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승태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 다양한 시적 이미지나 비유와 은유, 함축을 기법으로 서정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시를 모았다. 대부분의 동시가 자연의 신비함, 아름다움, 생명력을 찾아 소재로 삼았으며 자연의 질서를 어린이의 생활, 생각, 활동, 놀이 등 삶과 연관지어 그려냈다. 자연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준다. 시인은 이 동시집을 통해서 어린이들이 곧 자연이라고 말한다. 자연을 닮은 어린 독자들의 푸릇푸릇한 초록 감성이 되살아나길 바라고 있다.
출판사 리뷰
초록의 동심, 초록의 마음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는 동시들!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63번째 도서 『노오란 낮별』이 출간되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 교장, 장학사로 어린이들과 함께 지내며 부산 MBC 아동문학대상과 부산아동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한 김승태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이다.
김승태 시인은 「시인의 말」을 “자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교육연구사, 교육청 장학사, 학교장이라는 직책에서 퇴임한 후 곧장 도시를 떠나 자연과 가까운 곳에 새로운 터전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노오란 낮별』에 수록된 60편의 동시 중에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은 42편에 달한다. 자연의 신비함, 아름다움, 생명력을 찾아 시의 소재로 삼았으며 자연의 질서를 어린이의 생활, 생각, 활동, 놀이 등 삶과 연계하여 그려내었다. 이 시편들을 읽다 보면 자연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마치 ‘어린이는 이렇게 자라야 한다’고 말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개울가에서
송사리 잡다가 빠져
젖은 운동화
햇살 비친
툇마루 밑
기둥에 기댄 채
입 벌리고
또닥또닥 코 골며
낮잠을 잔다.
마루에 앉아 있던
고양이도
스르르 눈이 감긴다.
―「낮잠」전문
젖은 운동화가 툇마루 밑 기둥에 기대어 “입 벌리고/또닥또닥 고 콜며” 낮잠을 자고 있다. “마루에 앉아 있던/고양이도/스르르 눈이 감”기는 노곤한 이 오후의 풍경에 ‘어린이’는 직접적으로 그려지지 않았다. 어린이가 신고 있었던 운동화만이 등장할 뿐이다. 하지만 독자는 학교가 끝나자 학원 대신 개울가로 달려가, 송사리를 잡다가 개울가에 빠져 버린 어린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물에서 실컷 놀고 온 어린이가 평온하게 낮잠 자는 풍경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진다.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느라 시간의 여유가 없어서 자연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요즘 어린이들. 김승태 시인은 이번 동시집의 작품들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연의 맛을 알게 하고, 간접적으로나마 자연을 접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자동차 도로 위에
앉아도
풀숲 아래로 내려가고
곱고 빨간 지붕에
앉아도
처마 아래로 내려가고
맑은 계곡물 위에
앉아도
물길 따라 아래로 내려간다.
낙엽은
떨어지면서도
가장 낮은 곳으로 간다
―「낙엽」전문
긴 겨울을 앞두고 나무들은 애써 키워온 이파리들을 땅으로 떨어뜨린다. 가지에서 떨어진 나뭇잎은 가벼운 낙엽이 되어 이리저리 흩날린다. 일부 낙엽은 화려하거나 편안한 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곳은 잠시 거쳐가는 곳일 뿐이다. 자동차 도로 위에 앉았던 낙엽은 풀숲 아래로 내려가고, 곱고 빨간 지붕에 앉았던 낙엽은 결국 처마 아래로 떨어진다. 맑은 계곡물 위에 내려앉은 낙엽은 흐르는 물길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떠내려간다. 이렇듯 낙엽은 “떨어지면서도 가장 낮은 곳”으로 가는 존재들이다. 자연물인 ‘낙엽’을 통해 인간인 우리가 삶에서 어떤 자세를 지향해야 하는지 깊은 사유가 담긴 작품이다.
이제 열두 살
동생 챙기고
친구 도와주고
뿌듯함이 쌓이는
동그라미
속으로
속으로
마음이 커간 자국.
―「나이테」전문
「나이테」는 어린이의 성장을 나무의 나이테가 늘어나고 커가는 과정으로 비유한 작품이다. 나이테는 나무의 기둥을 가로로 잘랐을 때 보이는 여러 겹의 둥근 테이다. 우리로 치면 시험을 무사히 통과했을 때 받는 동그라미 같은 게 아닐까. 화자인 열두 살의 ‘나’는 마냥 어리고 부모님께 응석을 부리던 시절을 지나, 다른 이를 보살피고 챙겨줄 수 있게 된 스스로를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마음이 켜켜이 쌓이며 자라는 어린이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화자의 “속으로/속으로/마음이 커간 자국”을 상상하며 읽는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연달아 수록된 「옹이」도 나무의 ‘옹이’를 어린이 마음의 상처로 동일시하여 어린이와 자연의 친연성을 보여준다.
『노오란 낮별』에는 다양한 시적 이미지나 비유와 은유, 함축을 기법으로 하여 서정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들이 듬뿍 담겨 있다. 이 모든 작품의 근본은 시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자연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또 하나. 자연과 똑 닮은 어린이다. 이 동시집에 실린 작품을 통해서 자연을 닮은 어린 독자들이 푸릇푸릇한 초록 감성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승태
부산교육대학 및 동 대학원 초등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 장학사, 교감, 장학관, 교장 선생님으로 어린이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1993년 부산MBC아동문학대상(동시 부분) 가작 당선, 1998년 제1회 부산아동문학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동시집 『그런 재미 모를 거야』(2005, 21문학과 문화)와 『숨은 그림 찾기』(2012, 해성)를 펴냈으며, 2006년 제28회 부산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동안 부산아동문학문학인협회 사무국장, 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목차
1부 소리의 입
나이테 / 옹이 / 도서관에서 / 시험공부 / 모퉁이 / 감기 / 꾸중 듣던 날 / 충전 중 / 시계 소리 / 닮았어도 / 면장갑 / 낙엽 / 낫 / 파스 / 야영장에서
2부 하얀 튀밥
뻥튀기 / 버스킹 / 등산 / 모과나무 / 암벽 타기 / 얼음 땡 / 수국 / 어깨동무 / 초인종 / 숨바꼭질 / 점심 / 씨족 마을 / 호박넝쿨 / 콩알 / 새싹
3부 꽃밥
목련 나무 / 부레옥잠 / 병아리 / 토란 / 꽃밥 / 기상 / 연잎 / 장화 / 플라타너스 / 텃밭에는 / 낮잠 / 골목 / 질경이 / 잡초 / 도깨비바늘
4부 오목한 밥그릇
시골집 / 매화 / 황사 / 봉숭아 / 튤립 / 봄바람 / 배롱나무 / 수박 / 해바라기 / 나팔꽃 / 햇빛에서 / 붓꽃 / 이팝나무 / 비 오는 날 / 움집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초록 세상이 보내는 초록 편지_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