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AI가 인간의 노동과 지능을 대신하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살아야 할까? 이 책은 인류 문명의 기원인 괴베클리 테페부터 이집트, 그리스, 르네상스,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의 미·중 패권 전쟁에 이르기까지 ‘노동’을 렌즈로 문명의 역사를 다시 읽어낸다.
전직 교육행정가이자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저자는 기술이 본래 가치중립적이며, 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공동체의 철학임을 역설한다. 특히 한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한국의 역동성이 AI 시대의 새로운 문명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와 세제의 재설계, 존재의 의미를 묻는 교육(2B 교육) 등 실천적 대안을 담은 이 책은, 막연한 불안감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인간 존엄을 지키며 기술과 공존할 수 있는 명쾌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세종도서 선정 『일자리 그 위대한 여정』 저자 최신작
★조희연(前 서울시교육감), 김종구(前 한겨레신문 편집국장), 윤승용(남서울대학교 총장) 강력 추천!
★AI 시대 필독서! 인류의 노동에 관한 3부작 완결편
괴베클리 테페부터 실리콘밸리까지인류가 ‘노동’으로 만든 장대한 문명의 여정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공포가 세상을 덮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마주한 이 변화는 과연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재앙일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1만 년 인류 문명사의 현장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저자는 젊은 시절 노동 현장에서 투옥되는 시련을 겪고, 이후 공공직업교육기관의 수장으로서 기술과 노동의 관계를 성찰해온 실천적 지식인이다. 그는 퇴임을 앞두고 인류 문명의 결정적 전환점들을 직접 발로 밟으며, 각 시대마다 ‘노동’의 의미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추적했다.
농경도 정착지도 없던 시절에 세워진 최초의 신전 ‘괴베클리 테페’에서 시작해, 불멸을 꿈꾸었던 이집트의 거대 건축, 인간 중심 사유의 꽃을 피운 그리스 아테네, 그리고 이슬람 문명이 보존해낸 지혜의 불꽃이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여정이 펼쳐진다. 저자는 말한다.
“노동은 문명을 만들고, 문명은 다시 노동을 새롭게 정의한다. 그리고 그렇게 정의된 노동이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역사서가 아니다. 18세기 산업혁명이 ‘시간표에 묶인 인간’을 만들었다면, 오늘날의 AI 혁명은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인간’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저자는 현대차, 샤오미, 도요타의 공장 설계 철학을 비교하며, AI 시대의 승패는 단순히 기술력(GPU 숫자)이 아니라 ‘사람이 일을 더 잘하도록 세상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역설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단 한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한국의 저력이 AI라는 거대한 전환기에서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지, 그 구체적인 미래 설계도를 제시한다.
정치 개혁(권력의 재배치)과 세제 개혁(부의 재분배)을 통해 기술의 혜택이 인류 전체의 공유재가 되는 세상, ‘2B(Brain & Body) 교육’을 통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미래. 이 책은 AI라는 거센 파도 앞에서 망설이는 사피엔스들에게, 두려움 대신 새로운 문명을 설계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건네줄 것이다.
