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독특한 상상력과 유머,
그 속에 숨어 있는 날카로운 현실 비판!
현실 문제들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독특한 유머로 풀어낸
개성 넘치는 단편집!도플갱어는 분신, 아바타, 욕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도플갱어를 잡아라!’는 ‘자아’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아이들의 시각에서 풀어낸 점이 탁월하다. 문체가 안정적이고, 고른 작품 수준을 보여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인 작가이다.
- 심사위원 이주영, 송언, 이상권, 박정애, 김기정
주위 눈치만 살피며 ‘나’를 잃어버리고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나’를 진정한 나라고 할 수 있을까? ‘도플갱어’라는 환상적인 소재를 끌어들여 진짜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문제를 꼬집은 ‘도플갱어를 잡아라!’로 제7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윤 작가의 개성 넘치는 단편 동화집이 세상에 첫 선을 보인다.
이윤 작가는 현실의 무겁고 진지한 문제들을 자신만의 유머를 섞어 전달하는 능력이 돋보이는 작가이다.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나’와 자신이 진짜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허깨비’ 도플갱어 중 누가 진짜 자신인가 하는 철학적인 의문을 품으면서도 “걸음아, 날 살려 다오!”라고 외치며 달아나는 아이의 모습은 저절로 웃음이 비어져 나오게 만든다. 또 전쟁으로 폐허가 된 달에서 고단한 삶을 사는 달토끼 가족을 아웅다웅 싸우면서도 오손도손 살아가는 정다운 모습으로 유쾌하게 그려 미소를 짓게 한다.
이처럼 이윤 작가는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맛깔스럽게 펼쳐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다음에는 또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내 안의 진정한 나를 찾게 하는 철학적 성찰이 담긴 이야기‘도플갱어를 잡아라!’는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도플갱어’가 나타나는 사건을 통해 ‘진정한 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문제를 절묘하게 풀어내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 이야기에서 도플갱어는 나와 모습은 똑같지만, 성격이나 행동은 전혀 다른 허깨비이다. 도플갱어들은 갑자기 나타나 도둑질을 하기도 하고, 시험장에서 난동을 부려 시험에 떨어지게 만드는 등 온갖 물의를 일으킨다. 그렇다면 도플갱어는 왜 나타나는 것인가. 작가는 도플갱어의 입을 통해 답한다. 주변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살다가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까지 잃어버린 사람들 때문에 도플갱어가 나타난 것이라고.
그 말을 듣고 고민에 빠진 주인공 우빈이 앞에도 도플갱어가 나타난다. 도플갱어와 얼굴을 비비면 도플갱어를 없앨 수 있다는 소문대로, 우빈이는 도플갱어와 얼굴을 비빈다. 하지만 정작 사라져 가는 건 바로 우빈이 자신! 작가는 이렇게 주인공과 도플갱어의 처지를 역전시키며 물음을 던진다. 정말 좋아하는 것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이 진짜인가, 아니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하고 살아가는 도플갱어가 진짜인가 하는 물음을. 여기에 답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책을 읽고 있는 독자 자신일 것이다.
SF적인 상상력과 날카로운 현실 인식으로
지금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가까운 미래, 달에 사는 달토끼들의 삶을 그린 ‘지구 관찰자들’은 이윤 작가의 진정한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개성 넘치는 작품이다. 1만 년 전까지 엄청나게 발달된 문명이 존재했던 달이 끔찍한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다는 독특한 상상으로 전쟁의 참담함을 그리고, 나아가서는 인류의 끝없는 욕심으로 결국 지구 또한 멸망하고 말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메시지를 전한다. 물론 여기서도 작가는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하여, 아웅다웅하는 달토끼 가족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하며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꽃신’ 또한 최첨단 기계들로 가득한 미래를 배경으로, 점점 발전하는 기계 문명과 소외된 노인들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할아버지는 기계에 의존하는 것을 꺼리며 기계와 거리를 유지하지만, 반려 상품인 말하는 신발 로봇에게서 위안을 얻기도 한다. 노인들이 가족 대신 로봇과 살아가게 되는 미래, 과연 로봇과 노인은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로봇이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작품에서 벌어지는 미래의 일을 상상하면서 독자들은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노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현실의 문제들을 미래로 옮겨 문제를 객관화시키는 SF적인 상상력과, 이를 통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빛나는 작품들이다.
