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사람을 관리하는 경영이 아닌 사람이 일하게 만드는 조직에 대한 통찰2007년 미국 인사관리협회(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 SHRM) 한국 독점 파트너로 지정된 이래 글로벌 HR의 표준을 한국적 맥락에 맞춰 이식하고 확산시키는 가교 역할을 해온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시의성 높은 책을 발간했다. 양동훈 교수(서강대 경영학과)와 이중학 교수(동국대 경영학과)가 공동 집필한 『사람과 일의 미래』로, 지난 20년간 SHRM이 분석한 글로벌 트렌드의 핵심을 집대성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의 HR 피보팅에 전략적 선구안과 실행력을 심어주는 책이다. ‘우리는 더 이상 예전처럼 일하지 않는다’는 부제가 암시하듯이, 이 책은 거의 모든 것이 거듭나야 하는 대전환 시대에 HR 영역의 재정의와 재창조를 촉구하는 주제 의식이 두드러진다.
역대 글로벌 HR 트렌드의 정수를 담아낸 『사람과 일의 미래』는 30여 년간 한국과 서구의 인적자원 관리 제도 및 관행에 대한 비교연구를 수행해온 양동훈 교수, 그리고 10여 년간 피플 애널리틱스 및 AI 기반 HR 분야 현장 연구자로 국내외 기업 강의/자문/컨설팅을 활발하게 펼치는 이중학 교수의 오랜 현장 경험과 학문적 연마가 집적된 역작이다. 두 저자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혁신의 실체를 풍부한 선진 경제권 기업 사례, 국내 현황 진단, 글로벌 컨설팅펌의 최신 분석 및 전망, 직관적인 인포그래픽 등으로 짚어준다. 이를 통해 ‘데이터로 읽고, AI로 증강하며, 사람으로 완성하는 일터’의 비전을 뚜렷하게 제시한다.
역대 글로벌 트렌드를 조망함으로써 다시금 되새기는 HR의 본질과 가치지난 20년간 HR은 ‘행정 지원’에서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로, 그리고 이제 ‘기술과 인간의 통합자’로 급격히 진화해왔다. HR의 디지털화와 인간화가 동시에 진행된 그 세월은 HR의 가치를 되새기고 본질로 회귀하는 시간의 흐름이기도 했다. HR 영역에서 일어나는 패러다임 전환, 변곡점, 데이터 및 AI 기술 고도화의 중심에 언제나 사람과 경험, 관계와 문화가 존재했다.
생성형 AI와 협업하는 인간 고유의 역량이 부각되는 현시점에서 역대 글로벌 HR 트렌드를 조망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세상을 바꾼 트렌드 속에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피보팅이, 이들 기업의 창조적 사고와 공감적이고 문제 해결적인 접근법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공할 만한 수준의 기술 진보가 일의 경계를 허물고, 세대 교체 및 생성형 AI 도입이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는 지금 이 시점에 글로벌 HR 트렌드를 학습함으로써 역대 HR 피보팅의 맥을 짚고, 피할 수 없는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전략적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미국 인사관리협회(SHRM)가 분석한 글로벌 트렌드의 핵심SHRM이 분석한 글로벌 트렌드의 핵심을 살펴보면 HR의 어젠다가 ‘관리’에서 ‘경험’으로, 이어서 ‘기술과의 공존’으로 급격히 진화해왔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인적자원이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2000년대 중후반은 HR이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로 도약한 시기다. 이때는 종래 단순히 채용과 급여를 처리하는 지원 부서 개념을 벗어나 기업의 경영 목표와 연계된 전략적 인적자원 관리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소셜 미디어가 부상하면서 HR 영역에도 디지털 혁신이 시작된 2010년대 초반에는 링크드인 같은 플랫폼의 활성화로 소셜 채용 같은 새로운 채용 방식이 출현했다. 그리고 데이터와 기술의 결합으로 HR 영역에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이 영입되며 직관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한 의사결정이 강조되었고, 객관적 수치로 HR의 효과를 증명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었다. 이 시기에 피플 애널리틱스, 고용브랜드 등의 어젠다가 부상했다.