“AI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이 물음은 인류가 문명을 시작한 이래 사라진 적이 없다. 태어나면서 직업이 정해지던 시대에도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웠다. 전쟁터에 나가 공을 세우는 일은 오랜 신분 상승의 경로였다. 사회의 상층부에 진입하면 당사자는 물론 후손에게까지 특권이 세습되었기에, 목숨을 걸만한 일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에는 이러한 사례가 차고 넘친다. 한나라 유방과 그의 참모들, 로마 시대 노예 신분에서 황제에 오른 인물들 모두 전쟁을 통해 신분 상승을 이뤘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신분 상승의 길은 다양해졌다. 사유재산과 이윤 추구가 법적으로 보호받으며, 폭력 이외 방법으로 사회적 상승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자본주의는 온순한 방식으로 특권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로 진화했다. 부를 축적하는 과정은 부를 빼앗는 것뿐 아니라, 함께 나누는 방식도 가능해지며, 더 표용적인 사회로 나아갈 수 있게 했다. 그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공통점은, 인간은 언제나 서로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며 살아간다는 점이다. 괴베클리 테페에서 시작된 문명은 항상 권력과 연결되었고, 창의성과 자율은 오랜 시간 제한받아 왔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자산은 언제든지 절대 권력자의 의지에 따라 박탈될 수 있었다. 창의적인 활동을 위한 사유재산의 보장과 안전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 책은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따지는 책은 아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사회에서 무엇을 하면서 살 것인가’, 즉 사회적으로 어떤 지위를 획득할 것인가에 가장 큰 관심이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이유도 결국은 ‘어떤 일자리, 어떤 지위’를 얻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일부의 주장처럼, 모든 지방 국립대를 서울대로 바꾼다고 해도 사교육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회에 내재된 문제는 단순한 제도의 개편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AI 시대는 무엇이 변할 것인가
이제 세상은 근본적인 전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산업혁명보다 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인간 사고방식 자체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18세기 산업혁명이 단순한 생산 방식의 변화가 아니었듯, AI 혁명 역시 기술적 진보를 넘어선 문명의 전환이다.
저자는 “산업혁명은 사실 15세기 르네상스에서 시작된 인간 중심 사고의 결과였다”면서 “‘신’ 중심의 가치관이 인간 중심의 가치관으로 이동하면서, 약 300년에 걸쳐 삶의 양식 전반이 재편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처럼 거대한 변화조차, AI 혁명과 비교하면 인간 삶의 일부만을 바꾼 사건으로 평가될지 모른다.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한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신석기 시대 농경의 시작과 18세기 산업혁명 두 가지였으며, 그 사이의 사건들은 문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 역사적 전환의 공통점은 모두 ‘경제적 생산 양식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라면서 “생산 방식과 생산량이 바뀌면 사회도 바뀐다. 그 기저에는 언제나 과학과 기술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것이 곧 인간의 삶을 결정해 왔다”고 강변한다.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도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일의 설계가 곧 삶의 설계다.” 디테일이 삶의 질을 바꾼다. 같은 직업도 운영 방식과 배려의 정도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나뉜다. 갈등은 숙명이 아니다. 설계된 노동 환경이 대안을 만든다.
피할 수 없는 갈등이란 없다. 관리자와 노동자의 대립 구조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라별 직업 만족도 조사를 살펴보면 직업 만족도는 단순히 직업적 지위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일의 설계와 운영 방식, 사회 전체의 배려와 세심한 고민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공 일자리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의 경우, 이러한 고민은 더욱 절실하다.
저자는 “만약 우리 사회가 이처럼 일하는 방식 자체를 개선해 간다면, 굳이 모두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선망받는 직업을 갖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직업에 따라 사회에서 받는 대우 역시 점차 동등해지고, 서로를 존중하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사회가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일을 하는 데는 내가 상대방과 대등한 입장에 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고, ‘갑’과 ‘을’이 명확한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고등교육과 첨단기술은 삶의 질을 결정하지 못한다
한국은 고등교육 이수율대학 졸업자 기준이 70%를 넘는 반면, 북유럽은 40~50%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이들 국가는 삶의 만족도에서 세계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10점 만점 기준으로 북유럽은 평균 7.2점을 기록하는 반면, 한국은 6.5점으로 OECD 36개국 중 33위에 머무르고 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사회 구조와 일의 설계에 있다.
그러나 이들 북유럽 국가들이 항상 이렇게 높은 삶의 만족도를 누린 것은 아니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특히 노르딕 3국은 유럽에서도 가장 빈곤한 국가군에 속했으며, 사회 안전망이나 경제 자원, 미래 전망도 밝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불과 수십 년 만에 놀라운 변화를 이루어냈다.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야기하듯, 이들의 발전 또한 하나의 기적”으로 평가했다.
정보통신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이 기술은 우리의 삶을 혁신적으로 편리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사회의 분열을 조장하고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미얀마의 로힝야 사태를 조명한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을 차별·박해·학살한 사건 말이다. 종교 갈등은 역사적으로 흔한 일이지만, 이 사건이 유독 현대 사회에서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바로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때문이다.