일상의 작은 사건에서 얻는 커다란 깨달음‘집으로 가는 아주 먼 길’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사건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게 하는 놀라운 이야기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이 바탕이 되기는 했지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겪었을 법한 ‘피하고 싶은 순간’을 그리고 있어 어떤 아이든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피하고 싶은 순간이 생겼을 때,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천천히 부딪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대부분 비슷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영도도 부모님께 혼나는 순간을 피하기 위해 집을 빠져 나온다. 가출을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집으로 돌아가 바로 혼나기도 싫은 영도가 택한 길은 ‘집으로 가는 아주 먼 길’이다. 하지만 마음을 옥죄는 불안감과 끊임없이 닥치는 불행한 사건으로 영도의 고통은 더욱 더 커진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집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로 가는 것이다. 이처럼 ‘집으로 가는 아주 먼 길’은 누구나 겪을 법한 사소한 이야기를 통해 큰 깨달음을 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뭐, 네가 두치라고? 웃기지 마! 넌 두치 아냐! 내가 두치의 베프라서 잘 아는데, 두치는 꽃이나 애완동물 따위에는 전혀 관심 없어. 지나치게 단순하고 무식한 데다가 성격마저 고약하지만, 계집애 같지는 않다고!”
“만일 두치가 자신의 원래 모습을 숨겼다면 어쩔 건데? 네가 아는 두치의 모습이 백 퍼센트 진짜 두치라고 장담할 수 있어? 네가 아는 두치의 모습이란 하루 24시간 중에서 고작 몇 시간 본 모습일 뿐이잖아?”
“그, 그야 그렇지만…….”
녀석의 반박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내가 우물거리는 동안 도플갱어 녀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내가 진짜 두치야. 네가 아는 두치야말로 허깨비, 그림자란 말이야. 왜 그런지 알아? 난 적어도 주위 눈치를 보면서 자신을 속이지는 않으니까. 너희는 모르겠지만 난 사실 아주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했어. 강아지나 다람쥐 같은 귀여운 동물도 좋아했어. 심지어 바느질을 하거나 색종이로 장식을 만드는 것도 좋아해! 계집애 같다고? 그럼 어때? 혹시 주위에서 놀릴까 봐 두려워 일부러 남자다운 척 허세 부리는 것보다는 낫지. 주위 사람들의 쑥덕거림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당당한 사람이 진정한 ‘나’이지 않을까?”
- '도플갱어를 잡아라' 중에서
“아빠, 아빠가 일은 안 하고 계속 망원경으로 지구만 관찰하고 있으면 오늘은 운석 스프조차 못 먹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아빠는 대답이 없었다. ‘망원경 놀음’에 온통 정신이 쏠려 있다. 아무래도 아빠가 순순히 집으로 돌아갈 것 같지 않다. 맥이 빠진 내가 홀로 집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는데, 갑자기 아빠가 소리쳤다.
“도도야, 도도야. 이것 좀 봐라! 대사건이다, 대사건이야!”
재빨리 아빠에게 달려갔다. 아빠가 내게 망원경을 건네줬다. 망원경 속에 우주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옷에 적힌 글씨를 보니 지구인들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배경이 낯이 익었다. 검은 하늘과 황량한 들판……. 바, 바로 우리 달이잖아! 나는 놀란 눈으로 아빠를 바라봤다. 아빠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아빠가 말한 중요한 사건이 바로 이거란다. 지구인들의 달 재방문 말이다.”
지구인들이 처음 우리 달에 도착했던 때가 지구 날짜로 1969년이고 올해가 바로 2020년이니까……. 지구인들은 대략 50년 만에 다시 달을 찾아온 셈이다.
“아빠, 지구인들이 무엇을 하려고 우리 달에 다시 온 걸까?”
“글쎄? 우리 한번 가까이 다가가 볼까? 망원경이 아닌 실제 두 눈으로 보고 싶구나.”
- '지구 관찰자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