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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여우
푸른책들 | 3-4학년 |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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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우리나라에도 예부터 꾸준히 회자되어 온 괴생물체들이 몇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구미호'이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변신하는 이 특별한 존재는 서양의 늑대인간과 대비되는 동양 특유의 캐릭터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강숙인 작가의 동화 『천년 여우』는 바로 이 구미호와 인간과의 교감을 다룬 작품이다.

『천년 여우』에 등장하는 구미호도 무려 천 년이 가까운 세월을 인간이 되려고 수양했으나 겨우 이레를 남기고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겨우 짐승 주제에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천년 여우를 비난하는 아버지와 달리, 『천년 여우』의 주인공 솔메는 구미호의 간절한 소망을 안타까이 여기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인물이다. 오랫동안 우리 역사와 고전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뛰어난 역사동화를 써 온 작가는 ‘구미호’라는 흥행 불패의 소재가 주는 흥미로움 그 이상의 정서를 동화 『천년 여우』에 담아낸다.

천년 여우를 진심으로 가엽게 여겼던 솔메의 따스한 마음은 희망이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 괴물로 변해 버린 ‘인간 같되 인간이 되지 못한’ 구미호에게 어렵게 가 닿으며 한순간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출판사 리뷰

▶ 흥행 불패의 소재 '구미호', 진정성과 감동을 갖춘 동화로 재탄생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와는 다른 이(異)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뱀파이어, 늑대인간, 마녀, 요정, 심지어는 외계인까지도 이 범주 안에 들어가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전반에 걸쳐 두고두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생성해 내고 있다. 우리와는 ‘다른’ 존재에 대한 온갖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들은 결국은 ‘이 세상에 과연 인간 같되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있을까? 있다면 그 생명체와 우리는 교감을 나눌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소재들은 또 하나의 불멸의 스토리와 결합할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인어 공주>처럼 경계를 뛰어넘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교류와 사랑만큼 독자들을 강렬하게 매혹시키는 요소도 흔치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예부터 꾸준히 회자되어 온 괴생물체들이 몇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구미호'이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변신하는 이 특별한 존재는 서양의 늑대인간과 대비되는 동양 특유의 캐릭터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강숙인 작가의 동화 『천년 여우』는 바로 이 구미호와 인간과의 교감을 다룬 작품이다.
1990년대 TV 드라마로 방영되며 많은 인기를 끌었던 <전설의 고향>은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우리나라 대표 괴담 시리즈이다. 국내 여러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나 민간 설화를 각색하여 만든 이 TV 시리즈는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그중에서도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등장인물이 있으니 바로 하얀 머리에 하얀 얼굴을 한 구미호이다. 마을에서 으뜸가는 미인에서 순식간에 악귀 같은 모습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사람으로 둔갑한 구미호의 처연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했다.
강숙인 작가는 구미호의 이 서글픈 사연에 대해 “여우가 사람이 된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꿈이었던 걸까요?”라고 묻는다. 『천년 여우』에 등장하는 구미호도 무려 천 년이 가까운 세월을 인간이 되려고 수양했으나 겨우 이레를 남기고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겨우 짐승 주제에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천년 여우를 비난하는 아버지와 달리, 『천년 여우』의 주인공 솔메는 구미호의 간절한 소망을 안타까이 여기는 작가의 시선이 고스란히 담긴 인물이다. 오랫동안 우리 역사와 고전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뛰어난 역사동화를 써 온 작가는 ‘구미호’라는 흥행 불패의 소재가 주는 흥미로움 그 이상의 정서를 동화 『천년 여우』에 담아낸다. 천년 여우를 진심으로 가엽게 여겼던 솔메의 따스한 마음은 희망이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 괴물로 변해 버린 ‘인간 같되 인간이 되지 못한’ 구미호에게 어렵게 가 닿으며 한순간 독자들의 마음에 깊은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 <여우 누이> 설화 비틀기,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관용과 화해를 전하다!
『천년 여우』가 지닌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는 이 작품이 일종의 '동화 비틀기, 고전 비틀기'라는 점이다. 구비문학이라 할 수 있는 <여우 누이> 설화는 지역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세부적인 요소들은 변주되더라도 그 기본 뼈대는 ‘어느 날 갑자기 가축이 죽어 나가는데 알고 봤더니 누이가 그 간을 빼먹고 있더라’는 괴담이다. 아들만 삼 형제인 집안에서 부부가 딸을 간절히 바라고 결국 딸을 낳아 애지중지 기른다. 그런데 이 딸이 예닐곱 살이 되던 어느 날 집안의 가축들이 죽어나가고,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아들들이 나선다. 첫째, 둘째 아들이 모두 잠에 들어 그 원인을 밝히는데 실패한 가운데 셋째 아들이 결국 누이동생의 정체를 알게 되고, 동생의 실체를 낱낱이 고하지만 오히려 착한 누이를 모함한다며 집에서 쫓겨난다. 떠돌아다니던 셋째 아들은 도사나 스님, 용왕 같은 신령스러운 존재를 만나 귀한 선물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이미 집안은 여우에 의해 초토화가 된 상태고 그 다음에 벌어지는 장면은 셋째 아들과 여우가 벌이는 활극이다.
이 이야기는 <여우 누이> 설화로 불리지만 실은 여우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여우 누이는 그야말로 집안에 몰래 숨어들어 온 악마 같은 존재일 뿐이다. 소나 말의 간을 먹고 셋째 아들과 맹렬한 전투를 벌이는 것이 그 역할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 설화에서 오히려 집중 조명되는 부분은 셋째 아들의 용기다. 전형적인 권선징악 구조를 보이면서 용기의 중요성을 전하는 옛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 <여우 누이> 설화에 ‘다른’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여우는 왜 그 집 딸로 태어났을까? 하필이면 그 집 딸로 태어나 집안을 폭삭 망하게 하고 부모와 두 오라비까지 다 죽게 만든 것이 그냥 우연일까? 그리고 이 전설에서 하려는 얘기는 뭘까? 여우가 단지 물리쳐야할 요물이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이런 전설이 생긴 걸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단순한 권선징악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는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관용과 화해이다. 『천년 여우』를 읽은 독자들은 “우리가 우리와 다른 존재의 희망과 꿈까지도 인정하고 받을 수 있다면 세상은 훨씬 평화롭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바람에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주요 내용
마을에서 알부자집이라고 불리는 솔메네 집은 막내인 솔메까지 아들 삼 형제를 두었다. 솔메가 사는 마을 뒷산에는 인간이 되기 위해 천 년 동안 수행을 하고 있다는 ‘천년 여우’ 전설이 내려온다. 솔메는 이 천년 여우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솔메의 아버지는 전설을 못마땅히 여기며 여우를 사냥하려 나서고 결국 전설 속의 여우는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 후, 아버지가 죽은 여우로 만든 목도리를 볼 때마다 솔메는 꺼림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지만 곧 태어난 귀여운 여동생 때문에 천년 여우 이야기는 잊히고 만다. 솔메와 가족들의 사랑으로 귀하게 자라난 외동딸 나리는 열 살이 되던 해 집안 깊숙이 숨겨져 있던 여우 목도리를 꺼내 두르고 그 모습을 본 솔메는 다시금 불안한 마음에 사로잡힌다.

