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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아아비
데니브 | 부모님 | 2026.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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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죽음으로 향하는 무채색의 길 위에서, 소년은 눈부신 색채를 지닌 사람들을 만난다. 타인의 삶을 관조하던 차가운 시선이 점차 온기로 물들어가는 과정. 그 풍경 속에서 잊고 있었던 행복을 발견한다.

자의적 안락사가 허용된 사회,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소년은 스스로 죽음을 예약한다. 죽음까지 남은 삶을 졸업이라는 이유로 버텨내기 위해 들어간 마지막 수업. 그곳에서 소년은 예기치 못한 특별한 만남을 갖는다.

  출판사 리뷰

죽음으로 향하는 무채색의 길 위에서, 소년은 눈부신 색채를 지닌 사람들을 만난다. 타인의 삶을 관조하던 차가운 시선이 점차 온기로 물들어가는 과정. 그 풍경 속에서 잊고 있었던 행복을 발견한다.

자의적 안락사가 허용된 사회,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소년은 스스로 죽음을 예약한다. 죽음까지 남은 삶을 졸업이라는 이유로 버텨내기 위해 들어간 마지막 수업. 그곳에서 소년은 예기치 못한 특별한 만남을 갖는다.
낯선 조원들과 함께하게 된 연극과제. 어색했던 첫 만남은 점차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치유의 시간으로 변모한다. 슬픔을 이겨내려 더 밝게 웃는 연주, 거칠어 보이지만 속 깊은 두식,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도 묵묵히 나아가는 민영, 그리고 주어진 삶을 뜨겁게 살아가는 주완.
그들이 내뿜는 치열한 생의 에너지는 죽음을 기다리던 소년의 무채색 세상에 조금씩, 하지만 선명하게 스며들기 시작한다.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 가장 뜨거운 인연이 찾아왔다.

소설 <나아아아비>는 삶의 끝자락에 선 소년과, 그를 둘러싼 인연들이 써 내려가는 삶과 죽음에 대한 기록이다. "인간은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질문 앞에, 작가는 거창한 철학 대신 등장인물들의 삶을 보여준다. 죽음과 멀지 않은 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먹먹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죽음을 앞두고도 본능적으로 삶을 갈구하는 소년의 모순적인 행보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끝내 답을 찾지 못해 죽음을 약속했던 소년은, 삶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자신과 닮은 인연들을 만나 비로소 그 실마리를 찾아낸다.

소년의 죽음은 과연 누구의 선택이었을까?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씁쓸한 화두와 함께 가슴 한편이 뜨거워지는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어둡지만 경쾌한 도시. 번화가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있는 아파트에 한 소년이 산다. 여기저기에 하얀 액자가 걸려있고 백색의 가구들이 정갈하게 놓여있다. 어두운 거실의 소파에는 깔끔한 집 안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여러 계절의 옷과 사람 한 명이 널브러져 있다. 거실의 어둠을 쫓아내려는 듯 밝게 빛나는 티비를, 소년은 기쁨도 슬픔도 없는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다.
한참 동안 미동 없이 티비만 바라보던 소년은 때가 됐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백색의 찬장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라면 하나를 집어 들어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팔팔 끓고 있는 냄비에 전부 때려 넣었다. 소년은 다른 사람이 요리해주는 것을 관망하듯이 뭉친 스프가루가 떠다니는 냄비를 쳐다보고 서 있었다. 피어오르는 물거품이 라면을 알맞게 익힐 때쯤 소파 앞 식탁으로 가져갔다. 냄비를 든 채 이리저리 둘러보던 소년은 식탁에 널브러진 안락사 동의서를 한 손으로 대충 접어 냄비 아래를 받쳤다. 일용할 양식에 대한 고마움과 허기를 달래는 기쁨을 품은 소년은 등을 잔뜩 구부린 채로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라면을 입안 가득 집어넣고 씹는 소년의 눈동자는 티비에서 나오는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소년은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 저녁 소년은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다. 고요함 속에서도 편안함이 느껴졌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개운함이었다. 소년은 이 기분이 사라지기 전에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원하던 죽음을 발견한 것 같았다.

민영이가 대답을 고민하고 있을 때 뒤늦게 옷을 갈아입고 온 두식이가 얼음을 가득 채운 통에 맥주를 담아 왔다. 술이라고는 호기심에 한 모금 마셔본 것이 전부인 소년에게 맥주는 맛없고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살짝 얼음이 맺혀있는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켜는 민영이와 두식이의 모습은 정말 즐거워 보였다. 둘의 모습을 보고 두식이가 건넨 맥주를 보니 영롱한 금빛이 군침을 돌게 했다. 뒤늦은 갈증까지 더해져서인지 달콤한 음료수를 보는 것 같았다. 소년이 평생에 다시는 마셔 볼일 없을 것 같았던 맥주를 시원하게 들이켜자 처음 느껴보는 고양감이 온몸에 퍼졌다. 과거에 호기심으로 맥주 한 캔을 사서 마셨을 때는 쓴 한약 같아서 한 모금 마시고 버렸을 정도로 소년과는 동떨어진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달콤한 탄산음료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안

  목차

차례
머리말 5
이천의 9
설연주 19
나민영 42
최두식 69
나민영&설연주 112
애니멀즈 141
설연주 Ⅱ 155
나민영&나지현 187
이천의 Ⅱ 231
애니멀즈 Ⅱ 246
김주완 253
이천의&나민영 264
애니멀즈 Ⅲ 294
이천의&나민영 Ⅱ 323
이천의 Ⅲ 349
죽음 이야기 373
에필로그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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