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원전 폭발 이후 멈춰 버린 세계, 거대한 수용소 ‘홈’에 모인 아이들의 선택을 그린 SF 성장소설이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주목할 시선’ 수상작가 진저의 신작 『빅 홈』은 재난 이후 공동체를 배경으로 살아남기와 책임의 의미를 묻는다. 청소년문학에서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확장한 작품이다.
피폭 생존자들이 모인 보호 시설 ‘홈’은 아이들에게 유일한 생존 공간이자 또 다른 감옥이다. 피폭 등급에 따라 삶이 분류되고, 규칙과 감시 속에서 선택은 사라진다. 동생을 찾기 위해 남으려는 헤이와 탈출을 꿈꾸는 아이들은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의 기로에 선다.
3미터 10센티 울타리 안팎을 경계로 이야기는 ‘집’의 의미를 되묻는다. 이 소설은 단순한 탈출담이 아니라 관계와 연대, 버텨 내는 힘을 그린다. 폭력적 자극 대신 감정과 책임의 서사로, 위기 속에서도 서로를 돌보는 십대의 결단을 긴장감 있게 펼쳐 보인다.
출판사 리뷰
멈춰 버린 세계, 빅 홈에 모인 아이들
최후의 순간까지 집을 꿈꾸다
재난 이후를 살아 내는 아이들의 SF 성장소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주목할 시선’ 수상작가 신작알 수 없는 이유로 원전이 폭발하고, 피폭 생존자들이 모인 거대한 수용소 ‘홈’은 아이들에게 유일한 생존 공간이자 또 다른 감옥이다. 사소한 갈등도 폭력으로 번지고, 숱한 죽음 앞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함께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주인공 헤이는 폭발이 있던 날 잃어버린 동생을 찾을 때까지 ‘홈’에 남겠다며 절친 경민의 탈출을 만류한다.
“여기서 나가면 죽는대. 그래도 갈 거야?”
“잃어버린 게 있어. 꼭 찾아야 해.”
탈출하면 죽는다고 알려진 바깥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남아야 하는 안쪽 사이에서 아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주목할 시선’을 수상하며 ‘어른 없는 세계’를 거침없이 그려 냈다는 평가를 받은 진저 작가가 『빅 홈』에서는 재난 이후 공동체라는 확장된 세계를 선보인다. 홈에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 곧 관계와 책임을 묻는 질문으로 바뀌며,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결단으로 이어진다. ‘진짜 집’의 의미를 짚으며 혼란스러운 세상 앞에 서로를 돌보고 삶을 지키려는 십대의 모습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또한 갈등하면서도 약한 존재를 보듬는 용기가 감동적으로 와닿는다.
3미터 10센티 높이의 벽, 그 너머에 무언가!작품 속 세계는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형성된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재민 청소년들은 국가가 운영하는 보호 시설 ‘홈’으로 이송되지만, 그곳의 생활은 안전과 돌봄보다는 통제와 분류에 가깝다. 피폭 등급에 따라 생활 반경과 의료 접근성, 생존 가능성까지 나뉜다. 일상은 규칙과 감시에 따라 움직이며, 개인의 선택은 점점 사라진다.
홈은 겉으로 보기에 안전하다. 밥도 나오고, 잠잘 곳도 있고, 어른들이 관리한다. 주인공 헤이는 이곳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아이들은 함께 웃고, 다투고, 버티며 하루를 견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긴 집이 아니야.”
아이들은 이곳이 보호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관리하고 구분하기 위한 장소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결국 하나의 선택 앞에 선다.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나갈 것인가. 이 소설은 단순한 탈출 이야기가 아니다. ‘집’이란 무엇인지, 사람답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홈을 둘러싼 3미터 10센티 울타리 너머 존재하는 희망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극한 재난 속에서 피워 낸 필사적 희망이제 막 고1이 된 헤이는 남동생을 잃은 상실을 품은 채 홈에서 살아간다. 친구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견디던 헤이는 점차 이곳이 ‘돌봄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관리하는 시스템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선택하기 위한 결단을 내린다.
『빅 홈』은 디스토피아적 설정을 사용하지만, 폭력적 자극이나 극단적 영웅 서사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 책임, 연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아이들은 완벽하지 않으며 자주 흔들리지만, 서로를 지키기 위해 선택하고 행동한다. 이러한 서사는 청소년 독자에게 현실적인 공감을 전한다.
극단적 상황 속에서도 타인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 상실 이후 관계를 통해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웅적 승리보다 버텨 내는 힘과 협력의 가치를 강조해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는 위기와 불안을 경험한 청소년에게 현실적인 위로를 제공하는 서사로서 가치가 있다.

주의할 점은 빨간 헬리콥터의 움직임! 헬리콥터는 홈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정해진 지점에 착륙해 실어 온 짐을 내려놓자마자 다시 이륙한다. 행여 방심했다가는 큰일. 넋 놓고 있다가 전광판에 불이 들어오는 순간을 놓칠 수 있다.
전기가 다시 켜지기까지 1분 10초, 그리고 울타리의 높이 3미터 10센티. 이것이 마의 숫자! 13홈을 나가려면 기억해야 한다. 반드시.
딸이 외출하거나 돌아올 적마다 엄마는 베란다에 서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늘 웃는 얼굴로. 때로는 동네 떠나가라 딸 이름을 부르곤 했다.
“창피해. 내가 애야? 베란다에 그만 나와, 엄마!”
“뭐가 어때? 잘 배웅해 줘야 다시 돌아오지. 또 이름 부르며 맞아 줄 사람이 있어야…… 네가 신나서 집에 들어오지.”
딸을 기쁘게 보내고 맞아 주는 게 엄마만의 따뜻한 철칙이었다. 가끔 경민은 엄마를 킹콩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 앤이라 놀려 댔다. 킹콩 아파트에 사는 아줌마 앤이라고.
“어떻게든 빨리 가야 해. 엄마가 계속…… 기다릴 텐데.”
베란다에서 손을 흔들던 엄마 모습이 떠오른 경민의 눈시울이 어느새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진저
『좀 비뚤어지다』로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주목할 시선상’을 수상했으며,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스니커즈를 신은 소녀』 등을 통해 청소년의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 온 작가다. 이번 작품에서는 재난 이후 공동체라는 확장된 세계를 배경으로 청소년의 선택과 책임을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목차
하늘이 녹색으로 멍들다
밥알이 풀풀 날아다녔다
입술이 빨개졌다
시체가 옮겨졌다
전기 울타리가 꺼졌다, 또 켜졌다
집이 홀연히 사라졌다
거대 감자가 자라났다
초록 구름이 걷히자, 하늘은 더욱 푸르러졌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