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비를 좋아하던 소녀가 있었다. 어떤 이름은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잊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문득 내리는 비와 함께 다시 찾아온다.
친구의 친구로 처음 만난 그녀는 어느새 세상의 중심이 되었고, 화자는 그녀를 통해 사랑을 배우고 상처를 배우며 청춘을 지나간다. 공기마저 옅은 파랑으로 흔들리던 시절, 두 사람은 가장 찬란한 계절을 함께 보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헤아리지 못한 감정들은 조금씩 엇갈렸고, 같은 곳을 바라보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서로 다른 계절을 살아가게 된다.
10년 후, 우연처럼 찾아온 재회는 멈춰 있던 기억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이름, 끝났다고 믿었던 감정, 그리고 비가 내릴 때마다 떠오르던 시간들.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첫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을 천천히 되짚어 간다.
《비와 당신》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뜨겁게 사랑했던 순간과 가장 깊이 아파했던 순간, 끝내 전하지 못한 말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마음들을 담고 있다. 비가 오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이야기는 어쩌면 당신의 기억 속 어느 계절과도 닮아 있을지 모른다.
출판사 리뷰
비가 오면, 마음속에 오래 접어두었던 이름 하나가 조용히 펼쳐진다.
《비와 당신》은 누구나 한 번쯤 마음 깊은 곳에 살아있는 첫사랑의 기억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학창 시절부터 이어진 순수한 설렘, 서툴렀기에 더 애틋했던 고백, 그리고 끝내 붙잡지 못한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 작품은 사랑이 끝난 뒤에도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는 감정의 순수함을 비내리는 풍경 속으로 초대한다.
첫 사랑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이유는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서툴고, 애틋하고 순수했던 시절의 자신이 그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름 석 자만 들어도 괜히 웃음이 나던 시간. 순수했던 흰도화지 같은 첫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비와 당신》이 보여주는 사랑은 단순한 미련이나 후회의 감정에 머물지 않는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지난 시절의 사랑을 원망하거나 붙잡기보다, 서로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마음에 도달한다. 사랑했기에 놓아줄 수 있었고, 다시 만났기에 더 아름답게 작별할 수 있었던 시간의 이야기다.
마림 작가는 비가 내리는 풍경을 통해 청춘의 설렘과 이별의 아픔,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젖은 운동장, 우산 아래의 짧은 동행, 말하지 못한 진심과 오래도록 남은 이름 하나는 독자에게 저마다의 젊은 날을 떠올리게 한다. 누구에게나 영화 같은 이야기는 마음속에 한 편쯤 살아 있다. 《비와 당신》은 바로 그 기억의 문을 조용히 두드리는 소설이다.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때로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행복을 바라며 미소로 작별하는 일임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비 오는 날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아직도 마음속 어딘가에 젖어 있는 기억이 있다면, 《비와 당신》은 그 시절의 당신에게 조용히 우산을 건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비가 오면, 기어코 그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름에 '비'가 들어가서일까. 내 마음은 자꾸, 그녀 쪽으로 쏟아졌다. 그녀는 나의 첫사랑이었다. 공기마저 옅은 파랑으로 흔들리던 시절, 그녀의 반짝임이 나를 비추었고 동시에 청춘의 쓰라림을 가르쳤다. 반짝임에 취해 그녀에게 눈이 멀었고, 소나기의 여름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내렸다. 청춘은 지나고 보면 늘 찬란했지만, 낙엽은 기필코 떨어졌다. 눈 먼 사랑은 다시는 불행이 없을 것처럼 오만했고, 사랑의 태엽은 늘 반대로 감겼다. 헤아리지 못한 것들이 눈덩이처럼 쌓여 굴러왔을 때, 우리의 시간은 늘 파랑의 반대 편에 있었다.
10년의 파랑이, 10초처럼 스쳤다. 새하얀 피부와 늘씬한 키, 부드러운 눈웃음과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그녀는 하늘색 셔츠의 소매를 살짝 걷어 지적으로 보였고, 어릴 때부터 애정하던 쪼리를 여전히 신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나를 슬프게 한 것은 그녀가 들고 온 우산이었다. 그날도 역시 비가 내렸다.
우리는 서로의 눈 속에서 출구를 잃어버렸다. 숨이 닿기 직전의 공기가 오래 기억될 향처럼 흔들렸다. 나는 천천히 그녀를 감싸 안았고, 그녀도 내게 기대왔다. 쿵쾅대는 심장 소리와 거칠어진 숨이 서로에게 번졌다. 우리는 서로의 갈증을 서로로 마셨다. 습기찬 젊음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림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해 시,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작가이다. 그의 글에는 삶의 행복과 상실,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흔적들이 담겨 있다.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형식의 글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깊이있게 탐구하며 독자들과 진심 어린 공감과 소통을 나누고자 오늘도 문장을 적는 사람이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 말괄량이 소녀
제2장 친구의 친구
제3장 세 가지 약속
제4장 찬란한 파랑
제5장 그대만이
제6장 마른 틈
제7장 타임캡슬
제8장 그때까지만
제9장 하필의 역사
제10장 3이7에게
제11장 파랑의 잔상
제12장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제13장 비와당신
에필로그
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