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파란 불꽃을 지키기 위해 벌어지는 우리나라 도깨비와 일본 도깨비 오니의 한판 대결!매서운 바람이 불던 어느 밤, 한라산 도깨비들의 파란 불꽃을 빼앗으려고 일본 도깨비 오니가 쳐들어왔다.
방망이로 돌 만드는 재주밖에 없는 도깨비 바우부리, 남의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달걀 도깨비 다랑쉬,
누구한테나 씨름하자고 떼쓰는 외다리 도깨비 겅중이, 쪽진 머리에 고운 한복을 입고 다니는 도깨비 은각시,
삼천 년 된 비자나무 속에 살면서 어린 도깨비들을 지키는 할망!
어린 도깨비들과 할망은 파란 불꽃을 무사히 지킬 수 있을까?
한라산에 살고 있는 어린 도깨비들이 제몫을 하는 도깨비로 성장해 가는 과정!
창조 신화의 주인공 설문대 할망과 옛날이야기 속 도깨비의 흥미로운 만남!
《5학년 5반 아이들》과 《조나단은 악플러》에서 아이들의 내면을 깊이 관찰해 온 윤숙희 작가의 신작! 《도깨비, 파란 불꽃을 지켜라!》는 어린 도깨비 바우부리가 친구들과 함께 자기들의 파란 불꽃을 지켜내고, 도깨비다운 도깨비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동화이다.
‘도깨비’는 옛날이야기, 기와 무늬 등 우리 주변에서 접해 온 친숙한 대상이다. 동시에 사람들을 괴롭히는 무서운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널리 알려진〈혹부리 영감〉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는 착한 혹부리 영감을 괴롭히는, 사람에게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는 부정적 이미지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일제 강점기 교과서에 실린 〈고부도리지이상〉이라는, 우리 이야기로 둔갑한 일본 전래 민담이다. 이와 달리 우리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들은 때로는 어리숙하고 때로는 영리하게 크고 작은 활약을 펼치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갔다. 바로 이런 도깨비들의 참모습이 《도깨비, 파란 불꽃을 지켜라!》에서는 제주도 한라산을 배경으로 설문대 할망과 만나 재탄생했다.
도깨비 하면 흔히 뿔과 방망이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모습은 일본 도깨비 오니이다. 우리나라 도깨비는 뿔이 없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를 좋아해 주변의 다양한 물건으로 모습을 바꾸어 우리 곁에 있었다. 집에서 쓰는 헌 빗자루일 수도 있고, 오래된 가구일 수도 있고, 마을 어귀를 지키는 큰 나무일 수도 있다. 《도깨비, 파란 불꽃을 지켜라!》에서 작가는 바로 이런 우리 도깨비의 참모습을 잘 살렸다. 그저 돌 만드는 재주밖에 없는 도깨비 바우부리, 누구에게나 자신이 좋아하는 씨름을 하자고 달려드는 외다리 도깨비 겅중이, 머리를 곱게 쪽지고 도깨비 방망이를 비녀로 쓰는 은각시, 남의 일에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달걀 도깨비 다랑쉬! 이들은 도깨비 방망이 하나로 모든 일을 해결하기는커녕, 도깨비불인 ‘파란 불꽃’ 하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쩔쩔매는서툰 도깨비들이다. 하지만 자기들이 살고 있는 한라산을 사랑하고, 그들의 파란 불꽃을 지키기 위해 제몫을 다하는 도깨비가 되려고 최선을 다한다. 일본 도깨비 오니들이 쳐들어와 빼앗아가려 한 ‘파란 불꽃’은 도깨비와 한라산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지켜주는 존재이다. 그런 파란 불꽃을 지키다가 어린 도깨비들의 엄마 아빠가 세상을 떠났고, 남은 어린 도깨비들은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파란 불꽃을 무사히 지켜낸다. 그리고 이들 뒤에는 도깨비들이 제몫을 다할 수 있게 도운 설문대 할망이 있다. 이렇게 도깨비와 창조 설화의 주인공인 설문대 할망의 만남을 이끌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눈부시다.
어린 도깨비들이 ‘파란 불꽃’을 지키는 과정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과 닮아 있다. 어린 도깨비들을 보고 있자면 어리고 미숙해서 잘하는 것보다 서툰 것이 더 많은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툭 하면 늦잠을 자고, 숙제를 잊어버리기 일쑤이고, 여기저기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모습 그대로이다. 하지만 도깨비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도 《도깨비, 파란 불꽃을 지켜라!》를 읽으면서 자기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전에는 없었던, 도깨비의 참모습을 잘 살린 그림아직도 우리나라 어린이책에는 ‘도깨비’ 하면 뿔 달린 도깨비가 등장한다. 뿔 달린 도깨비는 일본 도깨비인 ‘오니’임이 밝혀진 지 오래이나 이는 여전하다. 하지만 이 책에 그림을 그린 화가 김고은은 여러 문헌과 민화 등을 연구해 가며 우리 도깨비의 참모습을 성공적으로 표현했다. 달걀을 연상시키는 달걀 도깨비와, 장승을 연상시키는 다리가 하나뿐인 외다리 도깨비, 고운 외모를 자랑하는 은각시, 어디에나 있을 법한 소년 같은 바우부리까지 김고은이 그린 도깨비들은 모두 발랄하며 사랑스럽다. 이 책을 계기로 아이들은 도깨비는 더는 무서운 대상이 아닌 우리와 똑같은 친근한 대상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숙제도 깜박 잊어버렸어. 할망은 오늘도 도깨비 방망이를 천 번 두드려 오라는 숙제를 내줬어. 그래야 방망이가 단단해진다고.
“쳇 방망이만 두드리면 뭐해? 그런다고 도술을 잘하는 것도 아니면서…….”
바우부리는 방망이를 둘러매고 투덜거리며 산을 내려갔어.
산 중턱에 이르자 삼천 년 된 비자나무가 보였어. 바우부리는 발을 멈췄어. 다른 도깨비들은 비자나무 아래 앉아서 할망이랑 벌써 공부하는 중이었어. 달걀 도깨비 다랑쉬, 외다리 도깨비 겅중이, 각시 도깨비 은각시까지 모두 와 있었어. 친구들이 한 번씩 방망이를 두드릴 때마다 번쩍이는 금덩이가 쌓여갔어.
“바우부리야, 네가 해. 저놈들이 기어 나오기 전에 얼른 주문을 외워.”
“그래 바우부리야, 네가 해.”
다랑쉬마저 재촉하자 바우부리가 더듬거리며 말했어.
“난, 난…… 못해. 주문을 모른단 말이야.”
“넌 이미 알고 있다. 정신을 집중해 봐라.”
할망의 말에 용기를 얻은 바우부리가 그동안 엄마에게 들었던 자장가를 떠올렸어. 바우부리는 방망이를 쥔 채 그중 한 구절을 골라 목청껏 외웠어.
“웡이자랑 웡이자랑 둥그레 당실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