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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
‘일할 권리’를 빼앗는 보이지 않는 수갑, 어떻게 풀 것인가?
어바웃어북 | 부모님 | 20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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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경제적 무능함’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인가? 어느 날 갑자기 고용주가 어떤 이유를 들어 당신을 해고했다면 그것은 오롯이 당신 자신의 무능함 탓이라고 자본주의식 언어는 일갈한다. 경쟁이 난무하는 정글사회에서 먹잇감으로 전락한 책임을 그 무엇에도 전가시킬 수 없다는 게 자본주의식 질서이다.

여기 이 냉정한 언어와 부조리한 질서에 맞서 평생을 외롭게 싸워온 노학자가 있다. 노학자는 ‘노동자의 삶’에 초점을 맞춰 자본주의의 모순을 끄집어냄으로써, 끊임없이 이어지는 실업과 가난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이 자신의 무능함 때문이라는 노동자들의 자책과 세상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프랑스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진보 저널로 꼽히는 <먼슬리 리뷰>는 일생을 걸고 지켜낸 이 노학자의 결기를 깊이 새기고자 그의 가장 최근 저작인 이 책을 기꺼이 출간하기로 결정했다. 파행을 거듭하는 거대 자본 세력은 <먼슬리 리뷰>의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 이 책을 경계의 눈초리로 주시한다.

한때 리오 휴버먼, 폴 스위지, 로자 룩셈부르크, 폴 바란, 해리 매그도프, 해리 브레이버먼, 그리고 체 게바라 등이 <먼슬리 리뷰>를 통해 저작을 내놓았을 때처럼 이 책은 그들 저작의 연장선상에 있다.

  출판사 리뷰

당신의 목을 조이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괴물
“그리스 신화에 ‘다마스테스’라는 노상강도가 마을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사람들은 그를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 또는 ‘잡아 늘이는 자’(The Stretcher)라고 불렀다. 그는 마을 주민들을 잡아다 강철침대에 눕혀 가학적으로 죽였다. 키 작은 사람은 침대 크기에 맞게 잡아 늘이고, 키 큰 사람은 침대 길이에 맞도록 팔다리를 잘랐다. 그의 정신병적 가학증은 마을을 온통 황폐하게 만들었다. 그는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선 그것을 평화라고 여겼다.”(30쪽)
이 책은,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노동자의 운명은 신화 속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에 눕혀 끔찍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의 운명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프로크루스테스적인 획일주의는 노동자의 잠재력을 훼손함은 물론, 무능한 존재로 전락시킨다. 자유시장경쟁 논리를 최선의 미덕으로 삼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경쟁에서 도태된 노동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여기서 경쟁이란 자본 세력의 재산을 불리는 데 누가 더 이로운 능력을 가졌는지를 겨루는 것이다. 경쟁에서 뒤처져 일자리를 잃거나 처음부터 아예 일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은 ‘무능한 자’라는 낙인이 찍혀 노예처럼 살아간다.

실업과 가난의 공포는 오롯이 당신의 무능함 탓인가?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거나 처음부터 일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무능함 탓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내 탓이오!’라는 자학적인 관념은 자본주의 시스템을 견고히 떠받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요요(YOYO) 경제’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네 일은 네가 책임져라”(You’re On Your Own)라는 구호를 앞세워 실직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를 일컫는 말이다.(69쪽) 실업과 가난을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은 게으르고 불성실한 노동자의 푸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프로크루스테스주의자의 도덕률이다.(170쪽)
이러한 프로크루스테스적 사고는 당대의 수많은 지식인을 통해 하나의 직업윤리로 자리매김해 왔다. 스톱워치를 사용해 노동자의 작업을 초단위로 쪼개는데 일생을 바친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는 “과거에는 인간이 우선이었지만, 미래에는 시스템이 우선돼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지지를 굽히지 않았다.(29쪽) 특히 산업화가 본격화될수록 지식인의 자본주의에 대한 신념은 굳건해진 반면, 노동에 대한 관심은 차갑게 식어갔다.

노벨상으로 치하할 만큼 위대한 과학?
가진 자만 옹호하는 공정하지 못한 이론!

자본주의가 불변의 진리로 자리매김해 온 데는 지식인 가운데서도 특히 주류 경제학자의 역할이 컸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250년 전 ‘보이지 않는 손’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이 말은 자본주의에 대한 무한신뢰를 나타내는 은유적 표현으로, 지금도 여전히 경제학 교과서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6쪽)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정하고도 효율적인 경제를 창출하는 쪽으로 작동한다는 게 스미스의 생각이었다. 스미스의 생각은 후대 주류 경제학자들을 통해 하나의 과학으로 격상되었다. 이후 경제학자들은 물리학자들이 써온 어려운 수식을 차용해 자신들의 이론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는 데 활용했다. 경제 위기가 빈번해지면서 자신들의 과학에 허점이 노출될 때마다 하나로 똘똘 뭉쳐 더욱 어렵고 복잡한 수식을 만들어 자신들의 학문과 자본주의를 지켜나갔다. 물론 경제학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폴 크루그먼 같은 경제학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제학자들이 그렇게나 많은 점에서 의견의 일치를 이룰 수 있었던 건, 현대 거시경제학의 불가사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14쪽)
하지만 주류 경제학자들의 불가사의한 믿음은 이제 신념을 넘어 하

  작가 소개

역자 : 김영배
《한겨레21》 경제팀장, 《한겨레》 재정금융팀장, 정책팀장을 거쳐 2012년 4월부터 《한겨레》 경제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민스키의 눈으로 본 금융위기의 기원》 《휴버먼의 자본론》 등이 있다. 《한겨레》 경제부 동료 기자들과 함께 《한 줄의 경제학》을 집필하기도 했다

  목차

프롤로그 _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 우리 손에 채워진 보이지 않는 수갑

Chapter 1. 세상에서 가장 추한 손
영혼을 변화시키는 어떤 과학
또 다른 신학
보이지 않는 수갑의 실체
강철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Chapter 2.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누운 사람들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
일! 일! 일!
빌 왓슨의 목격담
괴이하고 복잡 미묘한 존재
평범한 당신의 일자리마저 위협하는 그들의 머니게임
케인스의 묘사
가학성 변태 통화주의
하나가 잘못 돼야 만사가 잘 된다
유령처럼 떠도는 공포
‘네 일은 네가 책임져라’라는 무책임
치명적인 비용

Chapter 3. 그들의 학문이 우리의 불행을 방조했다
공정하지 못한 과학
불편한 진실들
노동자가 제대로 대접받던 적이 있었던가
갈등의 시작
경제학에 닥친 도전
‘효용’이라는 개념 뒤에 숨어
이론적 장애물
과학적 허세
브랜드 이미지만 바꾸는 꼼수
자기 눈을 스스로 가리는
노동자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비현실적인 현실주의
‘과학적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제본스의 죄
독점에 관한 어리석은 혼돈
스티글러의 질책
시카고대학 대학원생의 의도하지 않은 배신
어처구니 없는 무관심
정보의 불순한 이면
이율배반적인 창의성

Chapter 4. 소비하는 자와 투자하는 자만이 존재하는 세상
소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스미스의 가벼운 질책
‘여가’란 헛되이 써버린 시간?
‘리얼’ 올리버 트위스트 스토리
왜곡된 불변의 논리
자신들만이 번영을 이끈다는 망상
현실이 된 성경의 한 구절
‘자유’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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