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포근한 털을 가진 죄로 처참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의 현실!
까만 눈의 아기 밍크가 당신에게 말합니다.
“나는 옷이 아니에요.”라고.
모피 옷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동화 《나는 옷이 아니에요》여기, 평생 비좁은 철제 우리 안에 갇혀 지내다가 산 채로 털가죽이 벗겨지는 동물이 있습니다. 부의 상징으로 칭송받곤 했던 ‘밍크코트’의 주인공, ‘밍크’입니다. 밍크, 여우, 너구리 등의 털가죽뿐 아니라 토끼털, 오리털 등 보드랍고 따뜻한 동물 털은 원시 시대부터 추위를 막아 주는 중요한 옷 소재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패션 스타일의 하나로 유행하고, 또 과시욕을 만족시켜 주는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여 년 전부터는 모피 옷에 대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내 몸 따뜻하자고 다른 동물의 생명을 앗아 가면서 털가죽을 벗기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하고 말이지요.
《나는 옷이 아니에요》는 모피 옷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고, 모피 옷을 꼭 입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동화입니다. 주인공 지효는 동물을 사랑하는 아빠 덕에 늘 길 잃고 상처 입은 동물을 집에서 보살펴 주는 게 일상인 아이입니다. 우연히 키우게 된 토끼 릴리가 실종되자 지효는 릴리를 찾는다는 전단을 여기저기 붙이러 다니고, 산 아래의 수상한 창고 건물까지 가게 됩니다. 호기심 많은 지효는 건물 안으로 살짝 들어가 보는데 그곳에서 더럽고 열악한 환경 속에 사육되는 밍크들을 보고 충격에 빠집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곳에 릴 리가 잡혀 와 있다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자꾸만 이끌리듯 밍크 사육장으로 가 봅니다. 그러면서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부닥치는데 취재를 위해 잠입한 기자 언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위기에서 탈출합니다. 길지연 작가는 릴리를 찾는 흥미진진한 과정 속에 오로지 옷이 되기 위한 삶을 사는 밍크들의 슬픈 현실을 녹여 내고, 산업이라는 명목 아래 동물들을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대하는 사람들의 잔인한 모습을 생생히 고발합니다. 또 ‘동물들은 사람을 위해서 고기도 주고 가죽도 주는 게 당연하다’는 한 아이의 모습을 통해서 생명을 너무도 가볍게 여기는 세태를 통렬히 꼬집습니다.
생명을 존중하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됩니다모피 옷이 문제가 되는 건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살아 있는 생명을 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야생 동물을 사냥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털을 얻기 위해서 비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들을 사육합니다. 털가죽을 얻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과정도 매우 잔인합니다. 《나는 옷이 아니에요》에는 털가죽 벗겨 내는 적나라한 과정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화려하고 풍성한 털옷 뒤에 감춰진 이면-더럽고 좁은 우리 안에서 새끼를 지키지 못하고 죽어 가는 어미 밍크의 비통한 눈물, 동물 털가죽을 옷으로 만드는 게 불법도 아닌데 뭐 어떠냐는 사육장 사람들과 패션계 종사자들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이 털옷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줍니다.
아프리카에서 오랫동안 침팬지 연구를 해 온 제인 구달 박사는 동물들과 어울려 살면서 ‘생명을 위한 약속’을 만들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우리가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입니다. 《나는 옷이 아니에요》를 읽고 나면 나와 주변 친구, 식물과 동물도 모두 소중한 생명임을, 한 번 잃으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생명을 가졌음을 마음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동물 털옷을 소비하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꼭 동물 털옷을 입어야만 할까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불필요한 소비는 줄일 수 있길, 그리고 생명과 환경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작고 가는 목소리가 귓가를 윙윙 맴돌았다.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햇살이 창을 통해 가늘게 들어왔다.
“아가야, 다음 세상에는 아픔 없는 곳에서 만나자. 사람의 옷이 되기 위해 온몸이 찢기는 아픔 말이야……. 너를 지켜야 하는데 미안해. 자꾸 눈이 감기는구나.”
“엄마, 눈 좀 떠 봐. 엄마, 엄마!”
말소리가 멈췄다.
‘사람의 옷이 되기 위해 온몸이 찢기는 아픔?’
내 귓가에는 윙윙 소리만 남았다.
‘누가 한 말이지? 이 밍크인가?’
나는 바로 앞 우리에 갇힌 밍크를 들여다보았다.
큰 밍크는 축 늘어져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퀭한 두 눈이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움직임이 없는 큰 밍크 옆에서 새끼 한 마리가 꼬물거렸다. 새끼는 죽은 엄마 얼굴을 자꾸 핥았다.
예슬이가 나를 힐끔 돌아보았다. 그러더니 가방에서 하얗고 반짝거리는 카드를 꺼내 아이들에게 나눠 주었다.
“모피 코트 전시회 초대장이야. 다 우리 엄마가 디자인한 옷이야. 너희 엄마 초대하래.”
짝꿍 다경이가 예슬이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다경이는 안절부절못하더니 예슬이 자리로 달려갔다.
“좀 보자.”
다경이는 예슬이가 들고 있던 카드 한 장을 낚아챘다.
“여우, 너구리, 토끼, 밍크 털 등으로 펼치는 모피 디자이너 큐브 김의 패션 세계!”
다경이가 큰 소리로 카드에 쓰인 글을 읽었다.
“모피 코트는 동물 가죽을 벗겨서 만든 옷이잖아?”
다경이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예슬이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예슬이가 당당하게 받아쳤다.
“그게 뭐 어때서? 너도 불고기랑 삼겹살이랑 치킨 먹잖아. 다 같은 거야. 동물들은 사람을 위해서 고기도 주고, 가죽도 주는 거야.”
당황한 건 다경이 쪽이었다.
“그, 그거랑은 다르지. 모피 코트는 굳이 안 입어도 되는 거잖아.”
다경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예슬이는 다경이 손에 들린 카드를 다시 뺏어 들었다.
“됐어, 네 엄마는 초대한 거 아니거든? 모피 코트는 잘사는 사람들만 입는 거야. 너무 비싸니까.”
예슬이가 으스대듯 말했다.