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현대 도시 생태에서 낙오한 주체의 실패와 좌절, 우울에 대한 보고서와 같다. 시인은 출구 없는 삶과 절망적인 일상에 포위된 한 사내의 해체된 내면을 중심으로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을 교직시키고 있다. 전자가 강조될 때 하린의 시는 음화(陰畫)가 되고, 후자가 강조될 때에는 음화(淫畫)가 된다. 밤과 어둠이 그의 언어적 감각을 부추긴다.
하린 시인의 『서민생존헌장』은 감각적인 리얼리즘 시를 지향한다. 기존의 리얼리즘 시가 갖는 장점을 승화시키면서 언어 감각과 사유 감각을 더해 하린만의 독특한 리얼리즘 시를 창출했다. 리얼리즘 시는 이제 20세기 안에 머무르지 않고 21세기 감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중심축에 하린 시인의 시가 자리하고 있다. 새로운 리얼리즘 시의 감각은 ‘국민교육헌장’을 패러디한 「서민생존헌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의 시집 속 시 대부분이 감각과 현실 인식이 융합된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21세기 감각적 리얼리즘 시를 읽고 싶은 독자들은 『서민생존헌장』을 주목할 일이다.
출판사 리뷰
제 1회 송수권시문학상 수상 시집 『서민생존헌장』 더푸른시인선 004번으로 발간―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수많은 ‘루저들’의 감각, ‘변두리’와 ‘아웃사이더’가 이 한 권의 시집에 집약된다
제 1회 송수권시문학상 우수상(상금 1,000만 원)을 수상한 『서민생존헌장』이 더푸른 시인선 004번으로 발간되었다. 하린 시인은 1998년 〈광주매일〉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된 후 2008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통해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1초 동안의 긴 고백』 『기분의 탄생』 등이 있다.
하린 시인의 『서민생존헌장』은 현대 도시 생태에서 낙오한 주체의 실패와 좌절, 우울에 대한 보고서와 같다. 시인은 출구 없는 삶과 절망적인 일상에 포위된 한 사내의 해체된 내면을 중심으로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을 교직시키고 있다. 전자가 강조될 때 하린의 시는 음화(陰畫)가 되고, 후자가 강조될 때에는 음화(淫畫)가 된다. 밤과 어둠이 그의 언어적 감각을 부추긴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삶에서 ‘생활’이라는 단어는 그 원래의 고상함과 품위를 상실하고 점차 ‘생존’이라는 절박한 느낌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더 이상 ‘나’가 경험하는 악몽은 ‘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악몽과 현실이 구별 불가능한 점이지대에서 살고 있다. 시인은 ‘나’를 포함하여 그곳에서 살고 있는 존재들에게 ‘유령’, ‘투명인간’, ‘귀신’ 등의 정체를 부여한다. 서정의 영역에 새롭게 등장하는 이 낯선 존재들이야말로 ‘서정’과 ‘세계’가, ‘내면’과‘ 현실’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점일 수밖에 없다. 이 충돌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하린 시의 중핵이다.”(이상 고봉준 평론가의 「해설」에서 옮김)
하린 시인의 『서민생존헌장』은 감각적인 리얼리즘 시를 지향한다. 기존의 리얼리즘 시가 갖는 장점을 승화시키면서 언어 감각과 사유 감각을 더해 하린만의 독특한 리얼리즘 시를 창출했다. 리얼리즘 시는 이제 20세기 안에 머무르지 않고 21세기 감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중심축에 하린 시인의 시가 자리하고 있다. 새로운 리얼리즘 시의 감각은 ‘국민교육헌장’을 패러디한 「서민생존헌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의 시집 속 시 대부분이 감각과 현실 인식이 융합된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21세기 감각적 리얼리즘 시를 읽고 싶은 독자들은 『서민생존헌장』을 주목할 일이다.

