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서울 하월곡동 산동네의 라디오 외판원이었던 한 청년이 ‘산정(山頂)의 목회자’가 되기까지, 50여 년의 세월 동안 길어 올린 은혜의 기록이다. 저자 김성길 목사는 ‘에쿠스’의 광택보다 ‘예수’의 흔적을 쫓는 삶을 강조하며, 한국 교회의 세속화와 이단의 미혹 속에서 사도적 복음의 정통성을 수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출판사 리뷰
“가장 가난한 자리에서 발견한 가장 부유한 복음의 유산”
이 책은 서울 하월곡동 산동네의 라디오 외판원이었던 한 청년이 ‘산정(山頂)의 목회자’가 되기까지, 50여 년의 세월 동안 길어 올린 은혜의 기록이다. 저자 김성길 목사는 ‘에쿠스’의 광택보다 ‘예수’의 흔적을 쫓는 삶을 강조하며, 한국 교회의 세속화와 이단의 미혹 속에서 사도적 복음의 정통성을 수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산꼭대기 찬양힐링센터에서 3년째 손수 망치질하며 얻은 깨달음과, 목포 평화광장에서 10년 넘게 노방전도를 하며 만난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으로 드리는 예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붉은 동백꽃 한 송이에서 창조주의 지문을 읽어내고, 억울한 죽음 앞에서도 하나님의 공의를 신뢰하는 저자의 문장은 깊은 고독과 따뜻한 위로를 동시에 선사한다.
서평
“낡은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위로처럼, 메마른 영혼을 적시는 산정의 찬가”
김성길 목사의 글에는 꾸밈이 없다. 잔칫집 육회 한 접시 앞에서 무너진 자신의 식탐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시골 면 단위의 좁은 길을 달리는 고급 승용차의 무게를 ‘허영의 무게’라고 아프게 꼬집는다. 그의 글은 관념에 갇힌 신학이 아니라, 땀 냄새 배인 작업복과 흙 묻은 신발이 느껴지는 ‘현장의 언어’다.
특히 1970년대의 풍경을 묘사한 자전적 에세이는 한 편의 영화처럼 선명하게 다가온다. 비틀즈의 ‘렛잇비(Let It Be)’를 하나님의 위로로 치환해내는 감수성은,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신학적 주제들을 삶의 맥락 속으로 부드럽게 녹여낸다. 이 책은 세상의 계산법에 지친 이들에게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는 철로의 진리를 전하며, 호박벌처럼 자신의 한계를 잊고 믿음으로 비상하도록 독려한다. 진정한 치유와 쉼이 필요한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은 시원한 바닷바람과도 같은 선물이 될 것이다.
서문
돌아보니 인생은 무거운 라디오 두 대를 짊어지고 하월곡동의 가파른 산동네를 오르내리던 열여덟 청년의 달음박질과 같았습니다. 살을 에듯 매서웠던 1970년의 겨울, 제 어깨를 누르던 것은 단지 차가운 기계의 무게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앞날을 알 수 없는 청춘의 고단함과 지독한 외로움이었습니다. 그때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 울려 퍼졌던 ‘렛잇비(Let It Be)’의 선율은 제게 단순한 팝송이 아니었습니다.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그냥 그대로 두어라, 결국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며 다독여주시는 하나님의 세밀한 위로였습니다.
당시 실적 없던 하루를 보상해 주던 그 노래처럼, 하나님의 은혜는 늘 제가 무언가를 가득 채웠을 때가 아니라 가장 비어 있고 낮아진 자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억지로 움켜쥐려 했던 손을 펴고 내 안의 아집을 비워낼 때, 비로소 그 빈자리에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과 하늘의 소망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그 비움과 채움의 길목에서 만난 기록들입니다. 산꼭대기 교회에서 280그루의 감나무 성도들과 함께하며 발견한 창조주의 섭리, 목포 평화광장에서 짠 바닷바람을 맞으며 만난 이웃들의 고단한 삶, 그리고 세월호의 아픔이 서린 목포 외항에서 흘린 통한의 눈물까지 모두 이 지면에 담았습니다.
