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소천문학상 신인상ㆍ한국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권타오의 신작 장편동화
- 서로 몸이 뒤바뀐 선생님과 제자가 나누는 짜릿한 교감만약 나와 누군가의 몸이 뒤바뀐다면? 다른 사람이 되어 그의 일상을 사는 일은 결코 현실적이지 못하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짜릿한 상상일 것이다. 더욱이 선생님과 제자의 몸이 서로 뒤바뀐다면 어떨까? 선생님이 된 학생은 숙제와 시험 문제도 제 마음대로 내고, 미성년자는 출입이 금지된 밤 열 시 이후의 피시방에도 마음껏 드나들 것이다. 반면 학생이 된 선생님에게는 이보다 더 쉽고 즐거운 학교생활이 없을 것이다. 전교 1등은 따 놓은 당상일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둘은 정말 신 나고 행복하기만 할까?
선생님과 제자의 몸이 뒤바뀐다는 기발한 설정이 돋보이는 장편동화 『벼락과 키스한 선생님』이 '익사이팅 보물창고'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고래초등학교 대표 말썽꾸러기 류창창과 잘난 척 대장 조왕재 선생님은 ‘지능 개발 실험’을 하던 도중 불의의 사고로 몸이 뒤바뀌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정체가 들통 나지 않도록 서로의 일상을 살아가기로 한다. 과연 선생님이 된 창창이와 학생이 된 조왕재 선생님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리고 둘은 무사히 원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장편동화 『벼락과 키스한 선생님』은 삼성과 한국일보가 주최한 WISH 다문화 장편동화공모ㆍ소천문학상 신인상ㆍ한국안데르센상 동화 부문 대상 등 유수의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며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받은 신예작가 권타오의 신작이다. 『차이나 책상 귀신』(교학사, 2012), 『거꾸로 쌤』(주니어RHK, 2012), 『천사표 내 친구』(주니어RHK, 2013)를 통해 보여 주었던 작가 특유의 능수능란한 이야기 솜씨와 재기 넘치는 구성은 이번 신작에서도 여전하다. 여기에 더하여 어린이와 어른이 나누는 따뜻한 교감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솔직하게 대변하는 창창이와 공부만 강조하고 학생들을 다그치는 조왕재 선생님이 벌이는 좌충우돌 소동은 어린이 독자들이 상대방의 입장을 돌아봄으로써 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며 더 나아가 학교생활에 필요한 활력을 선사할 것이다.
선생님으로 사는 것도, 학생으로 사는 것도 너무 힘들어!
- 어른들의 고민과 아이들의 고충을 두루 엿볼 수 있는 소통의 장조왕재 선생님과 몸이 뒤바뀐 창창이는 어른이 된 자신에게 즐거운 일만 잔뜩 생길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업 준비의 압박감과 수업을 진행하는 부담, ‘선생님’이라는 직위가 지닌 책임감, 학생들과의 소통에 대한 고민 등으로 어깨가 무거워졌을 뿐이다. 여기에 본래 조왕재 선생님이 짝사랑하던 여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했다.
그렇지만 창창이는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기발한 창의력을 발휘해 학생으로서 자신이 원했던 교실을 만들어 갔다. 아이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드는 엑스(X) 표시 대신 이모티콘으로 정감 있는 채점을 하였고, 과중하고 일방적인 숙제보다는 자신이 예습, 복습할 과목을 직접 뽑는 추첨을 실시해 아이들이 보다 즐겁고 능동적으로 숙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그리고 가벼운 농담과 부드러운 표정, 익살스런 춤으로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든 덕분에 수업 분위기도 좋아지고 선생님의 인기도 높아질 수 있었다.
그럼 교탁 앞에 서는 대신 반 아이들 사이에 앉게 된 조왕재 선생님은 어땠을까? 학생은 아무런 걱정도 없으며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그였지만 학교 수업을 마치면 각종 학원과 과외로 어른들만큼 바쁜 하루를 보내는 요즘 아이들의 각박한 일상이 녹록지 않음을 깨닫는다. 게다가 아이들은 뜨겁고 깊은 우정을 나누어야 할 시기를 왕따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보내고 있었으며, 각자의 개성을 봐 주지 않고 성적으로만 판단하는 어른들 때문에 깊은 불만을 속으로 삭여야 했다.
이처럼 장편동화 『벼락과 키스한 선생님』의 주인공 창창이와 조왕재 선생님은 서로의 삶을 대리 체험하면서 상대방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동안 몰랐던 고충과 고민을 깨닫는다. 이 작품은 어린이와 어른이 세대를 뛰어넘어 소통하고 교감하며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과 경쾌한 문장으로 그리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른 독자들은 잠시 잊었던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녀의 속마음에 귀를 기울여 볼 기회를 가질 것이다. 그리고 어린이 독자들은 어른들이 짊어진 책임감의 무게를 가늠해 볼 것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얼마나 소중한지,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여 올바른 가치관과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창창이와 친구들이 바꿔 나가는 교실의 모습과 달라지는 선생님의 위상을 통해 아이들의 참교육의 시작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고 배려할 때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맞아요. 창창이가 좀 엉뚱하죠?”
“조금이 아닙니다. 번개가 치면 하늘이 사진을 찍는 거라고 우기질 않나, 무지개를 하늘에 뜬 크레파스라고 하질 않나. 다문화 친구 이해하기 시간에는 까만 피부를 가진 친구 마음을 이해한다고 흙을 바르고 오는 녀석. 우리 몸의 70퍼센트가 물이라고 알려 줬더니 물이 넘칠까 봐 그런다며 체육 시간에 살금살금 걷는가 하면 지각을 하고도 시간 개념을 만든 위대한 과학자를 탓한다니까요.”
선생님은 목청을 높였다. 선생님, 진짜 너무한다. 내 눈에는 무지개가 크레파스로 보이는 걸 어쩌란 말인가? 색깔이 일곱 가지뿐이라서 불만이긴 하다. 내가 하느님이면 스물네 가지로 만들었을 텐데.
“선생님은 과학부장이시니까 그런 호기심을 높이 평가해 줄 수도 있지 않나요? 창창이 꿈 중에 하나가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향해 오줌 싸는 건데 그건 평범한 아이들이 꿀 수 없는 거잖아요.”
겨우 정신이 돌아왔을 때 손끝부터 발끝까지 짜릿한 전기가 느껴졌다. 저릿저릿한 손을 털며 일어선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내 옆에 쓰러진 또 한 사람…….
“선생님.”
……이 아니라 나였다.
‘뭐야?’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했다. 몇 번을 봐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얼른 거울을 돌아보았다.
“악!”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거울에 비친 건 내가 아니라 선생님이었다. 때맞춰 정신을 차린 선생님도 비명부터 질렀다.
“이게 뭐야? 내가 왜 네가 된 거야?”
“꿈인가 봐요.”
“꿈?”
선생님은 자기 볼을 꼬집더니 또 소리를 질렀다.
“꿈이 아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