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가야 2천 년의 고도 김해를 무대로, 깊이 있는 학술 연구 성과를 시민의 언어로 풀어낸 교양 학술서다. 한국사를 전공한 저자가 김해시사 편찬에 참여하며 축적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학술 논문과 시사 원고, 기획 전시를 위해 집필한 일곱 편의 글을 한 권에 담았다.
가야 설화부터 조선 시대 읍지와 군현지도, 임진왜란 사충신의 기록, 고문서와 근현대 문서, 한국전쟁 전후 보도연맹 희생자들의 토지대장까지 다양한 사료를 입체적으로 교차하며 김해에 스며든 기록과 기억의 구조를 살펴본다. 단순한 연대기 대신 역사 속에 남겨진 흔적과 사람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저자가 길어 올린 핵심 키워드는 ‘겹’과 ‘곁’이다. 지층처럼 쌓인 역사의 층위를 바라보는 시선과, 위인의 역사 뒤편에서 삶을 이어 온 평범한 사람들의 기록에 주목하는 태도를 통해 지역사와 기록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기록은 모든 사람의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기록되지 못한 이야기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가야 2천 년의 고도(古都) 김해를 무대로, 깊이 있는 학술적 연구 성과를 시민의 언어로 친근하게 풀어낸 교양 학술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하고 20여 년간 타지에서 연구자의 길을 걷다 고향으로 돌아온 저자는, 지난 8년간 김해시사(市史) 편찬의 한복판에서 도시의 역사를 공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이 책은 2013년 생림면 연구를 시작으로 저자가 학술 논문, 시사 원고, 기획 전시를 위해 집필해 온 일곱 편의 학술적 결과물들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학문적 엄격함과 사실(Fact)에 기반한 맥락을 뼈대로 삼되, 연구실과 현장에서 쌓아 올린 글들을 독자들과 조금 더 가까이 나누고자 일상의 언어로 친밀하게 다듬었다.
책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나열하는 연대기적 방식을 과감히 탈피한다. 아득한 가야의 설화부터 조선 시대의 읍지와 군현지도, 임진왜란 사충신의 기억과 기록, 고문서와 근현대 문서, 그리고 장롱 속 빛바랜 일기와 한국전쟁 전후 보도연맹 희생자들의 구체적인 토지대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료를 입체적으로 교차한다. 이를 통해 김해라는 공간에 스며든 ‘기록과 기억의 구조’를 학술적으로 명징하게 규명해 낸다.
저자가 오랜 고민 끝에 길어 올린 핵심 키워드는 ‘겹’과 ‘곁’이다.
지층처럼 겹겹이 쌓여 우리 발밑에 흐르는 역사의 층위를 단일한 줄기로 보지 않으려는 시선이 ‘겹’이라면, 거대한 위인의 역사 뒤편에서 묵묵히 삶을 이어온 평범한 사람들의 기록에 숨결을 불어넣으려는 연구자로서의 다짐이 바로 ‘곁’이다.
○ 거대한 역사 뒤에 숨겨진 여백, 그 안에서 숨 쉬는 지역의 2천 년 시간을 걷다
모든 것이 디지털 화면 위에서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시대, 20여 년간 타지에서 한국사 연구자의 길을 걷다 고향으로 돌아와 시사(市史) 편찬에 몸담았던 한 역사학자가 고향 김해에 바치는 첫 저서, 『기억의 겹 기록의 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시간순으로 과거의 사건을 나열하는 통사(通史)를 넘어선다.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가 밟히는 도시 김해에서, 저자는 설화와 고지도 같은 거시적 사료부터 빛바랜 일기장과 낡은 토지대장 같은 미시적 사료까지 전방위로 파고든다. 김해라는 공간에 축적된 ‘기록’과 ‘기억’의 장면들을 입체적으로 교차하며 도시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사 서술이다.
저자는 이 책을 관통하는 두 단어로 ‘겹’과 ‘곁’을 제시한다.
