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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
사람과 마을을 잇는 40년의 기록: 1970~2010년대
산지니 | 부모님 |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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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70년대부터 2015년까지 40여 년간 부산 지역에서 전개된 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야학·탁아·공부방·주거권·마을공동체 등 다양한 주민조직운동의 흐름을 정리하며 ‘주민이 주인되는 지역사회공동체 실현’을 위해 이어온 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기록한다.

부산주민운동교육원은 2023년 자료집 「부산지역사회공동체운동의 원형」 발간 이후, 보다 심층적인 조사와 집담회, 구술, 인터뷰를 거쳐 이 책을 완성했다. 서울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부산 사람들의 목소리로 지역운동사를 정리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는 과거의 일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주민조직운동이라는 주체적 실천이 어떻게 사회 변화를 만들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이 책이 한국사회 변화의 대안으로 모색되어온 ‘지역사회 협동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에 하나의 디딤돌이 되리라 기대한다.

  출판사 리뷰

1970년대부터 2015년까지 40여 년간 전개된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기록하다

1970년대부터 2015년까지 40여 년간 부산 지역에서 전개된 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기록한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야학·탁아·공부방·주거권·마을공동체 등 다양한 주민조직운동의 흐름을 정리하며 ‘주민이 주인되는 지역사회공동체 실현’을 위해 이어온 공동체운동의 역사를 기록한다.
부산주민운동교육원은 2023년 자료집 「부산지역사회공동체운동의 원형」 발간 이후, 보다 심층적인 조사와 집담회, 구술, 인터뷰를 거쳐 이 책을 완성했다. 서울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부산 사람들의 목소리로 지역운동사를 정리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원형을 찾아서』는 과거의 일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주민조직운동이라는 주체적 실천이 어떻게 사회 변화를 만들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이 책이 한국사회 변화의 대안으로 모색되어온 ‘지역사회 협동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길에 하나의 디딤돌이 되리라 기대한다.

배움으로 깨어나다: 야학과 도서원의 시대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출발점에는 ‘배움’이 있었다. 1970~1980년대 부산의 주력업종이었던 신발, 섬유업에는 시골에서 올라온 많은 여성, 청소년 근로자가 종사했다.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망이 컸던 이들에게, 야학은 인간다운 삶을 꿈꾸게 하는 통로였다. 1977년 부산 최초로 설립된 가야동 성안교회야학과 더불어 사상성당야학, 당감야학, 부산YMCA 근로청소년교실 등이 부산의 대표 야학이다. 야학은 자신을 가로막고 있던 벽을 처음으로 인식하고 스스로 그 벽을 넘어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사람들의 삶터이자 배움터였다. 가난과 긴 노동시간, 혹독한 정치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야학에 모여 서로의 삶을 비추며 ‘인간답게 사는 것’의 의미를 물었다.
부산의 도서원운동은 암울했던 시대에 책을 통해 민주주의와 사회변혁을 꿈꾸었던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의 산물이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시대에 억눌려 해결되지 못하는 사회문제, 노동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실천을 모색했다. 1977년 부산 중부교회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된 시국 토론회와 상담소를 시발점으로 ‘양서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1978년에는 보수동 책방골목에 ‘부산양서판매이용협동조합(부산양협)’이 문을 열었다. 부산양협이 부마항쟁의 배후로 의심받아 강제 해산된 이후 1987년 7월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도서원인 ‘아롬교양도서원’이 부산에서 문을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서면의 늘푸른도서원, 사상공단의 햇살도서원, 덕포동 들불도서원, 가야동 일꾼도서원, 신평 장림동 광장도서원 등이 문을 열었다. 이들 도서원은 지역사회 속 대안적 문화 공간의 기능을 했고 새로운 지식과 사상을 유통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어떤 노동자는 도서원에서 처음으로 ‘근로기준법’이라는 단어를 알았고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를 깨달았다. 이러한 배움은 곧 행동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었다.