솔메는 천년 여우 이야기가 왠지 좋았다. 사람이 되려고 그렇게 대대로 열심히 수행해 왔으니, 언젠가는 천 년을 채워 진짜 사람이 되었으면 싶었다. 안 그러면 대를 이어 열심히 수행했던 여우들이 너무 가여울 것 같았다.
언젠가 솔메는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만약 지금 그 여우가 내 또래의 사람이 되면요, 내가 그 애하고 친구할 거예요.”
-본문 10p 중에서

솔메는 몸을 더 납작 엎드리면서 숨죽이고 나리를 지켜보았다. 나리가 어느 말 앞에서 멈춰 섰다. 솔메가 있는 곳에서 몇 걸음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나리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한 손을 말 항문 속으로 쑥 집어넣었다. 말이 날카롭게 울음소리를 냈다. 곧이어 나리가 항문에서 손을 꺼냈다. 끔찍하게도 나리의 손에 피 묻은 간이 들려 있었다. 말이 털썩 쓰러졌다. 나리가 간을 입으로 가져가 꿀꺽 삼켰다. 그런 다음 재빨리 입가와 손을 닦고는 도로 마구간을 나갔다.
솔메는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심장이 마구 쿵쾅거리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본문 47p 중에서

솔메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눈을 떴다. 여우가 솔메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 그러고 있어. 어서 날 죽여. 그래야 끝나잖아.”
여우가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넌 도대체 왜 그렇게 착한 척 하는 건데? 어서 네 애비처럼 말해 봐. 여우 따위가 어찌 감히 사람이 되려 하느냐고 말해 보란 말이야! 사람도 하기 어려운 수행을 어찌 하찮은 짐승이 할 수 있으며, 아무리 수행을 해도 짐승은 절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보라고. 어서 말해! 네 애비처럼 어서 말해 보라고!”
-본문 77p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강숙인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8년 ‘동아연극상’에 장막 희곡이 입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1979년 ‘소년중앙문학상’과 1983년 ‘계몽사아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었다. 우리 역사와 고전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 내거나 고전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고 있으며, 제6회 ‘가톨릭문학상’과 제1회 ‘윤석중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 『마지막 왕자』, 『아, 호동왕자』, 『청아 청아 예쁜 청아』, 『뢰제의 나라』, 『화랑 바도루』, 『초원의 별』, 『지귀, 선덕 여왕을 꿈꾸다』, 『불가사리』, 『눈사람이 흘린 눈물』, 『나에게 속삭여 봐』 등이 있다.

  목차

여우산 전설
천년 꿈은 부서지고
여우목도리와 누이
괴이한 변화
재앙이 일어나다
세 개의 구슬
솔메의 선택
천년 여우를 위하여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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