미얀마는 모바일 망을 이용한 페이스북이 사실상 유일한 정보전달 매체로 기능하고 있었다. 정부, 군, 종교단체들도 페이스북을 공식 발표 수단으로 활용할 만큼 영향력이 막강했다. 하지만 사건 초기 평화적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은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와는 반대로 불교 극단주의자들이 퍼뜨린 ‘로힝야는 테러리스트, 파충류, 침략자’ 등의 혐오 게시물과 가짜 뉴스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자사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인간 심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이후 페이스북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알고리즘을 일부 수정했지만, 이미 70만 명 이상이 희생되고 수십만 명이 난민이 된 뒤였다.
이러한 현상은 동남아의 어느 개발도상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오늘날 전 세계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극심한 정치적 분열과 사회적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가짜 뉴스와 증오를 부추기는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넘쳐나고, 이를 제작·확산하는 이들이 ‘유튜버’라는 그럴듯한 명칭으로 수익까지 창출하며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술이 사회에 봉사할 것인가”“사회가 기술에 종속될 것인가”
앞으로도 기술의 발전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일단 과학자의 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20세기 초 전 세계 과학자의 수는 10만 명을 넘지 않았으며, 이들 대부분은 유럽과 미국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오늘날 세계의 연구자 수는 1,300만 명 이상, 이 중 물리학자만 120만 명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인구 5천만 명 중 45만 명 이상이 R&D에 종사하고 있다.
기기와 도구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슈퍼컴퓨터, 곧 상용화될 양자컴퓨터는 과거의 어떤 실험 장비보다 강력하다. 이처럼 관측 능력과 이론의 해상도(theoretical resolution)가 높아진 지금, 과학 발전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과거를 기준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우리의 착시일 수 있다.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들이 있지만 포용적이고 효율적인 사회를 만든다면, 이 발전의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는 다시 한 번 ‘인류의 거대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 기술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기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더 이상 늦기 전에, AI 기술을 포함한 광범위한 미래 기술의 활용 방식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저자는 “특히 한국은 기술 발전 수준과 사회적 관심도, 미래에 대한 열망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나라”라고 설명하며, “지금 우리부터 논의를 시작한다면, 그것이 인류 미래 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동시에, 현재의 사회적 모순이 어떻게 기술 발전을 가로막고 있으며, 때로는 어떻게 기술이 부당하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깊이 성찰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깊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술이 사회에 봉사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가 기술에 종속될 것인가?” 저자는 이 물음의 답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주어진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고 설계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후손들에게 물려줄 세상은 유토피아적 이상향이 될 수도 있고, 디스토피아적 감시 사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미래를 알고 싶다면 과거를 보라!”
저자는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사회는 결코 ‘필연’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여 만들어낸 결과도 아니”라며 “단지 주어진 조건과 우연이 겹쳐 지금의 모습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한 가지 상상을 제안한다.
“동아프리카 지구대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전 세계로 이주를 시작했던 그 순간을 상상해 보자. 빙하기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부는 살던 터전을 떠나 새로운 땅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출발점은 분명한 목적이나 계획이 아닌, 그저 환경과 유전적 특성, 그리고 우연의 조합이었다. 인류 유전자의 ‘7R 변이체’처럼 새로움을 추구하고 충동성을 띠는 일부 집단이 먼저 움직였다. ‘7R 변이체’ 유전자 보유율은 동쪽으로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종적으로 도달한 아마존 유역의 티쿠나, 수루이, 카리티아나 족은 이 변이체를 약 70%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멀리 간 사람들일수록 변이체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지금 여기 있다는 사실은, 운명도, 계획된 결과도 아닌 단지 환경과 우연의 산물”이라면서 “세상이 ‘필연’이 아니기 때문에 불안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필연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웅변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이 시기에, 미국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a)의 말을 인용하면서, 과거 문명의 역사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미래를 알고 싶다면 과거를 보라.”
