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수상하지만 다정한 이웃들에게 배우는 글쓰기의 모든 것!
“엘리카 톰손은 트럼펫 거리에 있는 파란 집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엘리카가 발견한 것은…….”콜럼버스에 대해 글짓기를 하라고? 그것도 두 장이나?
글짓기 숙제로 골치를 썩이던 엘리카에게
이웃사촌 팜파스 아저씨가 솔깃한 제안을 한다.
백 년 전에 죽은 탐험가 할아버지 이야기를 쓰느니,
스스로 탐험가가 되어 보라는 것!
엘리카는 팜파스 아저씨가 건네 준 발견 수첩을 들고
트럼펫 거리에서 가장 파란 집 탐험에 나서는데…….
엘리카는 어떤 이야기로 발견 수첩을 채우게 될까?
엘리카, 따분한 글짓기 숙제 대신 비밀스러운 탐험을 시작하다오늘은 금요일이지만 엘리카는 하나도 즐겁지 않다. 선생님이 월요일까지 콜럼버스에 대한 글짓기를 완성하지 않으면 엄마한테 이야기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엘리카의 푸념을 듣던 이웃 팜파스 아저씨는 차라리 스스로 탐험가가 되어 책을 한 권 써 보라고 한다.
집에 오는 시간이 조금만 늦어져도 불호령이 떨어지는데 탐험가가 되라니! 의아해하는 엘리카에게 아저씨는 “꼭 멀리 떠나야만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건 아니”라며 수첩을 하나 건넨다. 엘리카는 여기에 ‘발견 수첩’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트럼펫 거리에서 가장 파란 집, 그러니까 엘리카 자신과 이웃들이 살고 있는 파란 집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엘리카가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거리에서 올려다본 엄마가 성냥개비만큼 작고 팜파스 아저씨 귀에는 회색 털이 나 있다는 사실이다. 아메리카 대륙에 비하면 사소하고 시시할지 모르지만, 엘리카는 분명 처음으로 그 사실들을 발견했다.
팜파스 아저씨의 말처럼 탐험은 멀리 떠나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사실 잘 모른다. 엄마가 화나서 팔짱을 낄 때 오른팔이 위로 가는지 왼팔이 위로 가는지, 학교 앞 문방구 아주머니의 첫마디가 “어서 와.”인지 “찾는 거 있니.”인지 다 아는 사람? 관심을 가지고 보기 시작하면 어디에서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탐험의 시작이다.
엘리카, 파란 집의 수상한 이웃들에게서 ‘이야기’를 발견하다엘리카는 파란 집 계단을 부지런히 오르내리며 이웃들을 탐험한다. 잘 알고 지내던 이웃들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발견하고, 새로 이사 온 이웃과 맨 처음 친구가 되기도 하며, 이미 세상을 떠난 옛 이웃의 놀라운 과거도 알게 된다. 이웃들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되면서 엘리카의 탐험은 팜파스 아저씨의 귀에 난 회색 털처럼 눈에 보이는 사실을 발견하는 데서 ‘어떤 사람에게는 안녕이라는 말을 하기 어렵다.’와 같은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이야기’로 확장된다. 엘리카는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며 느끼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들로 발견 수첩을 채워 나간다.
모든 탐험이 그렇듯 엘리카의 탐험에도 함정이 가득하다. 앙숙인 산드라와 실비아에게수첩을 빼앗길 위기를 맞는가 하면, 오래된 친구 야누스에게 함께 탐험하자고 했다가 실망스러운 말을 듣고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엄마 가방을 뒤졌다는 오해도 산다.
하지만 슬퍼하기는 이르다. 파란 집에서 가장 멋진 남자인 빌리암이 엘리카가 잃어버린 수첩을 돌려주며 끝내주는 제안을 했으니까. 어쩌다 보니 싫어하는 실비아와 함께 지하실 탐험에 나섰다가 뜻밖의 행운도 발견한다.
시시해 보이던 엘리카의 탐험은 여러 만남과 대화 속에서 롤러코스터를 탄 듯 흥미진진해진다. 처음에는 두 장짜리 글짓기 숙제에도 좌절했지만, 탐험이 무르익어 감에 따라 엘리카는 어느덧 책 한 권을 거의 완성하기에 이른다. 맨 처음 팜파스 아저씨가 수첩에 써 준 발견 수첩의 시작 문구도 ‘나는’이라는 1인칭 시점으로 바꿔 쓴다. 익숙한 것도 관심을 가지고 새롭게 보는 것이 탐험의 시작이라면, 새롭게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그로부터 나만의 감정과 생각을 끌어내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일 것이다.
엘리카, 발견에 ‘날개’를 달아 자신만의 책을 완성하다마지막 탐험지로 옥상만을 남겨 둔 엘리카는 무척 기분이 좋다. 지하실에서 생각지 못한 행운을 발견한 데다 멋진 탐험이 완성되기 직전이다. 엘리카의 이야기를 듣고 엄마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수첩에 적힌 내용을 궁금해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어느 누구도, 엄마도 선생님도 발견 수첩을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엘리카는 아직 탐험이 끝나지 않았다며 얼른 옥상으로 달려간다. 옥상에서는 데메테르 가족이 저녁에 있을 파티 준비에 한창이다. 그곳에서 엘리카는 디 할머니가 들려주는 동화에 흠뻑 빠진다. 그리고 발견 수첩의 마지막 장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깨닫는다.
관심으로 시작해 소통으로 무르익은 엘리카의 탐험기는 디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상상력’이라는 날개를 단다. 엘리카는 파란 집의 수상한 이웃들과 만나며 그들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눈과 귀로 발견하고 느낀 사실을 기록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의 이야기를 창작하기에 이른다. 이로써 발견 수첩은 ‘탐험가 엘리카 톰손에 대한 진짜 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진 엘리카만의 이야기 책이 된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모든 이야기는 그것을 읽고 공감할 독자가 있어야 더욱 빛난다. 디 할머니의 구연 동화가 엘리카에게 창작의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엘리카의 글이 빌리암의 음악을 만나 아름다운 노래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어떻게 내가 탐험가가 돼요. 저는 탐험을 떠날 수도 없단 말이에요.”
“나도 안다. 하지만 꼭 멀리 떠나야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건 아니야.”
- ‘엘리카, 탐험을 시작하다’ 중에서
“이건 세상에서 가장 큰 조각보가 될 거야.”
“세상에서 가장 큰 조각보요?”
“응,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는 세상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게다가 노래에도 진짜 소질이 없는 음치거든. 그러니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조각보 만드는 거요?”
“그렇지, 바로 그거야! 이게 세상에서 가장 큰 조각보가 된다면 말이야.”
- ‘미리암 언니는 음악을 크게 튼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