀난치병을 가진 중학교 음악 교사입니다. 어린 시절엔 장애를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했으나,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 과정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환경부 주최 전국 환경 노래 작곡 공모전 입상 및 특별상 수상• 대구오페라하우스 주최 작곡 공모전 당선• 통합교육 실천 교단일기 공모전 입상
목차
프롤로그_ 5분 ─ 4
1부 • Why?
암흑 ─ 15
무의식적으로 발길이 닿은 그곳 ─ 18
응급실 ─ 22
MRI ─ 25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 그게 뭔데! ─ 28
분노 ─ 31
생각의 중첩 ─ 38
고마웠는데……─ 41
스테로이드 ─ 45
부작용의 연속 ─ 48
불신과 원망 ─ 51
2부 • 율무차 & 코코아
버스를 타고 ─ 59
입학 ─ 63
흙투성이가 된 교실 ─ 65
돌멩이 ─ 68
보물이 생겼다 ─ 71
끔찍했던 1년 ─ 75
중학교 ─ 80
야간 자율 학습 시간 ─ 83
절대음감 ─ 87
입시 레슨과 행복한 학교 생활 ─ 91
캠퍼스의 낭만? ─ 99
고3 때 이렇게 했더라면?! ─ 104
큰 물에서 놀 뻔했네 ─ 108
제2의 사춘기 ─ 111
• 다시 만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선생님 ─ 114
• 26살의 진영이가 8살의 진영이에게 ─ 119
3부 • 5년
무서운 걸 들키진 않겠어 ─ 127
새로운 도전 ─ 131
늪에서의 아우성 ─ 134
공장 ─ 138
한 걸음 또 한 걸음 ─ 142
조교 ─ 147
한동안의 트라우마, 버스 ─ 151
4년간의 상담 ─ 154
받아쓰기와 트로트 노래 ─ 157
초인적인 힘 ─ 160
병원 전원 그리고……─ 165
당연하지만 그래도 ─ 169
2016년의 시작 ─ 171
계약직 ─ 177
마지막 시험 ─ 186
• 2016. 03. 07. 월. ─ 203
4부 • 그리고 또 5년
숨기려고만 했던 시간들에서 벗어나다 ─ 225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던 “반추” ─ 233
타지 생활 ─ 239
다발성경화증의 병변 확산 ─ 244
성찰의 과정 ─ 249
두 번째 학교 ─ 253
• 원수가 이렇게나 가까이 있을 줄이야 ─ 257
• 제5회 통합교육 실천 교단일기 공모전 수상작
〈선생님의 부탁, 그리고 한 통의 편지〉 ─ 263
에필로그_ 나는 로또 1등에 두 번 당첨되었다 ─ 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