삶을 지키다: 탁아와 공부방, 주거권 투쟁, 자활교육
1980년대 공업도시 부산에서 맞벌이 노동자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던 곳이 바로 탁아소이다. 부산 최초의 지역사회탁아소는 1987년 설립된 ‘우리아가동산’이다. 이후 구포 ‘꽃들나라’, 우암동 ‘꼬마동산’, 전포동 ‘아기자람터’가 차례로 개소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면서 탁아 활동가들이 원했던 보편적 보육의 토대가 마련되었고 점차 탁아운동은 정리되었다. 공부방 또한 도시빈민 지역에서 방치된 아이들의 삶을 지켜낸 공간이었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활성화된 빈곤지역의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은 숙제를 도와주는 장소를 넘어 밤늦게까지 일터에 묶여 있는 부모를 대신해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주었다.
1960년대를 거치며 부산의 인구는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그에 따른 주거 대책은 전혀 없었다. 피난민에 농촌사람들까지 부산으로 향하면서 공장지대와 부둣가 근방에는 천막으로 지은 집과 판잣집이 즐비했다. 1970년대 개발 광풍이 불자 부산시는 판자촌 사람들을 몰아내기 위해 외곽지역에 택지를 마련하거나, 공공주택의 골조만 세워놓고 강제 이주시켰다. 공공주택에 들어갈 형편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허가 움막을 짓고 살기도 했다. 부산주거권운동의 대표사례로는 해운대 승당마을 재개발지역 투쟁, 만덕 5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투쟁, 대연우암마을 철거 반대 투쟁 등이 있다. 대연우암마을 주민들은 반대 투쟁 과정에서 주민교육을 받으며 주민 스스로가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했다. 주민의 힘으로 마을회관을 건립하고 풍물패 ‘새날’을 창단하여 전국의 재개발 집회 현장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주거복지부산연대 창립, 대연우암씨알주택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지며 주거권운동은 계속되었다.
1997년 IMF로 인해 발생한 대량실업으로 인해 국가적 차원의 자활지원사업이 시작되었다. 부산에서는 사상자활지원센터가 부산에서 가장 먼저 자활지원센터로 지정받아 1997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부산진자활후견기관, 해운대지역자활센터, 연제지역자활센터, 북구지역자활센터에서 활동했던 활동가들의 기고를 통해 자활사업을 시작하게 된 지역별 초기 배경을 돌아본다.

지역을 조직하다- 지역복지와 마을공동체 운동
1990년대 이후 공동체운동은 보다 조직적이고 구조적인 형태로 확장된다. 지역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한 주민조직화 실천은 복지의 수혜자가 아닌 ‘주민 주체’를 세우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학장복지관의 학장천 살리기 운동과 마을신문 발행은 주민 스스로 지역 의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학습모임 ‘희망복지세상’은 주민조직가 양성과 교육을 통해 여러 마을공동체를 탄생시켰다. 쓰레기 문제 해결, 골목 청소, 어르신 식사대접, 쉼터 조성 등은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생활 속 민주주의의 실천이었다.
부산지역에서는 1990년대부터 자생형 풀뿌리 마을공동체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반송마을, 대천마을, 연제마을, 금샘마을, 영도마을, 백양마을 6개 마을의 이야기를 통해 마을공동체의 활동이 주민들의 삶과 마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볼 수 있다. 반송마을의 어린이날 행사, 느티나무도서관, 청년가치협동조합, 대천마을의 북구공동육아협동조합, 대천천 네트워크, 맨발동무도서관, 영도마을의 영도희망21, 동삼마을카페, 백양마을의 사립 공공어린이도서관 ‘동화랑 놀자’, 산아래마을학교 등 마을공동체운동의 다양한 사례들이 책에 수록되었다.

1980년대 부산의 대형 신발공장 앞 퇴근 시간, 수천 명의 노동자가 쏟아져 나와 수백 대의 통근버스를 타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국제상사, 삼화고무, 태화고무, 진양고무, 대양고무, 풍영 화승 등 1만여 명부터 5~6천 명 규모의 대형 신발 기업이 있었던 부산에는 한때 신발산업 종사자가 40만 명이라는 통계도 있었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도시로 온 노동자들은 짧으면 오전 8시 30분부터 저녁 6시 퇴근이었으나, 대부분 저녁 8시나 10시, 야근, 철야, 조출이라는 단어가 일상이었다.
여성, 청소년 노동자들은 작업 중에 반말과 욕설 폭행이 있어도 참아야 했고 화학성분인 접착제 노출이나 취약한 작업조건 등으로 인한 직업병 등 노동 안전 위생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었다. 미싱사 1달 급여가 10~20만 원, 고향에 돈 보내고 단칸방 월세 3~5만 원 내고 한 달분 쌀과 연탄을 넣으면 거의 빠듯한 생활이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의는 높았다. 고향에서 초등, 중등과정을 마치고 올라온 여성,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검정고시 대비 과정, 성교육 등 생활상식과 역사, 한문, 노동법 등을 배울 수 있는 야학은 인간다운 삶을 꿈꾸게 하는 통로였다.
_「야학: 인간다운 삶과 사회변혁의 불씨」

부산양협은 단순한 독서모임이 아니었다. 학생, 노동자, 청년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억눌린 사회를 바꾸려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책을 사 모으고 빌려주는 일은 수단이었을 뿐, 본질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협동조합운동이자 민주화운동’이었다. 부산양협은 회원들끼리 책을 모으고 돌려보면서 민주화 의식을 고취시켜 나갔다. 책을 매개로 모인 회원들이 함께 읽고 토론하는 교육활동은 민주화운동단체가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기도 했다.
부산에서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서울, 마산, 대구, 울산, 광주 등 전국 곳곳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러나 그 빛이 강렬했던 만큼, 탄압의 그림자도 길었다. 군사정권의 감시는 집요했고, 1979년 부마항쟁의 배후로 의심받아 부산양협은 강제 해산되었고, 전국 각지의 양협들 역시 운영진의 투옥이나 잠적 등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부산양협의 그 실험과 활동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당시 암울했던 시대에 그래도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는 시대적인 사랑방 역할을 했다”라고 평가했듯이, 양협은 시민들과 지식인, 대학생들이 지식과 소통의 갈증을 해소하는 오아시스이자 사랑방이었다.
_「도서원: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노동자의 벗, 지역의 이웃」