‘겹’은 역사를 단일한 선으로만 보지 않고, 수많은 사람의 삶과 마음이 지층처럼 겹겹이 쌓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깊은 이해를 뜻한다.
‘곁’은 역사를 먼 위인의 이야기로만 남겨두지 않고, 우리 곁에서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의 숨결과 소박한 문서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겠다는 다짐이다.
○ 7개의 부로 복원해 낸 사실과 전승의 경계, 그리고 민초들의 존엄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김해의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기록의 방식’이라는 독특한 렌즈로 추적한다.
▷ 1부·2부 [설화와 전승의 여백] : 김해 불교의 전래 설화와 허왕후 도래 전승을 재조명한다. 조선 시대 읍지 편찬자들이 확증할 수 없는 이야기를 성급히 재단하지 않고 ‘판단 유보의 여백’으로 남겨두었던 겸허한 태도를 통해, 역사의 공백이 어떻게 지역 사회의 상상력과 기억을 풍요롭게 만들었는지 살핀다.
▷ 3부 [기억하려는 의지] : 임진왜란 당시 김해성 전투에서 패배했으나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호명되며 마침내 도시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은 ‘사충신(四忠臣)’의 역사를 다룬다. 역사는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기억하려는 의지’에서 태어난다는 진실을 전한다.
▷ 4부·5부 [공간의 설계도] : 김해의 가장 오래된 읍지인 『분성여지승람신증초』를 비롯한 500년 읍지의 역사와 고지도, 근대 지도들을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지리 정보가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고을을 운영하려 했던 치열한 설계도였음을 밝혀낸다.
▷ 6부·7부 [이름 없는 이들의 곁] : 이 책이 궁극적으로 닿고자 했던 곳, 바로 ‘기록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름’을 향한다. 특히 7부에서는 1950년 한국전쟁 전후 보도연맹 사건으로 희생된 민간인 가족들의 비극을 ‘토지 소유권 문서’라는 구체적인 자료로 추적한다. 국가 폭력과 연좌제의 서슬 퍼런 감시 속에서, 남겨진 이들에게 한 뙈기의 땅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무너진 삶을 일으켜 세우고 존엄을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버팀목이었음을 감동적으로 증언한다.
○ “역사는 완결된 문장이 아니라, 여전히 쓰이고 있는 문장이다”
저자는 자료를 모으고 글을 쓰는 동안 수많은 민간 기록물이 ‘정리’라는 이름으로 버려지고 사라지는 현실에 가슴 아파한다. 그러나 후회에 머물기보다 오늘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일이 미래의 소중한 사료가 될 것임을 강조한다. 일기 한 줄, 회의록 한 장, 골목길 사진 한 컷이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유는, 먼 훗날 후손들이 “우리는 누구이며, 어떤 시간을 지나 여기까지 왔는가”를 물을 때 건네줄 가장 진실한 대답이 되기 때문이다.
암울한 시대의 끝자락에서도 끝내 흙을 놓지 않았던 사촌리의 들녘과,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모든 평범한 이들에게 바치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무심코 걷는 익숙한 거리와 골목 뒤에 얼마나 두터운 시간의 층위와 숨결이 겹쳐져 있는지를.