201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기술 중심에서 ‘사람’과 ‘조직문화’로 초점이 이동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유입으로 일의 의미와 워라밸이 중요해졌으며, 다양성이 혁신의 원동력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주요 어젠다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직원경험, 웰빙 등이다. 그리고 핵심적인 변화로, 직원들의 입사부터 퇴사까지의 직장 생애주기 전 과정을 지원하는 ‘직원경험’ 관점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HR의 전례 없는 변곡점을 맞이한, 즉 원격(재택) 근무의 일상화와 구인난,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맞물린 대전환 시기다. 하이브리드 근무, 업스킬링과 리스킬링, AI와 인간의 협업 등의 어젠다가 급부상했으며, 이제 HR은 기술로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AI+HI)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SHRM 한국 자문교수로 20년 연차회의 참가의 발품이 깃든 HR 교과서글로벌 HR의 20년 동향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사람’ 중심 가치가 강화한 추세다. HR이 행정 및 지원에서 비즈니스 가치 창출로 거듭남에 따라 직원들의 몰입을 뒷받침하는 리더십 역량 강화, 조직문화 구축이 가속화되었고, HR 테크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디지털 전환 시기에는 웰빙을 향상시키는 직원 중심 조직문화 구축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직원경험에 이어 인간경험으로 직원들의 직장생애주기 지원이 진일보했다. 특히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가 활성화하면서 직원들의 이직 유발 요인이나 번아웃의 해소, 심리적 풍요로움과 안전감의 고양 등에 적극 개입했다. 무엇보다도 AI가 지식과 창의성을 민주화하는 시대를 맞아 기업이 어떻게 하면 인재를 매료시키면서 고몰입을 유도할지에 대한 전략적 HR 관리에 온갖 노력을 경주한다. 아울러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공감력과 윤리적 판단력을 미래의 핵심 자산으로 재정립한다.
『사람과 일의 미래』는 역대 글로벌 HR 트렌드에서 사람 중심의 가치를 강화한 피보팅의 맥락을 총 7개의 장으로 펼쳐 보인다. 1장은 단속적 경력관이 지배적인 세대들이 조직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그들의 경력 경로를 지원할 체계를 소개하며, 부메랑 직원이나 은퇴자에 대한 재고용이 활발한 서구 사례로 한국 기업들의 퇴사자 재고용에 대한 전향적 사고를 유도한다. 아울러 고용브랜드 측정 및 강화를 촉구하며 MZ세대 인재 유치의 길을 제시한다. 2장에서는 MZ세대가 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코로나 세대까지 합류하면서 5세대가 공존하는 세대 다양성을 포용하는 조직문화, 세대 간 협업을 향상시키는 연결 강화에 초점을 맞춘 담론과 사례를 풀어낸다. 3장에서는 디지털 및 AI 트랜스포메이션이 조직의 수용 속도를 압도할 만큼 급진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직원들의 변화 동참 동기를 유발하고 종전보다 더 체계적인 변화관리를 할 필요성을 각인시킨다.
4장에서는 처방적 단계로 진화한 피플 애널리틱스의 다양한 활용 사례와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부각되는 ‘사람의 일’을 조명한다. 5장은 강제 등급 배분 방식의 상대평가가 퇴조하기까지 그 폐단의 이면에 자리한 사람과 일터의 불행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성과를 성과관리×피드포워드 조합의 미래 지향적 접근으로 관리하는 패러다임을 소개한다. 6장에서는 선진 경제권에서 보상의 투명성을 높여 보상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입법과 법원 판례가 축적된 배경에 보상의 투명성을 강력하게 요구해온 근로자들의 목소리, 그것에 응답한 사회적 공론화와 움직임이 있었음을 부각하면서 보상 비교 사이트 활용, 시장 보상 수준 반영 보상 체계, 총보상 패키지 등 보상관리의 글로벌 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선진적인 HR 제도를 벤치마킹하는 방법론을 상세히 다루며, 결국 고몰입 인재를 적기 적소 배치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해야 함을 역설한다.
『사람과 일의 미래』는 두 저자가 SHRM 한국 자문교수로 20년에 걸쳐 연차회의에 참가하면서 선도 기업들의 HR 관행과 제도들을 일일이 발품 들여 시찰한 산물이다. 생성형 AI의 급류와 인구 구조의 격변이라는 전례 없는 대전환기를 맞아 역대 글로벌 트렌드를 복기하고 분석하는 작업은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적 과업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업에 이 책이 유용한 교재가 되길 기대한다.

글로벌 HR 트렌드를 학습하는 것은 기존에 HR 관리자들에게 드리운 곤혹과 딜레마를 해소할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HR 관리를 어떻게 사업 전략과 연계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HR 제도를 설계하고 구축해갔는지 등 그 사례와 패러다임이 함축된 글로벌 트렌드를 살펴봄으로써 전략적 HR 관리를 정립하는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인사 관리가 소프트HR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HR 임원에게 요구되는 역량 프로파일을 보면 알 수 있다. SHRM에서 회원들 대상으로 ‘HR 관리자(임원급)에게 요구되는 역량’을 설문하여 조사한 결과, 높은 가중치의 역량에 관계 관리, 리더십과 방향 제시, 글로벌·다문화 환경에서의 유능성이 속한다. 이 세 가지 행동 역량은 모두 소프트HR에 해당한다. 현재 HR 관리는 제도의 시대에서 리더십과 조직문화의 시대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있다. 따라서 HR 관리자는 제도 설계자의 역할에 머물지 말고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변화관리자의 역할로 탈바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