노동의 의미는 언제나 문명에 따라 달라져 왔다. 괴베클리 테페의 공유경제 노동, 이집트의 영원을 쌓는 노동, 그리스의 사유와 예술 속 노동, 이슬람의 신성화된 노동, 산업혁명의 기계와 결합한 노동, IT 혁명으로 정보화된 노동.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모든 흐름을 넘어서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 AI 시대 도래를 목도하고 있다. 이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일’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다음의 비교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단서다.
샨리우르파 시내에서 괴베클리 테페로 가는 길은 광활한 평야를 가로지른 후, 완만한 곡선을 따라 언덕 위로 이어진다. 언덕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약 11,000년 전, 괴베클리 테페가 처음 만들어질 무렵 이 지역이 숲으로 덮여 있었는지, 지금처럼 멀리까지 조망할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신을 모시는 장소가 높은 곳에 자리했다는 점은 여러 문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이다.
1963년 처음 발견된 괴베클리 테페는 한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독일 고고학자 클라우스 슈미트의 발굴과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결과는 학계를 뒤흔들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이 유적이 기원전 9600년경에 건설된 것임이 밝혀지자, 전 세계 고고학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백완기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전주고등학교,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공군 학사장교(80기)로 전역하고 사회에 발을 내디뎠을 때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그 시절, 노동조합은 곧 ‘불온 세력’으로 규정되었고, 합법적 절차를 거친 파업조차 불법으로 몰렸다. 동료 여섯 명과 함께 구속되는 경험을 했는데, 그 일은 깊은 상처와 동시에 노동의 존엄에 대한 강렬한 문제의식을 남기게 했다.이후 회사에 돌아가지 못했고, 무역업에 종사하며 여러 나라를 다니게 되었다. 같은 노동이라도 나라와 제도, 문명의 조건에 따라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 현실을 목격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토바이 배달 노동만 해도, 한국·싱가포르·중국·태국·인도네시아에서 그 보상은 극명하게 갈린다. 그 차이는 우연이 아니라, 사회가 어떤 문명을 세워왔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점점 깨달았다.2019년, 서울시 북부기술교육원 원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다시금 기술과 노동의 관계를 성찰할 기회를 얻었다. 교육은 곧 삶의 문을 여는 열쇠였고, 기술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넘어 삶의 궤적을 바꾸는 힘이었다. 이런 경험은 서로 다른 시절에 일어났지만, 결국 한 줄기 질문으로 이어졌다. ‘노동은 무엇인가’ 그리고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저자는 퇴임을 앞두고, 그 질문을 더 깊이 파고들기 위해 인간의 노동과 기술, 문명을 결정지은 현장을 다시 찾았다. 괴베클리 테페에서 시작된 여정은 이집트의 석조 기념물, 그리스의 도시국가와 철학, 이슬람 문명과 르네상스 현장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그 여정의 결과물이다. 현재 AI노동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 『AI 사피엔스,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일자리 그 위대한 여정』(2024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레이버피아』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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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문명의 기원과 인간의 노동
1장 우리는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 인간, 노동, 그리고 문명 22
2장 괴베클리 테페 - 신을 만든 상상력, 문명의 첫걸음 46
3장 이집트 - 영원을 건축한 사람들, 기억을 돌에 새기다 62
4장 그리스 - 인간이 중심, 사유의 불꽃을 밝히다 85
2부 계승된 지혜, 새로운 빛이 되다
5장 이스탄불과 이슬람 - 문명은 흐른다, 바다와 육지를 잇는 다리 112
6장 르네상스 - 다시 깨어난 인간 정신, 유럽을 깨우다 138
3부 문명의 전환, 노동의 새로운 의미
7장 산업혁명 - 영국에서 미국까지, 대서양의 파고를 넘어 162
8장 일본 - 전통과 근대의 이중주, 칼과 국화가 남긴 질문들 189
4부 AI 시대, 다시 노동을 묻다
9장 산업사회의 종언, AI 제국의 서막 - 실리콘밸리에서 베이징까지 216
10장 한국 - 동방의 불꽃, 세계의 빛으로 240
11장 인간의 노동, 다시 문명을 짓다 - 인간의 존엄으로 짓는 미래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