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용기야, 솟아라. 얍!
겁낼 필요 없어. 난 슈퍼 깜장봉지니까!과다 호흡 증후군에 걸린 아로는 항상 검정 봉지를 가지고 다녀.
갑자기 과다 호흡이 시작되면 봉지를 입에 대고 있어야 하거든.
그래서 아로의 별명은 깜장봉지야.
깜장봉지 아로는 자신의 병을 조금도 겁내지 않아.
아플 때마다 엄마가 이렇게 말씀하셨거든.
“넌 커서 멋진 사람이 되려고 이렇게 힘들게 크는 거야.
슈퍼맨도 어릴 때는 그랬어.”
약하고 왜소하지만, 용기백배 석아로의 유쾌 발랄 자신감 찾기! 《슈퍼 깜장봉지》는 과다 호흡 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린 석아로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슈퍼 영웅’이 되었다고 믿고 점차 병을 극복해 낸다는 이야기이다. 연약했던 ‘깜장봉지’가 ‘슈퍼 깜장봉지’가 되었다가 내면이 성장한 ‘깜장봉지’로 변모하는 내용은 여느 동화와 다르지 않은 구성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슈퍼 깜장봉지’가 되는 과정이 판타지가 아닌 현실에 닿아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아로가 갖게 된 신비한 능력은 모두 착각에서 비롯된다.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인 셈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평범한 사건이 판타지가 되는 상황이 아주 실감나게 그려진다.
아로는 눈을 몇 번 끔벅거리다가 와짝 떴어. 일단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최대한 부리부리하게 떴지. 그러자 악당은 눈이 휘둥그레졌어.
“너 뭐야? 눈이 시…… 시뻘건 게 괴물 같잖아!”
악당이 뒷걸음질을 쳤어. 그 순간 아로는 자기 눈에서 뭔가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어. [중략]
“아폴로 눈병입니다. 전염성이 강해 친구들에게 옮길 수 있으니, 나을 때까지 학교에 보내서는 안 됩니다.”
의사 선생님은 초능력 광선도 모르나 봐. 겉으로 보기에 눈이 새빨갛고 눈곱이 덕지덕지 끼어서 눈병으로 오해한 모양이야.
-본문 중에서
이렇듯 자신을 ‘슈퍼 영웅’으로 착각하는 엉뚱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고 발랄하고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 아빠를 잃은 아로의 상처, 친구들과의 관계, 친구들 각자의 사연 등이 함께 버무려져 가슴 따뜻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슈퍼맨도 어릴 때는 그랬어.”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상처를 다독이며 용기를 주는 한마디!이 작품은 주인공 아로가 자신의 병이자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이 일종의 영웅담처럼 재미있게 그려진다. 아로가 병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이 ‘슈퍼 영웅’이 되었다는 착각에서 비롯되었지만, 그 기저에는 언제나 아들을 믿고 응원해 주는 엄마의 힘이 크다.
아로의 병은 아빠가 돌아가시고, 아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것이다. 아로의 엄마는 아로에게 현실에 순응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아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용기를 주는 방식으로 아들을 위로한다. 아플 때마다 아로에게 홍길동과 슈퍼맨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엄마의 이야기는 언제나 이렇게 끝이 난다.
“너도 나중에 멋진 사람이 되려고 이렇게 힘들게 크는 거야.”
아로는 엄마의 말을 굳게 믿고, 그게 드디어 현실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결국 아로는 슈퍼 깜장봉지가 되어 위험에 처한 친구들을 돕고, 이유 없이 친구들을 괴롭히는 주먹짱 기태와 맞짱을 뜨면서 자신의 병인 ‘과다 호흡 증후군’도 점차 극복해 간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긍정의 힘으로 이겨 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어른들에게 아이가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가질 수 있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다독여 줄 수 있는 방법도 넌지시 알려 준다.
“겉모습이 전부는 아니야.”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이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고민과 사연을 안고 산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아로의 시선을 통해 보여 준다.
아로가 깜장봉지였던 시절, 그러니까 친구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시절에 주먹짱 기태는 그냥 친구를 괴롭히는 ‘나쁜 아이’였고, 툭하면 배가 아프다며 보건실에 가는 지상이는 ‘엄살쟁이’였고, 칭찬 스티커를 엄청나게 모은 달만이는 ‘모범생’이었고, 똑소리 나는 반장은 ‘깍쟁이’였다.
하지만 아로가 슈퍼 깜장봉지가 되고 난 뒤 알게 된 친구들의 모습은 많이 달랐다. 기태는 같이 놀 친구가 필요한 ‘외로운 아이’였고, 지상이는 엄마가 없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굳센 아이’였으며, 달만이는 공부에 대한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리는 ‘소심한 아이’였다. 또한 다은이는 학교에서는 못 하는 게 없는 엄친딸이지만, 진짜 하고 싶은 일에서는 아직 인정받지 못한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로는 친구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힘이 센 기태도, 꿋꿋한 지상이도, 똑똑하고 모르는 게 없는 달만이도, 운동과 공부 게다가 하고 싶은 꿈까지 뚜렷한 다은이도 모두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결국 이 책은 모든 아이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강점’이 있고 그런 점에서 모든 아이들이 영웅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세상엔 분명 작은 영웅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 영웅들이 날지 못하는 건 굳이 날지 않아도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슈퍼 깜장봉지》는 작은 영웅들에게 건네는 귀엣말이에요.
“넌 이미 영웅이란 걸 잊지 마.” - 작가의 말 중에서




이리하여 아로와 검정 봉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어. 아로에게 깜장봉지라는 별명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이야. 3학년이 되고 반이 바뀌었지만, 깜장봉지란 별명은 껌딱지처럼 아로를 따라다녔지.
아로는 갑자기 과다 호흡이 시작될까 봐 맘껏 뛰지도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도 못 질러. 큰 소리로 노래도 못 부르지. 하지만 아로는 자기 병을 겁내지 않았어. 아로가 아플 때마다 엄마가 홍길동과 슈퍼맨 이야기를 들려주었거든. 엄마의 이야기는 언제나 이렇게 끝났어.
“너도 나중에 위대하고 멋진 사람이 되려고 이렇게 힘들게 크는 거야.”
엄마 말을 들으면 힘이 솟았어. 지금은 다른 친구들처럼 뛰지도 못하고 검정 봉지 없이는 아무 데도 못 가지만, 언젠가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쏘다니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테니까 말이야.
기태가 심술이 디룩디룩한 얼굴로 아로를 노려보았어. 그러더니 잽싸게 흙을 한 줌 주워서는 아로에게 확 뿌렸어. 아로가 눈을 비비며 캑캑거렸어. 눈에도 콧구멍에도 입에도 온통 흙이었어.
어느새 기태는 저만치 물러서서 킬킬 웃고 있었어.
“야! 중간똥!”
진짜 결투가 시작된 거야.
아로는 흙먼지가 들어간 눈을 끔뻑이며 신발주머니를 붕붕 돌렸어.
‘초능력아, 솟아라!’
마음속으로 외치며 신발주머니를 던졌어. 신발주머니는 기태 얼굴에 퍽! 하고 떨어졌어. 그건 초능력이 분명했어. 팔매질이라곤 해 본 적도 없는 아로가 그렇게 정확하게 기태 얼굴에 명중시키다니!
“깜장봉지 너, 죽었어! 어유, 어유, 재수 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