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형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詩, 마당에서 피어오르다》가 출간되었다. 2014년 환갑을 자축하며 펴낸 첫 시집 《바람에 춤추다》, 칠순 자축 시집 《바다는 이야기꾼》, 그리고 《꽃마당 詩마당》을 잇는 이번 시집은 시인이 거주하는 제주의 선흘 마당과 조천 앞바다에서 자라고 피어난 생생한 자연의 숨결을 담고 있다.
시인은 자신이 시를 지어낸 것이 아니라, 사철 동안 마당에 사는 요정들이 춤추고 노래한 것을 그저 받아 적었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바람에 누웠다가도 다시 하늘로 머리를 올리는 금계국에서 반항이 아닌 ‘적응’을 배우고, 스스로를 숲의 소유자가 아닌 ‘숲의 일부’로 인정하는 시인의 시선은 지극히 낮고 겸손하다.
총 4부(다랑쉬오름, 따라비오름, 노꼬메오름, 백약이오름)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제주 오름의 이름만큼이나 깊고 푸른 사색을 선사한다. 사시사철 피고 지는 꽃들과 바람의 속삭임은 물론,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 속 ‘을화’에 대한 집요한 재해석, 제주 왕벚나무의 자생지를 최초로 밝힌 ‘에밀 타케(엄택기)’ 신부를 향한 백 년의 헌사까지 아우르며 독자들을 깊은 사유와 위로의 세계로 안내한다.
출판사 리뷰
자연의 순리에 온전히 자신을 비워내고,
시를 앞세워 걸어가는 어느 노시인의 정직한 고백
조천(朝天)에 살며 자연의 순리를 옮겨 적은 시인 김형태의 네 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끊임없이 채워 넣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현대 사회에서, 김형태 시인의 시집 《詩, 마당에서 피어오르다》는 신선한 정신적 해독제와 같다.
시인은 제주의 자연 속에서 돌담을 낮게 쌓고 내 것이라 우기던 인간의 부질없는 소유욕을 반성하며, “숲이 내 것이 아니라 내가 숲의 것”이라는 깊은 깨달음을 담담하게 고백한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마당의 꽃들은 시심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지나가는 바람과 밤하늘의 달빛은 인생의 모순을 해결해 주는 영혼의 울림이 된다.
이 시집의 매력은 단순한 자연 친화적 서정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시인은 문학적 화두와 역사의 인물들을 끊임없이 제주의 자연 위로 소환한다. 소설가 김동리가 《무녀도》에서 던진 샤머니즘의 화두인 ‘을화’를 반 고흐의 고뇌, 성 프란체스코의 애니미즘과 연결하며 집요하게 재해석을 시도한다.
또한 백 년 전 파란 눈의 프랑스 사나이로 제주에 찾아와 왕벚나무 자생지를 밝히고 온주밀감을 들여왔으나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에밀 타케(엄택기)’ 신부의 고독을 달래며 시대를 뛰어넘는 깊은 연대의식을 보여 준다.
그의 시에는 어머니를 향한 눈물겨운 그리움이 기저에 흐르고 있다. 가끔 어머니가 오실 때 건너오시라고 마당 한 귀퉁이에 ‘선흘교’와 ‘선흘문’을 세워 두고, 당신의 치마저고리를 닮은 부용화와 능소화를 심어 둔 시인의 마음은 읽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많이 읽는다는 것은 더 많이 비워 내기 위함”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삶의 옹이와 생채기를 억지로 감추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켜서 튼튼한 영혼의 집을 지어 올린 결과물이다.
억지와 모순이 가득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지극히 건강한 자연의 질서와 평온함을 회복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시집을 권한다. 마당의 흙냄새와 바닷물이 뚝뚝 떨어지는 정직한 시편들이 메마른 우리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 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형태
1954년 경주 출생경주 중 · 고등학교 졸업영남대학교 공업화학과 졸업2014년 환갑 자축 첫 시집 『바람에 춤추다』2018년 월간 『문학세계』 등단2023년 칠순 자축 2집 시집 『바다는 이야기꾼』2025년 3집 시집 『꽃마당 詩마당』현 귤 농장 ‘시인과 농부’ 머슴
목차
시집을 내면서
1부 다랑쉬 오름
선흘문과 선흘교
선흘역
지금 선흘 마당은
파티장
이유
그 누군가
춤추는 마당
알고 보니
또 알고 보니
풍경 소리
지나던 바람이
하늘이여 비를 내리고 싶으면 내려라
바람 몹시 부는 날
애타고 궁금한 것
쓰러진 꽃대
붉은 심술
달맞이꽃
순리와 역리
선흘 마당의 요정
안녕! 요정들아!
2부 따라비 오름
십자가와 우상
십자가와 불상
신화
질서
소중한 것들
쌀 한 톨, 대추 한 알
모순
인간적 우주
喜怒哀樂(희노애락)
生老病死(생노병사)
예배
봄비
“乙火”와 “반 고흐”
“반 고흐”의 고뇌
새로운 굿판
누구 어디 없소?
아무런 문제 없을 것이다
네오샤마니즘
“乙火”와 “성 프란체스코”
재해석
3부 노꼬메 오름
늑대처럼 홀로
역설
꽃잎과 백사장
이유 있는 눈물
섞임
詩란
무아적 존재
아무것도 없습니다
침묵
아침 기도
옹이
뒤집기
잃어버리는 것, 비워 내는 것
진심의 무덤
지금
누구 잘못인가?
4부 백약이 오름
오월의 佳人(가인)
동쪽에서 서쪽으로
동쪽 이야기
일상
고래와 왕벚나무
시를 따라갑니다
겹침
아무 데나
먼 훗날
이야기들
꿈에 걸어 두었습니다
원래의 모습
西川과 北川
보라 저 달빛
들어 보지 못한 말, 본 적이 없는 것
詩心
행복
어제 조천 앞바다에서 건진 것
오늘 조천 앞바다에서 건진 것
어찌하랴?
충분합니다
이제 일어나라
노란 십일월
“에밀 타케”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