늑대보호구역
배고픈 한 마리의 늑대가 밤을 물어뜯는다
고결(高潔)은 그런 극한에서 온다
야성을 숨기기엔 밤의 살이 너무 질기다
그러니 모든 혁명은 내 안에 있는 거다
누가 나를 길들이려 하는가
누가 나를 해석하려 하는가
발톱으로 새긴 문장이 하염없이 운다
부르다 만 노래가 대초원을 달리고
달이 슬픈 가계(家系)를 읽고 또 읽는다
그러니 미완으로 치닫는 나는 한 마리의 성난 야사( 野史)다
광기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광기
출처가 비슷한 광기들이 모여 하나의 혁명을 구성하려 할 때 가장 유순한 짐승 하나가 만들어진다
광기는 혼자일 때만 완전해지므로 허름한 주점을 혼자 가는 일 따윈 피해야 한다
미치지 않기 위해 괜찮다는 포즈를 취하며 병을 깨고 달려드는 초보들이 있으니
방심하면 멱살을 잡고 전부를 그을지 모르니
환절기 땐 특히 기분을 재구성하며 먹구름을 견뎌야 한다
혼자, 아주 철저히 혼자 1인용 의자에 앉아 독주를 마실 때도 벌컥벌컥 튀어나오려는 무책임한 선언을 참아야 한다
이것은 흔해 빠진 자격증이나 면허증 같은 것, 우리는 각자 테이블에만 신경 쓰는 옹졸한 계급을 획득한다
그런데 저기, 피도 철철 흘리지 않고 광기 한 마리를 만지작거리다 마흔을 넘긴 사내가 운다
퇴직자도 미취업자도 이혼남도 아니다 단지 마흔에 들어섰을 뿐이다
감자처럼 웅크린 자세로부터 소리 없이 비굴이 샌다 이것이 진짜 기형이다 광기의 완성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하린
1998년 〈광주매일〉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2008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서민생존헌장』 『1초 동안의 긴 고백』 『기분의 탄생』을 발간했다. 그리고 연구서 『정진규 산문시 연구』, 시 창작 안내서 『시클』, 시 창작 제안서 『49가지 시 쓰기 상상 테마』, 시조 창작 제안서 『이것만 알면 당신도 현대시조를 쓸 수 있다』, 평론집 『담화 구조적 측면에서의 친일시 연구』를 발간했다. 청마문학상 신인상(2011) 송수권시문학상 우수상(2015) 한국해양문학상 대상(2016) 한국시인협회 젊은시인상(2020), 한유성문학상(2024)을 수상했다. 현재 계간 《열린시학》 부주간과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초빙교수를 맡고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3
1부
늑대보호구역 11
불온한 혹 12
그믐의 완성 14
해자垓字식 사랑 16
광기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광기 18
절개지 20
조절장애 22
문장의 증언 24
소심 씨의 하루 25
눅눅한 전언 26
소수 의견 28
처연凄然 30
트럭 32
제2부
독거노인 표류기 35
방청객 36
처음―슬쩍 37
처음―밀애 38
처음―이별 39
문상 40
꽃의 사적인 연애 방식 41
가면 42
새점 43
미래의 몽상가 44
귀가 46
25시 편의점 48
개에 대한 예의 50
요일 보고서 52
제3부
투명인간 55
부재 56
미봉未縫 57
면도 58
습관성 균열 59
오타 60
식물인간 62
묘 선생이 있는 골목 64
악몽의 습성 65
솟대를 위한 변명 66
진눈깨비의 변론 68
스팸 보고서 69
한밤의 검객 70
극락강極樂江 72
제4부
달팽이 75
서민생존헌장 76
소포클레스 극장 78
접두사 개에 대한 교양 있는 사용법 80
연습생 82
타인이라는 악취 83
데자뷰 84
그림자의 근성 85
소녀를 복습하다 86
다크써클 88
껌중독증 90
사춘기에 관한 보고서 92
통증 94
빙하유氷河遊 96
바람과 구름 그리고 농담 98
■ 해설 _ 고봉준
불혹, 비상구가 없는 생의 시간時間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