1987년 6월 민주항쟁이 끝나고, 천도빈은 청년학생들을 중심으로 부산 연산동, 청학동, 당감동, 반송2동, 감천동에 자리한 빈민지역을 설문조사하였다. 그중 감천동은 빈곤 가구가 2만 세대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지역은 천 몇백 세대 정도였다. 감천동 집들은 대부분 5평, 6평으로 제일 큰 집이 10평 정도였다. 지역조사가 끝났을 때 윤종일 신부님이 최수연에게 감천동으로 가보라고 말했고, 그 한마디에 최수연은 무작정 감천동으로 갔다.
그래서 감천2동 6-776번지 보증금 800만 원에 월세 3만 원 미닫이가 달려 있는 7평짜리 작은 집에서 우리누리공부방이 시작되었다. 1980년대 후반의 빈민지역이었으나, 골목이라도 도로변에 위치한 우리누리공부방은 상대적으로 비싼 임차료를 지불해야 했다.
처음부터 공부방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서, 간호사 출신의 친구, 가정관리학과를 나온 후배와 가정방문을 먼저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정서를 파악해야 하고, 필요한 부분이 뭔지 알아야 하는데, 그들이 청년이다 보니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 서울에서 가져온 자료들은 문화적인 차이나 사회적인 차이가 많이 나서 부산지역에 반영해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그래서 기한 없이 가정방문을 다녔다.
_「공부방: 마을 아이들의 품속」

  목차

책을 펴내며

서장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역사와 사상적 배경
한국 공동체운동의 전개과정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역사적 배경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사상적 배경

1부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발자취 1: 야학 · 도서원 · 탁아 · 공부방

1장 야학- 인간다운 삶과 사회변혁의 불씨
1970~1980년대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산업역군
노동자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1980년대 부산지역 야학운동 활동 사례
야학에서 시작하여 자기 삶의 주인으로 민중운동의 주체가 되다

2장 도서원-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노동자의 벗, 지역의 이웃
도서원의 맹아, 양서협동조합
노동자의 친구, 지역의 이웃
도서원 활동의 꽃, 역동적인 소모임 활동
지역사회를 향한 모색과 새로운 길

3장 탁아- 지역공동체의 거점이자 씨앗
공업도시 부산과 방치된 아이들
아이들을 보살피는 활동가들
육아의 사회화와 지역사회 탁아
탁아소 부모회와 공부방
영유아보육법 제정시기의 보육운동
탁아운동의 정리와 보육교사노동조합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어린이집
다시 그날을 생각하며

4장 공부방- 마을 아이들의 품속
아름다운 변화의 시작
아동청소년의 대안교육
주민들의 사랑방
산동네 공부방 우리누리
밭개마을 아이들의 등대! 한울타리
어깨동무공부방
‘사람중심’ ‘관계중심’의 공동체를 꿈꾸며

2부 부산지역 공동체운동의 발자취 2: 주거권 · 자활 · 지역복지 · 마을공동체

5장 주거권- 집이 무허가지 사람이 무허가냐?
집, 인간의 기본적인 삶터
집이 부족했던 시절, 부산이야기
부산 주거권운동단체
부산주거권운동 대표사례
허가받지 않은 사람들의 집
새로운 출발, 대연우암공동체
주민공동체를 움직이는 힘

6장 자활- 생산하고 나누고 협동하는 주민공동체
자활을 꿈꾸는 공동체이야기를 열며
생산공동체운동의 역사와 고민들
실업극복사업으로 시작한 자활지원사업
초기 자활지원사업의 배움과 열정
초기 사상지역자활센터
초기 부산지역자활센터
생산·나눔·협동으로 사회통합과 자활복지를 실현하는 사회안전망 지역자활센터

7장 지역복지- 희망복지세상을 향한 사회복지관의 주민조직화 활동
인보관의 역사, 그리고 사회복지관의 역할에 대한 고민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는 학장복지관 ‘정겨운 동네 만들기’
부산사회복지관협회 중심의 주민조직화 시도
지역복지운동을 향하여
지역복지 공동체 운동이 갖는 오늘의 의미

8장 마을공동체- 배우고 성장하고 사회변화를 꿈꾸고
풀뿌리마을공동체운동의 생성
반송마을 이야기 | 반송을 사랑하는 사람들, 희망세상
대천마을 이야기 | 북구공동육아협동조합, 대천천네트워크, 맨발동무도서관, 대천마을학교
연제마을 이야기 | 연제공동체, 토곡 좋은 엄마모임, 연제어울마당
금샘마을 이야기 | 금샘마을도서관, 금샘마을공동체
영도마을 이야기 | 영도희망21, 마을기업 동삼희망주식회사
백양마을 이야기 | 동화랑놀자, 문화공간백양산, 백양문화모임, 산아래마을학교
기록되는 오늘, 이어지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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