이 책을 덮는 순간, 우리가 발을 딛고 선 오늘의 공간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우리 삶의 엄숙한 일부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과 공동체의 역사, 그리고 일상의 기록이 가진 위대한 힘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추천 대상
▷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실증적 사료 분석과 깊이 있는 인문학적 사유를 원하는 독자
▷ 고문서, 읍지, 지도, 토지대장 등 다양한 역사적 텍스트를 읽어내는 방법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
▷ 거대사 뒤에 숨겨진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사와 생활사에 매료되는 독자
▷ 기록의 가치와 역사학자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인문 에세이를 읽고 싶은 독자
▷ 김해라는 도시의 역사, 지리, 문헌을 제대로 파헤친 고품격 로컬 학술 교양서를 찾는 독자
작가 소개
지은이 : 하유식
지역사연구자. 1968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여 년간 대학 강단에서 한국사를 가르쳤고, 2017년부터 김해시사편찬 연구원으로서 고향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읍지, 기문, 비문, 일기 등 다양한 옛 기록을 바탕으로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하는 데 힘쓰고 있다.역사는 과거에 멈춘 문장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는 과정이라 믿는다. 묵묵히 삶을 일궈온 사람들의 일상에서 역사를 발견하고, 도시와 인간의 유대를 탐구하며, 기록과 기억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업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목차
| 책을 펴내며 | 김해, 겹겹이 쌓인 시간 곁에 서서
| 들어가며 | 기록되지 않은 이름을 위하여
1부 - 불교, 설화를 넘어 기록의 실체로
1. 기원의 재구성: 기록이 빚은 첫 장
2. 고요한 전승: 김해 불교의 초기 기록
3. 기록과 기억 사이: 왕후사와 사찰 명칭 변화
4. 파사석탑, 바닷길을 열고 새긴 신비의 돌
5. 장유화상의 탄생: 비석에 새겨진 전승과 서사의 집대성
6. 기록은 말하고 기억은 덧붙였다: 사실과 전승의 경계
2부 - 허왕후 도래 재조명: 기록과 기억이 겹쳐 만든 궤적
1. 허왕후, 역사와 상징 사이의 얼굴
2. 허왕후 이야기: 신화의 문을 열고 역사의 길로
3. 확정되지 않은 이름, 허왕후 출신지의 의미
4. 도래지 찾기: 신화의 현장에서 지도의 기록까지
5. 도래 기록의 본질: 신중한 기억이 빚어낸 인식
3부 - 사충신: 전투의 기록을 넘어 기억의 역사로
1. 김해성 전투, 내륙을 지켜낸 첫 번째 선택
2. 네 명의 충신: 각자의 자리에서 피어난 하나의 의지
3. 송빈과 충렬사, 110년의 그리움이 세운 사당
4. 삼충사의 탄생: 시련을 딛고 다시 불러낸 이름들
5. 사충단의 완성: 마침내 하나가 된 네 명의 의로운 이름
6. 오늘의 사충신, 시대를 건너는 기억
4부 - 500년을 엮다: 읍지가 만든 김해의 시간
1. 기록의 도시: 500년 읍지의 역사를 걷다
2. 가장 오래된 기억의 뿌리, 분성여지승람신증초
3. 기록의 진화: 김해의 어제와 오늘을 잇는 통로
4. 300년 전의 소환, 기록으로 복원한 김해 풍경
5. 도시의 살아 있는 설계도: 읍지가 남긴 마지막 질문
5부 - 길과 공간·시간이 겹친 지도
1. 세상을 담은 땅의 기록
2. 김해, 붓과 색으로 읽다
3. 고지도가 기록한 땅과 이름, 삶
4. 김해의 심장부를 보여주는 두 지도
5. 근대 김해를 담다
6. 지도에 담긴 김해의 시간
6부 - 삶을 남기다: 김해의 기록과 기억
1. 장롱 속 잠자던 시간, 김해의 어제를 깨우다
2. 붓끝으로 새긴 질서: 선비의 일상으로 본 조선의 김해
3. 억눌린 시대의 숨 쉬는 일상, 근대의 파도를 통과한 사람들
4. 시민이 기록한 오늘, 함께 쓴 공동체의 연대기
5. 사라진 기억을 위한 변명: 내일을 향한 기록의 선언
7부 - 땅은 기억한다:
연좌제의 감시를 견디며 지켜낸 한 뙈기의 삶
1. 무척산 자락 사촌리, 가뭄과 압류의 세월을 견디다
2. 땅을 준다기에: 죽음의 올가미
3. 혁명 같은 축제의 끝, 비극의 무덤조차 되지 못한 땅
4. 연좌제의 그늘: 비국민으로 살아낸 인고의 세월
5. 홀로 남은 여성들, 통곡을 연대로 바꾸어낸 생애
6. 기록되지 못한 통곡: 땅의 문서로 되살아난 엄중한 증언
| 나오며 | 기록으로 이어지는 이 땅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