- 머리말 일부
어느 지친 오후였다. 미아리에서 하월곡동과 종암동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을 택해 걷다 보니,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촌’이라 불리던 거리의 골목에 접어들게 되었다. 붉은 조명이 드리워지기 전의 낮 시간, 그곳은 비현실적으로 고요했다. 희멀건 화장기로 얼굴을 덮은 여인들이 줄지어 서서 나를 향해 “학생, 놀다 가”라고 무심하게 말을 건넸다. 하지만 그 외침은 유혹이라기보다 사무적이고 건조한, 삶의 비애가 섞인 낮은 웅얼거림에 가까웠다. 그녀들의 짙은 화장 뒤로 가려진 퀭한 눈동자에는, 무거운 라디오를 짊어진 나의 어깨만큼이나 깊은 삶의 고단함이 역력히 배어 있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형태의 짐을 지고 있었을 뿐, 서울의 변방에서 하루를 버텨내는 처지는 매한가지였다.
그때였다. 내 손에 들려 있던 포터블 라디오에서 지직거리는 잡음을 뚫고 낯선 선율이 흘러나왔다. 비틀즈(The Beatles)의 ‘렛잇비(Let It Be)’였다. 피아노의 전주가 시작되자마자, 그 노래는 좁고 어두운 골목의 습한 공기를 단숨에 정화하며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선율은 마치 내 영혼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다정하게 두드리는 듯했다. “순리에 맡겨두라(Let it be)”는 그 나직한 읊조림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찾던 열여덟 청년의 가슴팍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영어를 다 알아듣지는 못해도, 반복되는 그 구절은 ‘괜찮다, 다 지나갈 것이다’라는 신의 음성처럼 들렸다.
철로의 가장 큰 신비는 두 줄기의 선이 절대 만나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함께 간다는 데 있다. 만약 두 선이 서로 가까워지거나 멀어진다면 기차는 파멸적인 전복을 피할 수 없다. 우리 신앙에도 이와 같은 두 줄기 철로가 필요하다. 하나는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그 말씀을 치열하게 살아내는 우리의 ‘삶’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성길
1955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났다. 광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한성신학교 목회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모양동그리스도의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자작곡으로 〈핏빛 십자가〉와 〈개마고원 아가씨〉가 있으며, 저서로는 《그 겨울의 렛잇비》(2026)가 있다.
목차
머리말 비워진 자리마다 찾아오는 세밀한 위로 004
1부 | 낡은 라디오와 순리의 선율
그 겨울의 ‘렛잇비’ 011
어느 식탐의 기록 015
철로 위에서 발견한 진리 019
금팔찌의 무게와 영혼의 가치 023
뇌사라는 경계선 위에 서서 027
에쿠스의 무게와 목회자의 중심 031
흰 눈 위에 새긴 핏값과 사랑의 역설 035
밥상 위에 내려앉은 작은 천국 039
하늘을 수놓는 연과 우리의 ‘나잇값’ 043
‘서로’라는 신비 047
정치와 복음 051
제사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 055
봄의 문턱에서 묻는 생명의 주인 059
맨발의 전도자 최춘선 목사 063
무속의 신당과 하나님의 시험 067
2부 | 엉겅퀴 꽃 위에서 부르는 하늘 노래
280그루의 감나무 성도 073
계절의 여백에 핀 허수아비의 노래 077
하나님이 닦아주실 눈물 081
잊을 수 없는 물음, 대답 없는 바다 085
찬양의 주인은 누구인가 089
거문고의 선율 위에 임하는 하늘의 손길 093
성전의 소란 속에 피어난 순수의 찬가 097
가장 작은 자들의 안식처 101
바다의 경계선에 새겨진 창조주의 서명 105
작은 날개의 기적 109
호흡, 그 지극한 은총과 사명 113
산정(山頂)에서 짓는 찬양의 집 117
동백꽃, 태초의 붉은 증언 121
엘 콘도르 파사 125
가장 낮은 자를 통한 공급 129
3부 | 1,435㎜, 타협 없는 복음의 궤도
복음의 뿌리, 사도들의 전통과 편지 135
성경이 말하는 ‘동방’의 진실 139
이단 천지의 시대를 살다 143
흔들리지 않는 뿌리, 부르심의 확신 147
일곱 집사의 사역과 직분의 본질 151
유한한 시간 속에서 영원을 걷다 155
십자가의 길과 왕관의 환상 159
진리와 비진리를 가르는 영적 분별력 163
철학의 성전과 그리스도의 십자가 167
진리의 위장술, ‘이긴 자’라는 이름의 오해 171
불 속에서 정련된 신실한 그루터기, ‘남은 자’ 175
담장 너머의 불길과 예배의 본질 179
다니엘 기도의 본질 183
눈보다 더 희게, 직분보다 더 거룩하게 187
성군(聖君)의 그늘에 가려진 욕망의 덫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